조언 없이도 마음이 정리되는 이유
요즘 나는 석사 과정 논문을 준비하며 기독교 청년 리더들의 소진 경험을 들여다보고 있다. 자료를 읽고 개념을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실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중요했다. 그래서 가까운 친구 한 명과 연구라는 명분 아래 약 1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형식은 심층 인터뷰에 가까웠다. 하지만 분위기는 딱딱하지 않았다. "그 시기에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했던 말은 무엇이었나요?" "힘들다는 감각을 처음 느꼈을 때,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루셨나요?"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어려웠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등 질문은 단순했고, 나는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거나 방금 한 말을 정리해 되돌려주는 역할만 했다. 그런데 대화 중간중간 친구가 이런 말을 반복했다. "이야기하다 보니 신기하다." "말로 하니까 내가 그때 왜 그렇게 힘들어했었는지 알겠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받은 것도 아니고 해결책을 얻은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분명 무언가가 정리되고 있었다.
사람은 혼자 생각할 때보다 말로 할 때 훨씬 정직해진다. 생각은 머릿속에서 쉽게 흩어진다. 한 가지 주제로 시작했다가 어느새 전혀 다른 생각과 감정으로 새어 버린다. 중요한 지점에 닿기 직전에 스스로 흐름을 끊어버리기도 한다. 혼자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고 해서 마음이 저절로 깊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혼자일수록 생각은 더 산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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