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던 당신을 변화시키는 법
론다 번의 시크릿이란 책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자기 계발 서적이다.
이 책의 핵심은 이것이다.
'진심으로 믿으면 이루어진다.'
이러한 설명은 '비상식적 성공법칙' 등 다른 여러 자기 계발 책에서도 지겨울 정도로 나오는 경험담이다.
매우 매력적이지만, 사실 그런 일은 그렇게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왜일까? 그런 책들의 설명대로 '진심으로 믿지 않아서?' 그런 걸까?
10년 뒤 내 연봉이 10억을 찍는다!라고 적었다 치자.
적을 때는 기분 좋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그 문구는 현재의 나를 공격하는 문구가 된다.
낡은 월세집과 통장을 스쳐 지나가는 월급. 적은 문구를 믿기에는 내 상황은 너무나도 현실적이다.
나의 현실이, 지금 내가 처한 온갖 일들이, 내가 적은 글을 '틀렸어'라고 공격한다.
업무에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와 문구를 봐도 믿기지 않는다.
내 마인드셋은 '그럴 리 없어'를 공고히 할 뿐이다.
시크릿 등의 책에서 나오는 경험담은 보통 이렇다.
'우연히 10년 전 일기를 봤는데, 그때 적었던 것들이 지금 그대로 이루어져 있어서 소름 돋았다.'
매력적인 경험담들이지만, 사실 여기서 우리가 읽을 수 있는 행간은 그렇다.
'10년이 지나면 우리는 우리가 목표한 것을 까맣게 잊는다'
우리가 믿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꾸준히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10년 전의 목표를 그대로 기억하는 것은 쉽지 않다.
내가 기억할 수 없는 것을 검증할 수는 없다.
그럼, 지금의 내 모습은? 10년 전의 내가 꿈꿨던 미래인가? 정말 이루어졌을까?
10년이라는 시간은 길다. 너무나도 먼 미래다.
앞서 말한 것처럼 반박할 증거들에 밀려 사라지거나, 잊히기 너무나도 쉬운 미래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고 하였다.
단단한 강산조차 바뀌는데 생각은 유지될 것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적어도 우리가 초등학교 때 적은 우리의 미래는
대통령, 노벨상 받은 과학자, 세계를 누비는 명배우였을 것이다.
최소한, 지금 미래가 불투명한 회사에서 퇴근해 피로에 지쳐 앉아있는 나를 그리진 않았다.
바뀌고 싶어 바뀐 것이 아니다.
아무리 내 미래가 '대통령'이라도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사이, 나를 막아서는 현실적 증거와,
잊힘으로 우리의 꿈은 바뀌기 마련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믿으면 된다'라는 간단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시크릿은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면서도, 정작 성공한 사람은 드문 이유다.
어포메이션은 노아 세인트 존이라는 사람의 자기 계발서적 이름이자 기법의 이름이다.
와이프님이 추천받아 구매한 책이었지만, 내가 먼저 잽싸게 읽어보았다.
내용이 심플해서 금방 읽히기도 했고, 생각보다 꽤 마음에 드는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간단히 내 삶에 적용해 보았고, 실제 도움이 되었기에 나름 이유를 분석해보았다.
어포메이션은 시크릿과 비슷하지만, 시크릿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질문으로 바꿈으로써 좀 더 쉬운 길을 제시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미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하고 '그 이유'를 찾는데 집중한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나는 매주 글을 쓸 수 있는 충실한 작가가 된다!'가 시크릿의 방식이라면,
어포메이션은 '나는 도대체 왜 매주 글을 빼먹지 않고 쓸 수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나는 10년 뒤 10억을 달성한다.' 대신 '나는 왜 10억을 이렇게 쉽게 벌 수 있었을까?'라고 던지고 볼 때마다 그 답을 찾는 방법이다.
시크릿처럼 나는 이렇게 될 거야.라고 마음먹는 순간 그것을 반박하는 수많은 증거들이 그 마음을 공격한다.
반면 어포메이션은 '나는 왜 이러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렇게 질문을 던지면 뇌는 이러하다에 신경을 쓰기보단, 왜? 가능하지? 에 신경을 쓰게 된다.
은근슬쩍 이미 이루어졌다고 뇌를 속인 다음, 왜인지 찾아봐.라고 뇌에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내면의 반박을 피할 수 있다.
