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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ernoh Oct 05. 2022

엄마의 의자

누구나의 둥지


세월의 속도를 누르지 못하고

오늘까지 떠밀려왔습니다.


처음엔 시댁 어르신들이 30년 살던 집에

세 들듯이 도배만 하고 시작했고

그다음은 기필코 탈출하리라ㅋㅋ는 마음에

프리미엄까지 얹어주며 은행돈 빌려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이들의 유년 시절 그곳에 터 잡고

행복하게 살았고


집에 책이 늘어나자

몇 평을 더 늘리고자 억이 들어가는

피땀을 들여 다시 점프했습니다.


이사 오고 계절이 변화했습니다.

20년이 지나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

거실 한 구석에 자리 잡은 나만의 방에

햇살이 비춤에

그로써 참 포근합니다.


인간이 찾는 태아 시절 울림처럼 이 순간이 가장 안락하고

만사를 잊을 수 있는 시간이죠




< 엄마의 의자 > 베라 윌리엄스/ 시공주니어

의 이야기는

삼대 가족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책을

한 번 읽으면. 궁금한 것 투성이가 되고

두 번 읽으면, 한 가족의 모습이 내게 전이되어 마치 기억의 파편 하나가 되살아나고 ~

세 번 읽으면 그제야 의자의 의미가 보입니다.


이제 책 속에 나는 엄마와 할머니와 내가 가장 소망하며 꿈꾸어온 일인용 소파를 살 수 있습니다. 너무 기다렸던 날이죠~~~


이곳저곳 앉아 보고 드디어 마음에 드는 붉은 소파를 고릅니다.

그곳에서 다시

세 사람의 포근함이 묻어날 것입니다.


화재로 집을 잃고

이웃들의 배려로 힘을 얻어

다시 집을 구해  하나하나 채워가는 공간의 집

그리고 그곳에 세 사람의 하루의 피곤함을

위로해 줄 멋지고 믿음직한 붉은 의자


슬프지만 슬프지 않은

잔잔하지만 굳센 의지가 담긴 이야기입니다.


오늘. 해가 뜨니 참 설레는 날입니다^^




#오늘의 독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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