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 노래

by 그날

토요일마다 삶의 현장에서 체험하고 승리한 인생 스토리를 듣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지금은 우리 후대들의 멘토로써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계신 분의 강의를 들을 때였다.

그분의 시원시원하고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마음이 뻥 뚫리다가도 귀에 거슬리는 한계들을 간혹 접하곤 했다. 그날도 그랬다.


자신의 알 수 없는 상처와 분노가 어릴 적에는 여동생을 괴롭히다가 청소년기에는 친구에게, 성인이 되어서는 여자들의 꽁무니를 따라다니기도 하고 심지어는 몸을 파는 향락가를 기웃거리던 어느 날... 내 인생이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을까? 정말 자신에게 뼈아픈 질문을 하며 토가 나올 것 같던 꼬이고 안되어지는 삶 속에서 그 어둠의 터널을 벗어났던 어제와 오늘의 나로 변화된 스토리였다.


나를 잘 포장하는 것에 익숙해진 나로서는 거부감이 밀려오면서 자신의 것을 다 까발리는 그분의 성격이 이해가 잘 안 되었다.

그런데 그런 인생의 스토리가 나의 딱딱히 굳어진 마음의 틀을 깨고 있었던 것일까?


작년에 내가 맡았던 아이 중에 다른 아이들을 많이 괴롭히고 유독 제어가 잘 안 되는 아이가 있었다. 성장이 되면 괜찮아지겠지... 하는 바람을 무색하게 올해는 더욱 힘이 세지고 장난의 범위도 더 넓어졌다.

동생반 들과 함께하는 통합 시간이 되었을 때, 담당 선생님이 이 아이를 어쩌면 좋으냐고 하소연을 하였다. 날마다 문제를 일으켜서 이젠 훈계하기도 지치고 부모님께도 더 이상 아이의 일상을 얘기하기가 민망해질 때가 많다고 했다.


선생님이 그 아이에게 한번 얘기를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때부터 아이의 행동을 유심히, 하지만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았다. 그랬더니 유난히 민감한 부분이 있었다.

한 아이에 대해 지극히 싫은 거부감을 표현했다. 그 아이의 행동, 소리가 날 때마다...


자신이 한참을 열심히 블록으로 집을 짓고 있었는데, 싫은 아이가 지나가다 실수로 살짝 건들어 건물이 무너지는 일이 발생했다. 그 순간 단단한 그 나무 블록을 집어 들더니 아이들의 눈빛에서 볼 수 없는 이글거리는 분노로 내리치는데---

그때 마침, 얼른 그 손을 붙잡고 악 소리를 내며 가로막았다. 내 손이 덜덜 떨고 있을 만큼 아찔하고 공포스러운 순간이었다.


큰 공간 안에 조용한 곳으로 아이를 데리고 가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아이의 마음을 알고 싶어서... 하나의 인격체로써...

“준아(가명), 왜 그랬어?” “그 친구가 많이 미워?”

“네, 그 친구가 날마다 쟁쟁거리는 것도 얘기처럼 구는 것도 너무너무 싫어요.”

“사람은 조금씩 달라. 그 친구가 행복하다면 저렇게 아이처럼 소리 내고 행동하지 않을 텐데... 많이 행복하지 않은가 봐...”

“우리 조금만 기다려 주자”


다른 친구들은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할 일을 하는데 그 아이는 왜 그토록 그 소리가 싫은 걸까?

“네가 때려눕혀서 바꿔지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내 기분이 더 상하고 그 친구도 더 힘들어질 거야...”

정말 사람마다 그 경계의 지점이 달랐다.


내 안에 분노가 쌓이고 쌓여 있으면 한 줌의 말도 불쏘시개가 되어 활활 타오르는 것을 날마다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어린 생명이라 할지라도 날마다 그 상처가 얼룩이 되어 자기도 아닌 자신을 만들어 가기 전에 마음속이 자유해지고 강건 해지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아직도 준이는 순간순간 올라오는 감정과 장난기가 발동되면 누구도 못 말리는 장난꾸러기 아이지만 팔을 활짝 벌려주면 달려와서 안아주고 뒤로 업혀서 소곤거린다. “나 오늘은 친구 때리지 않았어요...”

와~! 하고 번쩍 엄지 척을 치켜 들어주면 자신도 무척이나 뿌듯해한다.

이 사랑스럽고 생동감 넘치는 현장에 늘 나를 세워 변화시켜 가심에 참 감사하다...


이전 09화그대는 인생의 작품을 남겼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