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나쁜 습관 중 하나는 '맥주'다.
나는 맥주 마시는 걸 좋아한다. 그것도 9~11도짜리 고도수로.
보통 일주일에 8~9캔 or 병.
그러면서 안주도 곧잘 잘 집어먹는다.
당연히 몸무게가 늘고 건강이 나빠지는 걸 느끼게 된다.
그래서 자제하려고 여러 번 노력을 했지만..
어째서인지 늘 '오늘은 안 되겠다. 한잔 해야지.'라는 날이 찾아온다.
정말 참기 힘든 날에 마치 운명같이.
그럼 또다시 유혹에 빠지고 마는 것이다.
그런 내가 올해 바뀌었다.
사실 지금 아예 맥주를 먹지 않는 건 아니다.
그건 내 삶에서 너무 슬픈(?) 일일 테니까.
대신 나 스스로 정한 1주일에 4캔.이라는 정해진 선을 넘지 않게 되었다.
8~9캔을 먹던 이전보다 절반이나 줄어들었다.
덕분에 월초에 비해 몸무게도 월 초에 비해 2kg나 줄어들었으니 나름 선방한 셈이다.
아예 술을 먹지 않는다 보단 내가 그것을 제어할 수 있느냐가 나에겐 중요한 일이다.
이렇게 줄어든 것은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라는 책을 통해
습관의 특성을 깨닫고 난 다음부터다.
덕분에 맥주라는 습관을 성공적으로 제어하고 있다.
만약 나처럼 습관을 줄이려 노력을 시작했다면 한번 시도해보는 것이 어떨까?
습관은 신호(상황)를 통해 행동으로 바뀐다.
습관을 끊기 위해서는 그 습관을 부르는 신호를 우선 파악해야 한다.
자신의 습관을 부르는 신호가 어떤 것이 있는지 기록해두어라.
나를 나쁜 습관으로 이끄는 '종소리'를 찾아보자.
아마, 일부분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나머지는 그때그때 새롭게 깨닫게 될 것이다.
특히, 끊기 힘든 습관의 경우 그 한 가지 습관을 부르는 열 가지 이상의 신호가 존재한다.
주변이 습관 함정으로 가득 찬 셈이다.
예를 들어 내가 맥주를 마시게 되는 신호.
즉, '이럴 땐 한잔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정리한 신호는 아래와 같다.
대부분은 처음 적을 때 기억났지만, 의외의 상황에서 맥주가 땡길 때마다 조금씩 추가해나갔다.
주말 - 시간 신호. 상당히 강력
맥주 - 화학 신호. 한잔 마시면 다음 잔이 땡김
힘든 일을 마친 뒤 - 스트레스. 심리적 신호 + 화학 신호 + 보상 심리
식단 - 맥주와 어울리는 기름진 타입들.
여행 - 여행을 가면 맥주를 마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목욕 - 욕조에 몸을 담그고 한잔 하는 것이 룰이 되어 있다.
와이프님의 '한잔해~' 한마디 - 이것도 나 많이 약하구나.
빈 맥주잔 - 눈앞에 있으면, 두 번째 잔을 부른다.
습관을 부르는 신호를 체크하다 보면 나도 몰랐던 신호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계속 추가해나가자.
습관 신호 리스트를 만들었다면, 이제 준비가 된 셈이다.
습관에 관련된 욕구가 일어나면 체크해나가며, 내가 함정에 들어간 상태인지 아닌지 확인하라.
나는 '맥주'가 땡길 때면, 습관 리스트를 살펴본다.
지금 내 상황이 리스트에 없다면, 그리고 신호로 느껴지지 않는다면,
습관이 아니라 내가 원한 것이니, 한잔한다.
하지만 신호 리스트 속에 있다면? (사실 대부분 들어있다) 내가 목욕 중이라면? '이건 습관이구나.'라고 깨닫고, 참게 된다.
즉, 지금 켜진 스위치가 나 스스로 원해서 켠 것인지, 무의식의 일부인지 알 수 있게 된다.
신호는 겹칠수록 훨씬 강해진다.
신호 2개가 겹치면, 2가 아니라 10의 유혹이 된다.
이건 실제 뇌과학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으로 뇌세포의 정보는 일정 자극 이상이 주어야만 전달되며
신호가 겹칠수록 자극의 임계점을 넘어가기 쉽다는 사실.
예를 들어 힘든 일이 있었던 주말, 치킨까지 시켰다면? 혹은 목욕을 한다면?
나는 틀림없이 한잔을 하고 말 것이다.
이럴 때 내 마음은 '맥주를 마셔야 해'가 아니라, 이런 날은 '당연히 마셔야지'로 느껴진다.
사실, 그런 당연함은 없는데도.
이처럼 피할 수 없는 신호(주말+힘든 일)를 받았을 경우,
더 커지지 않게 다른 신호라도 피해라.
즉, 힘든 일을 겪은 주말일 땐 치킨은 시키지 않는 것이다.
신호는 습관 없이 행동하는 것으로 연결 고리를 약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단 신호를 상대할 때는 하나씩 상대하자.
여러 신호-습관 연결을 동시에 약화 시키보단, 하나씩 덮어 씌우자.
최근 목욕을 하면서 맥주를 먹지 않는 습관을 덮어 씌우고 있다.
목욕을 일부러 자주 하면서, 일부러 맥주를 먹지 않는 것이다.
그 덕에 목욕할 때 '한잔' 생각은 점점 옅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