이는 일종의 심리적 우회로를 만드는 셈이다.
시크릿은 내가 머릿속으로 그리는 명확한 목표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알려주지 않는다. 내가 스스로 찾아야 한다.
행동을 스스로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재능이 필요한 일이다.
반면, 어포메이션은 '왜'라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내 마인드를 바꾸고 '행동'을 촉구한다.
'나는 왜 10억을 이렇게 쉽게 벌 수 있었을까?'라고 질문을 던져보자.
자연스럽게 10억을 버는 나의 모습과, 그런 내가 당연히 하고 있을 행동이 머릿속에 떠오를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반복하면서 나는 그 행동을 하는 내가 익숙해질 것이다.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다 보면 답이 하나씩 나올 것이다.
그 답을 질문과 함께 기록하고 꾸준히 살펴보자. 더 좋은 답이 느껴진다면, 더 좋은 답으로 바꾸어보기도 하자.
질문이 명확하지 않다면, 질문도 수정하자.
시크릿과 달리, 어포메이션은 조금씩 수정이 가능하다.
바뀌어도 된다. 그것이 인간이니까.
그렇게 찾은 답들은 하나하나 내가 질적으로 변하기 위한 답이 된다.
어포메이션은 시크릿처럼 단정적인 방향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이 될지에 대한 장기적인 방향성이다.
많은 생산성 강의에서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가 '감사 일기'다.
하루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오늘 하루 감사했던 3가지를 적는 것이다.
사실, 하루하루 새로운 일이나 감사할 일이 있기 힘들다.
그래서 보통 매우 단순한 걸 적게 된다.
'오늘 커피가 유난히 맛있었다.' 라거나 '새로운 식당을 알게 되었다.' 라거나. '몸무게가 100g 줄었어.'등등...
그 과정을 통해, 내 오늘 하루는 나에게 '진정으로 감사한 하루'로 다가오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
이러한 경험은 사실 일종의 어포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이유'를 찾음으로써 '오늘은 그저 그랬어'라는 주장을 은근슬쩍 무너트리고, '오늘은 좋은 하루였어'를 단단히 만드는 방법이다.
어포메이션에선 중요한 것은 나를 설득할 수 있는 이유다.
나의 경우는 '맥주를 줄이는 것'이 목표였다.
첫 어포메이션은 이러했다. '나는 왜 맥주를 먹지 않아도 괜찮을까? 맥주를 너무 먹어 지겨워 그런가 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아쉽게도 동작하지 않았다.
어포메이션을 적용한 뒤에도 여전히 나는 맥주를 열심히 먹고 있었다. 왤까?
사실 난 맥주가 지겹지 않기 때문이다. 계속 먹어도 먹을수록 좋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포메이션에서 나도 믿지 않는 답변은 동작하지 않는다.
바꾼 어포메이션은 이러했다. '나는 왜 맥주를 먹지 않아도 괜찮을까? 이루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맥주를 마실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바꾸자 드디어 동작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최근 습관처럼 마시던 맥주가 매우 줄었고, 좀 더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게 되었다.
어포메이션의 장점은 답변을 여러 개 만들어도 된다는 것이다.
앞서 자신감이 붙은 나는 최근에 마음에 드는 무알콜 맥주를 하나 찾은 뒤로 '무알콜맥주가 꽤 마음에 들기도 한다.'라는 답변을 하나 더 붙였다.
반쯤은 사실이다. 다른 무알콜맥주보다 마음에 든 것은 사실이니까.
하지만, 진짜 맥주보다 맛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동작한다. 반쯤의 사실을 적절히 이어 붙이는 것만으로.
최근 채팅 AI인 chatGPT가 핫하다.
이를 이용하는 다양한 응용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그중 특히 재미있는 것은, chatGPT에게 적절한 압력과 우회로를 제공해서 '해킹'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을 사용할 경우, 기존의 도덕적인 답변을 무시하는 위험한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어포메이션은 일반적인 사고구조를 깨트리고, 우회로를 통해 생각을 바꾸는 점에서 이러한 chatGPT 해킹과 비슷하다. 그만큼 꽤나 효과적이기도 하다.
나 자신을 바꾸는 것은 나와의 싸움이다. 쉽지 않다.
하지만, 어포메이션을 이용한다면, 생각보다 쉽게 당신과의 싸움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자연스럽게 변화시킬 수 있다.
한번, 도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