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전상인 Apr 02. 2023

디자이너가 음식 장사를 하는 이유

디자인 전공, 음식장사 2년 차

안녕하세요? 전집을 운영하는 젊은 청년입니다.

디자이너가 장사를 하게 된 이유

2021년 3월

퇴사 후 이것저것 하던 내가 어머니의 일을 도와 본격적으로 외식업을 시작하게 되었던 달입니다.

이때 당시 어머니의 가게 월 매출이 천만 원 초반이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일하시던 분이 그만두셔서 바쁠 때 종종 도와주러 가다가, 얼떨결에 고정으로 장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래 그림은 배달의 민족에서 제공하는 배민장부 시스템으로 배달의민족, 카드, 요기요 매출 등을 합산해서 보여줍니다. 쿠팡이츠와 현금매출은 합산되지 않습니다.)

그림1. 배민장부 2021년 3월 매출


그냥 옆에서 도와줄 때는 전혀 알지 못했던 자영업자의 고민을 정면으로 부딪히고 나니, 어느 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아, 이렇게 하다가는 모두가 굶어 죽겠구나.”

전공했던 디자인과 회사에서 갈고닦았던 모든 지식을 총 동원해서 가게 매출을 어떻게든 올릴 방법을 모색했습니다. 가족 모두 요식업이 처음이다 보니, 도움 구할 곳도 없었기에, 각종 유튜브, 책, tv프로그램에서 봤던 지식을 활용했습니다.

열심히, 발악하며 장사를 하고 나니

2022년 3월,

1년 후의 매출은 약 2800만 원 정도로 약 3배의 매출 성장이 일어났습니다.

그림2. 배민장부 2022년 3월 매출

물론 물가상승, 배달어플의 수수료와 배달료 등 다양한 금액 등이 포함된 금액이라 정확하게 3배가 성장한 것 아닙니다.

하지만 1년 동안 꾸준히 매출이 상승했고, 어머니가 혼자 운영하시며 발생한 대출과 부채 등을 다 탕감하였으며, 2022년 9월부터는 평균 월 매출 3천 이상이 꾸준히 발생하며 가게확장, 2호점 등 다양한 꿈을 꿀 수 있는 여력이 생겼습니다.

전통시장 12평 가게에서 월 3천만 원 매출, 성업 중인 다른 가게들과 비교하면 약소한 매출이지만 1년 동안 비약적으로 매출이 올랐던 터닝 포인트를 살펴보니, 학교와 회사에서 갈고닦았던 디자인 능력(ability)을 가게에 적용했을 때였습니다.


디자이너가 장사를 해야 하는 이유

하루 매출에 울고 웃고, 진상 손님과, 1점짜리 리뷰 하나에 큰 상처를 받고 낙심했을 때도 있었습니다.

디자인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problem)에 대한 해결책(solution)을 제시하여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낙심했을 때 이것을 하나의 문제로 인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자, 나는 디자이너다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 잡았습니다.

음식을 찾는 손님을 더욱더 늘리기 위해 메뉴를 다양하게 디자인하고 홍보물을 직접 제작했습니다.

손님이 지적한 문제를 물리적, 시각적으로 해결하여, 더욱더 많은 재방문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가게에 발생하는 문제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나씩 디자인하다 보니, 꾸준한 매출 상승과 노하우가 자연스럽게 쌓이게 되었습니다.

저는 디자인을 무척 잘하는 디자이너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을 해왔던 경험이 무척 큰 힘이 되어, 짧은 기간 동안 적지 않은 성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디자이너는 고객의 반응(feedback)을 빠르게 해결해야 발전하는 외식업에 유리한 포지션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비약적으로 매출이 올랐던 경험과 사례를 적어, 디자이너가 스스로 자신의 가게를 디자인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할 계획입니다.

디자인을 하면서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는 디자이너라면 음식장사에 적합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많은 디자이너 또는 디자인을 전공하고 계신 여러분 저와 함께 즐거운 외식업의 세계로 들어오시길 바랍니다!


아 그리고, 저는 전집을 하고 있습니다. :)

색도 맛도 좋은 꽂이전

 






이전 01화 디자이너가 음식점을 창업해야 하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