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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프화가 Mar 23. 2022

10분의 기적

10분 일찍 일어나면서, 내가 얻은 것은 자유로운 1시간이었다.

10분 일찍 일어나기로 했다.

10분 일찍 일어나기로 마음먹었다.

이유는, 작업 시간. 정확히는 몰입할 수 있는 딥 워크 시간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지금 5시 20분에 일어나는 나에게 있어 1시간을 일찍 일어나는 것은 무리고.

10분 일찍 일어나 보기로 했다.

5시 20분에 맞춰진 알람을 5시 10분으로 바꾸었다.

이 정도면 크게 부담 없이 일어나는 시간을 바꿀 수 있을 테다.


마법처럼 늘어난 1시간.

그리고 10분씩 일찍 일어나는 하루들. 이제 1주일 정도 되었다.

신기하게도, 작업시간은 하루에 10분이 아니라 하루에 1시간이 늘었다.

그렇다고 내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1시간을 만들 생각도 없었다.

단지 기존의 내 24시간에서 1시간의 여유 시간이 마법처럼 튀어나왔다.

10분을 줄였는데? 그럼 50분은 어디서 나왔을까?

우연이 겹친 결과이긴 했지만 신기한 경험이라, 어째서 이렇게 되었는지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2가지 변화

10분을 일찍 일어나서 1시간을 확보했다고 했지만, 정확히는 2가지를 변경했다.

한 가지는 앞서 이야기한 10분 일찍 일어나는 것.

두 번째는 자기 직전에 노트북을 가방 안에 넣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게 왜?


작은 변화로 얻은 또 다른 15분.

2021년 데스크톱을 없애고, 노트북 체제로 변경했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 내 아침은 이랬다.

아침에 일어나면 일단 노트북을 켠다.

몸무게를 재고, 운동을 하고, 씻고 중간중간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2~3분씩 한다. 

출근할 준비가 끝나면, 노트북에서 전원을 분리하고, 가방 안에 넣고 집을 나선다.

문제는 이 노트북으로 짬짬이 보는 것들이었다. 짬짬이 2-3분을 모두 합치니 10분가량 되었다.

출근 전 노트북 전원을 뽑고, 정리하는 것도 2~5분 정도의 시간을 소모했다.

이 시간을 합치니 10분~15분 정도.

이걸 깨닫고, 노트북을 저녁 잠자기 전에 정리하기로 했다.

그러자 아침 10분~15분이 더 확보되었다.


즉, 25분을 확보했다.

10분 일찍 일어나는 것과 노트북을 저녁에 정리해버림으로써 생기는 15분.

합쳐서 25분을 확보했다. 

짬짬이 못 본 기사는 출퇴근 지하철이나, 아예 집에 와서 보면 되었다.

어차피 짬짬이 보던 것들이라 내 삶에 크게 영향은 없었다.

... 아직 35분이 부족한데?


+35분이 확보되다.

집무실은 시간제 공유사무실이다.

(자세한 것은 집무실 사용기를 살펴볼 것)

집무실은 시간제 공유 사무실이기에 1시간 단위로 결제가 된다. 

3시간 10분을 일하나,  3시간 50분을 일하나, 내야 하는 돈은 같다.  

그래서 나는 1시간 단위로 작업하고 마무리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이전의 작업

이전에는 집무실에 7시 즈음에 도착해서, 집중해서 일을 한 다음 11시 즈음에 마무리한다.

출퇴근 시간 25분 정도. 점심시간은 12시 즈음.

일을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와 와이프님과 12시 즈음에 점심을 먹으려면, 

사실 11시 반 정도에 집무실에서 나와야 적당하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집무실의 특징 때문에, 11시에 나오는 게 금액적으로는 알맞다.

와이프님은 그냥 중간에 나오라고 하지만, 뭔가 아깝달까.

그러다 보니 하루 4시간의 작업시간.

하루 루틴과 명상시간, 중간중간 화장실과 음료, 아침 식사, 노트북 세팅 시간 등등 

어쩔 수 없이 쓰게 되는 시간을 빼면,

순수 작업시간은 3시간 정도.

뭔가 집중해서 딥 워크 하기엔 아쉬운 시간량이다. 


지금의 작업

지금은 어떨까?

10분 일찍 일어나고, 노트북을 저녁에 정리하자 15분이 생겼다.

25분 일찍 출근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아침 6시 35~40분에 집무실에 도착한다.

평소보다 1시간 더. 5시간을 작업하면, 11시 35~40분에 집무실에서 나올 수 있다.

집에 도착하면 12시 ~ 12시 5분 정도.

조금은 늦긴 도착 하지만 평소처럼 와이프님과 점심을 먹을 시간에 맞춰 집에 도착하는 것이다.

즉, 이전보다 집중할 수 있는 1시간이 생겼지만, 사실 내 삶의 큰 틀은 바뀌지 않은 셈이다.


10분 일찍 일어나 만든 1시간과 올라간 삶의 질

1시간의 집중 시간이 생겼지만 내가 느끼는 내 삶의 질은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올라갔다. 

아침 짬짬이 보던 기사를 안 본다고 해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번잡하게 노트북 챙기는 시간이 없어져서, 아침이 깔끔해졌다.

10분 일찍 일어난다고 급격히 피곤해지는 것도 아니다. 

와이프님과 식사를 하고, 오전 근무로 끝을 내는 등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동일하게 유지된다.

하지만 10분 일찍 일어난 덕분에 1시간의 집중시간을 얻었고, 딥 워크에 대한 내 만족감은 올라갔고, 결국 내 삶의 질은 올라갔다.


시도하지 않으면 변화하지 않는다.

이 1시간은 집무실의 특성과 약간의 조정, 10분 일찍 기상의 조합이 만들어낸 예상치 못한 시간이다.

하지만, 내가 10분 일찍 일어나기로 결정하지 않았다면 결코 얻을 수 없는 1시간이기도 하다. 

그것도 내 삶의 질을 낮추거나, 억지로 뽑아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무척 고무적이다.

만약 지금의 삶에서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일단 10분 일찍 일어나 보는 건 어떨까?

우연은 당신에게 멋진 1시간을 선물해줄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변화하려 시도하지 않는다면, 변화할 수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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