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날짜가 가는데, 지난번 글을 읽으면서 남편이 "100번째 글이잖아."라고 말했다. 글 올린 다음날이었는데, 나는 그때까지도 그게 100번째 글인지도 몰랐다. 그 말을 듣고 브런치에 와보니 정말 그사이 100개의 글을 올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100이라는 숫자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글을 쓰면서 늘 부족함을 느낀다.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늘 좀 더 나아지길 원하는데 그게 마음 같지 않다. 쓰고 싶은 글감은 많은데 마음속에서 맴맴 돌다 사라지는 일이 대부분이고, 막상 글을 쓰기 시작한 것들 중에도 마무리 못한 것들이 많다. 시간에 쫓긴다는 것이 핑계일 것이다. 여행기도 쓰다가 말았고, 생생영어도 못 쓴 지 꽤 되었다. 생활일기는 말할 것도 없이 밀려서 건너뛰는 것이 대부분이고, 홈스쿨링 이야기도 쓰고 싶다 했는데 시작도 못 했다.
사실 욕심이 많아서이긴 하다. 좀 더 괜찮은 글을 쓰고 싶어서, 글감을 잡아도 틀만 닦은 후에 여러 번 읽고 완성을 하는데, 요새는 시간에 쫓겨서 그게 마무리가 잘 안 된다. 그리고 이왕이면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 더욱 신중하게 되는 것 같다.
그것이 정보가 되었든, 아니면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주든, 아니면 행복감을 주든 뭔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어쩌면 지나친 오지랖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나로 하여금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되게 만드는 것 같다. 쓰면서 고심하고, 기뻐하고, 생각에 잠기며,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이번 글은 그래서 101번째이다. 영어에서 101이라는 말은 대부분 입문서에 많이 쓰이는데, 원래 1929년 미국 버펄로 대학에서 수강신청할 때 기초과목에 101번을 매겨서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수강신청 번호를 세 자리 숫자로 정했으니, 그중에서 첫 번째로 통과해야 할 과목인 것이다.
내가 쓰는 글들은 모두에게 그런 기초적인 도움을 주는 내용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너무 어려운 것보다는, 무엇을 하던 가장 기본적으로 쉽고 도움이 될만한 그런 것 말이다. 마음을 울리더라도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 같은 것들...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처럼. 그러다보니 글은 길어지고, 설명도 많아지는 것 같지만, 그게 나인것 같다.
하지만 여기까지 그렇게 걸어왔듯이 그렇게 101에 의미를 부여해보면서, 그리고 이만큼 올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면서, 다시금 초심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써보고자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