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사무칠 때
비처럼 음악처럼
내가 네 나이였을 때 듣고
달랬던 노래.
그게 생각나는 아침이야.
나는 네가 잠시 외로움에 다시
그 끈을 잡을까봐
걱정했어.
너를 힘들게 했던 과거의 올무와
다시 손잡는다고
어찌 되진 않겠지만 진실한 네 삶을 위해
오늘 빗속 외로움이
시련의 한 순간일지라도
너만의 삶으로
버텨주길!
10년 20년 지나고 나면
20대의 한 순간이었음을
너그럽게 감싸줄 네가 되어있기를!
누구에게나 아련함을 감추고
살아갈 힘이 있다는 것에 대해.
병영을 지키는
사랑하는 20대의 아들에게.
누구에게나 혼자 지켜야 하는 아픔이 있다고 위로한다.
외할아버지와
어린 나와 이모는
함께 버스를 타고
어딘가를 향했어.
버스엔 사람이 가득했고
마침 뜨문뜨문 자리가 나서
언니와 나는 자리 몇 개를 사이에 두고 앉았지.
가끔 뒤를 바라보며
언니가 내렸나를 확인했어.
아버지는 군중 사이 어딘가 서 계셨어.
잠시 졸았을까
뒤를 보았는데
언니가 없었어!
저기 아버지랑 언니가 내려서 저만치 가는 거야.
왜 나를 놓고 갔나.
저기요! 잠깐만요.
나는 버스 문을 두들겼어.
나 내려야 해요.
운전기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버스를 출발시켰었어.
어떡하지.
"이봐요! 애 문 좀 열어주지 그래요."
사람들이 하나 둘 기사에게 소리치는 거야.
그때 나는 타인에게 위로를 느꼈어.
이제껏 날 위해 소리 내준 사람을 느낀 적이 없었어.
고맙다.
날 위해 소리를 내어주는 이들도 있구나.
버스문에 바짝 서서
다소 차분하게 다음 역에 내리면 어떡할지를 고민했어.
나만두고 가 버린 / 아버지와 언니/ 나는 버스에 남아 문을 두드렸으나 기사는 듣지 않았다./ 사람들은 기사양반 좀 문을 열라고 날 위해 외쳐주었다./ 난 그들에게 고마웠다. 눈물 나도록/ 나는 몹시 외로웠던 모양이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혼자였고 그다음 일을 어찌해야 할지 고민했다./ 다음 정거장에 내려 얼른 그들을 쫓아가리라 마음먹었으나/ 버스 안에 대중들로부터 위로를 받는 순간 / 얼른 아버지와 언니를 따라가야지 하는 마음이 위로를 받고 주춤했다./ 다음 정거장에 내려 어떻게든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눈을 떴어. 어떻게 된 거지. 꿈이었어.
어제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10년이 되는 날이었잖아.
근데 이모도 꿈을 꾸었대. 할아버지와 함께 맑은 물에 가서 놀아서 너무 기뻤대잖아.
흥, 나 만두고! 나만 두고 둘이서 간 게 맞았어. 그래도 난 이모라도 기뻤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할아버지 납골당 돌을 찬물로 씻고
물방울이 가시지 않은 사진을 어루만지며 기일을 지키는 엄마의 마음.
네 세대는 네 방식으로 추모하거라.
군생활은 집에서와 너무 다르다고 말하는 너
그렇겠지!
입대 전 인연 때문에 오늘 같은 날,
힘들지 않을까.
그 애가 너의 중요한 사람이었을지
이런 생각을 하는 걸 들으면
뭔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냐고 할 테지만
난 너 몰래 너의 모든 걸 내 일처럼 생각해.
정말 중요한 사람이었으면
언젠가 다시 만나겠지.
살아갈 날이 많은 너희들이니까.
이런 날 사무친 그리움을 가져보는 것도
인생의 하나일 테지만
길게 아프지 말자.
그렇게 지나가는 거.
세상의 수레바퀴에 짓눌리지 말자.
그냥 살아지게 두자.
그래서 단단해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