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과
당황이라고 느끼는 모든 사건들이 나를 좀 더 즐겁게 살라고 벌여놓는 신의 잔치가 아닐까.
막상 가보면 진짜 별거 없는 여행을 하고도,
혼자는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은
그런 신의 오묘함을 알고 있기 때문.
하루를 살아도 그런 재미를 즐거이 받아들일 수 있는 체력이라면 좋겠다.
늘 남이 싼 똥을
왜 내가 치우냐며 역겨워하는 삶보단 좀 좋을 것 같다.
늙은 시모를 모시고 꽃구경 하는 게 뭐 어렵다고
전화 한 통 받고 당황했을까
부랴부랴 석촌호수 찾아오는 길
잔뜩 찌푸린 먹구름이 쫓아오더니
우박비를 내렸다.
4월의 시샘은 말도 못 하게
삐쳐있고, 바람으로 옷을 여미게 했다.
역사박물관에 견학온 아이들처럼
백제인 모형과 안녕하시냐고 인사를 하는
뜻밖의 팔순 견학생
피곤은 한데 잠이 오지 않는 지금,
신은 또 내게 어떤 재미를 주시려는지!
버틸 힘과 함께 재미를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