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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비전을 가지고 살되
'열린 결말'임을 기억하자

목표에 강박을 갖지 말자.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열린 마음을 갖자.

목표와 비전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하고 성장 동력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 강한 목표의식으로 인해 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죄책감을 느끼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스스로를 패배자로 낙인찍기도 한다. 자기가 세운 비전에 스스로가 조급하고 쫓기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이러한 강박적인 사고를 타인에게, 특히 가족, 자녀 또는 배우자에게 적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 자신이 타인에 대한 목표와 비전까지 세워 버리고 그들이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낙오자 취급한다. 타인의 미래를 지나치게 걱정하고 불안해하며 그들의 행동을 통제하려고도 한다.


인생은 예측이 어렵다. 예기치 못한 기회가 오기도 하고 위기가 오기도 한다. 오히려 모든 일이 내 목표대로, 내 계획대로 된다는 것이 이상한 것이다. 오늘 글에서는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목표가 우리를 구속하거나 옭아매지 않도록 '인생은 열린 결말'이라는 점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일단 자신의 목표, 비전, 계획이 절대 진리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마치 절대적인 가치인양 그 기준을 충족시키지 않으면 큰 일 나는 것처럼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고 해서 실패한 것이 아니다. 목표 달성 여부보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목표가 좌절되는 과정 속에 아주 중요한 교훈을 얻기도 하지 않는가. 어떤 결과든지 그 과정을 소중히 여기는 건강한 태도가 필요하다.


둘째, 목표는 주어진 상황과 환경을 고려하여 수정되고 조정해야 하는 것이다. 목표를 세울 당시의 상황과 지금 상황이 달라졌다면 그것을 고려하여 조정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완벽한 계획이라는 것은 없기 때문에, 나의 경험과 학습, 주어진 환경의 변화 등을 반영하여 목표는 수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타협이라고 생각하며 실패한 것처럼 느껴서는 안 된다. 이것을 마치 목표 자체를 포기하는 것처럼 느끼면 안 된다.


셋째, 자기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 오히려 더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길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쉬운 예를 들어볼까. 전혀 계획하지 않은 자녀가 생겨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그 아이가 커서 효자가 됐다고 말하시는 분들이 주변에 꽤 많다. 인생의 중요한 사건들이 대부분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때에 나타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세운 목표나 비전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해서는 안된다. 이것은 타인의 인생에 대해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이다. 특히 자신이 경제권을 쥐고 있거나 발언권이 센 상황에서 배우자나 자녀들에게 이러한 목표를 반복적으로 제시하면 상대방은 굉장한 압박감을 느낀다. 함께 있기 불편하고 부담스러워진다. 그 가정은 화목하기 힘들다. 그런 부모를 둔 자녀들은 자기가 주도적으로 살지를 못하고 부모의 요구와 기대에 맞춰 살기 때문에 무기력해진다. 부모가 만약 계속해서 높은 목표를 제시할 경우, 늘 그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패배감에 젖어 있다.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스스로를 실패자라고 낙인찍는다. 그렇게 큰 자녀들은 대부분 성인이 됐을 때도 부모들에게 통제당하거나 결국은 지쳐 부모와 거리를 둔다.


한 사례를 소개한다. 전국 수학경시대회에서 금상을 탈 정도로 영특한 자녀가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그 자녀에게 판사가 되라는 비전을 강요했다. 그 자녀는 자신의 적성과도 맞지 않고 자신이 원하지도 않지만 아버지 뜻을 따라 문과를 갔다. 하지만 도저히 맞지 않아 수능을 앞두고 급하게 이과로 방향을 틀었다. 결국 재수를 거쳐 공과대학으로 입학한 사례가 있다. 사실 이런 사례는 허다하다. 우리는 내가 세운 목표나 비전은 완전하지 않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특히 타인의 미래를 계획하는 일은, 그에게 맡겨야 할 일이다. 절대 내 소관이 아니다.


결론이다. 나에 대해서도, 타인에 대해서도, 목표에 매몰되지 말고 유연성을 가지자. 결국 중요한 것은 목표와 비전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다양한 상황을 잘 대처하고 성장하는 것이다. 목표의 달성 여부가 아니라 그 여정 가운데 배우는 그 시간을 가치 있게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오히려 예상치 못한 일들이 우리의 삶에 스토리를 더해준다. 그 사건들이 우리를 다방면으로 성장시키며 나를 강하게 하며 성숙하게 한다. 이런 자세로 예기치 못한 사건들을 받아들일 때, 하루하루를 열정적으로 살되 가볍고 자유로운 마음으로 살 수 있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 즉 열린 결말이 되는 것은 절대 실패가 아니며 삶의 이치이며 묘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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