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꿈에서 만취한다

by 밥무사


술을 끊은 지 1년 됐습니다.

약속이 있을 땐 마십니다.

그게 작년에 한 번, 올해 한 번이었습니다.


미팅 말고 집 밖에 나간 게

2년 동안 두 번이라는 얘깁니다.


술을 끊으려고 오랫동안 노력했습니다.

20년 가까이 알코올중독자로 살았습니다.

아침에 물 대신 맥주 마시고 간 적도 있습니다.


한국은 술 잘 마시면 참 좋습니다.

일하기도 편하고 금세 친해집니다.

잘 마셨습니다. 주량도 좋았습니다.


혼자 마실 때도 3차까지 갔습니다.

고깃집, 이자카야, 바까지 다 돌고 집에 갔습니다.

위스키 아니면 소맥만 마셨습니다.


집에선 위스키 700ml짜리를

이틀에 3병씩 마셨습니다.

술 얘기를 하면 할 말이 끝도 없습니다.


술 마신 다음 날 일어나보니

코트도, 가방도, 핸드폰도 없이 몸만

집에 왔던 적도 있습니다.


사지 멀쩡히 붙여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아침이 많았습니다.

아직도 만취하는 꿈을 꿉니다.


글렌피딕이 마시고 싶은 오후입니다.

올해도 약속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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