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ovable Mover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안'이고 '밖'일까? 시작점과 끝점, 그리고 경계가 있어야 설명되는 개념이다. 우주의 탄생을 이야기할 때 '빅뱅'이라는 시작점이 있고 '태양계'나 '성운'과 같이 단위를 알 수 있도록 경계를 설정한다. 그리고 끝은 무한히 펼쳐져 있다는 설정으로 우주의 이해하지 못하는 범위까지 확장하여 설명한다. 그럼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이때 'immovable mover'라는 개념을 적용한다. 어떤 현상이 있으려면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는데, 최초의 원인인 '빅뱅'도 다른 원인이 있어야 하므로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무한 퇴행이 된다. 닭과 달걀 중 무엇이 먼저냐 하는 질문과도 동일한다. 그렇다면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움직여야 하는, 스스로가 원인이면서 결과여야 하는 존재가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 존재는 자연법칙을 거스를 수밖에 없게 되는데, 그렇게 설명할 수 없는 문제에 봉착했을 때 인간은 그 존재에 '신'을 두게 된다. Brute fact처럼 '세상이 원래 그래'라고 설명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인간은 '어떻게'라는 영역까지는 꽤나 근접하게 알아가고 있지만 '왜'에 대한 답변은 명확히 할 수 없는 존재이다.
그렇다면 관점을 바꿔보자. 알 수 없는 것을 알기 위해 무모한 도전이나 실험을 하는 것 대신, '설정 가능한 영역'까지는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다시 원론으로 돌아가자면, '안'과 '밖'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경계를 설정해야 한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안'과 '밖'을 왜 구분해야 하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나에게 있어 '안'이라는 개념은 나를 인지하고 내가 인지하는 영역까지라고 생각한다. 타인을 통해 인지되는 영역까지도 나에게 영향을 미치며 만들어낸 공명이 내 안으로 번지듯 들어오기 때문에 '안'으로 여긴다. '밖'의 영역은 내가 신경 쓰지 않거나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영역이라 여긴다. 알 필요 없는 많은 것들이 외부에 존재하고, 존재하는지 의식해 본 적 없는 것들은 무한대로 펼쳐진다. 어떤 의미에서 인생을 살아감에 따라 '안'의 공간도 우주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무한대로 팽창하듯 계속해서 넓어지고 멀어져 간다. 그러다 보면 별이나 성운을 지나가거나 만났을 때 잠깐의 중력의 영향을 받기도 하며 계속해서 인지의, 영향의 범위를 확장해 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무수히 놓인 별들과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를 인식하듯이. 그렇게 삶의 안과 밖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