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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슈에뜨 La Chouette Jul 30. 2019

-3. 손에 잡혀야 마음이 놓여!

아니면 폰에 잡히던가 말이지!

구세대들은 늘 그렇다. 모든 손에 확실하게 잡혀야 안심이 된다. 책도 킨들보다 종이책이 좋고, 사진도 폰에 있는 것보다 출력해서 붙여놓아야 즐겁다. 하물며 여행 가는데 필요한 정보들이야 두 말하면 잔소리지. 그래서 모든 예약물들을 출력하기 시작했다.


숙소가 제일 중요해


우선순위 1위는 숙소였다. 그래야 한눈에 들어오고, 혹시라도 실수하지 않았나 확인도 할 수 있으니까. 에어비앤비에서 대부분 구했으니, 상세 페이지 들어가서 출력을 했다. 되도록 한 페이지에 하나의 숙소가 되게 출력했다. 내용이 길면 한 페이지에 양쪽면이 나오게 편집해서 뽑아서 종이 두께를 최소화하고자 했다. 



출력 후에는 Check In/Check Out 시간을 형광펜으로 표시하고, 숙소의 규칙에도 역시 눈에 띄게 표시를 했다. 그리고 숙소 소개 페이지에 나와있던 그 집의 특징들을 거기에 함께 적어두었다. 2층에 있어서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든가, 에어컨이 안된다든가 하는 불편한 점도 적고, 세탁기가 있는지도 적어서, 언제 빨래를 해야 할지를 한눈에 알 수 있게 했다. 어차피 한 달간 가는 것이므로 빨래를 해야 한다. 여름이어서 하루에 두 번 갈아입을 수도 있고, 어차피 한 달치 옷을 챙길 수는 없으니까! 딸이 나눠준 세제도 있으니 든든하다!


주차가 되는지, 아침식사는 포함되어 있는지, 화장실을 주인과 함께 써야 하는지, 전철역은 어느 역을 사용하는지, 이런 것들을 매번 홈페이지에서 다시 찾아볼 수는 없으니, 궁금할 때마다 들춰보면 알 수 있도록 준비했다. 집주인이 버스 정류장으로 픽업 나온다는 것 같은 것은 반드시 적혀있어야 할 항목 중 하나이다.



교통편이 더 중요해


그다음으로 출력해야 할 중요한 것은 이동을 위한 교통편이다. 아니, 사실은 숙소 표보다 더 중요하다. 이 표가 없으면 탈 수가 없으니까! 그간 구입한 모든 기차표, 비행기표, 버스표, 배표를 다 출력했다. 역시 중요한 부분에 형광펜으로 표시를 했다. 플릭스 버스는 짐에 붙이는 태그도 출력해야 한다. 



나는 이것들을 모두 출력함과 동시에 PDF 파일로 만들어서 컴퓨터에 저장을 하고 다시 구글 드라이브에 올렸다. 그리고 Honeymoon이라는 폴더를 만들어서 남편과 공유했다. 누구의 폰에서든지 꺼내서 열어볼 수 있게 말이다. 


남편은 내가 하는 짓들을 보면서 못 말린다고 고개를 젓더니 자기는 또 이런 파일을 만들었다. 하루하루의 일정을 간략하게 정리해서 한눈에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부창부수. 맨날 서로 놀리는 것이, 너무 자기랑 하는 짓이 똑같다는 것이다. 남편은 이렇게 파일을 만들어서 자기 자식들, 그리고 내 딸과 공유를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두 노인이 여행을 하니 지금쯤 어디 있을지 자식들이 아는 게 좋겠지.





손에 잡히는 출력물들은 이만하면 되었고, 이제 폰에 잡히는 것들을 할 차례다. 항상 만약을 대비해서 플랜 B가 있어야 하는 성격의 우리 부부는 온라인으로도 이 모든 것들을 챙겨야 마음이 놓인다. 물론, 위에 출력한 것들은 모두 구글 드라이브에 PDF 형식으로 이미 다 저장이 되어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안심이 되지 않는 듯했다.


아이폰의 월렛 기능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사실 이 앱이 있는 것은 진작부터 알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제대로 사용될 수 없다 해서 거들떠도 안 봤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딸네 집에 다녀오면서, 폰에서 비행기 체크인하고는 월렛에 저장 버튼이 있어서 눌러봤는데, 비행기를 탈 시간이 되니 알아서 잠금화면에 티켓이 뜨는 것이 아닌가! 전에는 폰을 뒤적이면서 그 화면을 찾아야 했는데 말이다.


그래서 이번에 이지젯 로그인하면서 거기에서 월렛 저장하기 선택하니 바로 등록되었고, 플릭스 버스도 쉽게 등록이 되었다. 사실 이것만 있으면 티켓을 종이에 출력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등록되는 순서는 아마도 체크인한 순서인 듯하다. 중간에 딸네 집에 다녀온 유나이티드 티켓이 끼여있는 것을 보니, 그전에 플릭스 버스 티켓을 구입해서 이렇게 된 것 같다.


진작에 구매한 트랜이탈리아나 SNCF 프랑스 기차표도 넣고 싶었는데, 얘네들은 아직 안 되는 듯했다. 하지만 아직 체크인하지 않은 파리행 티켓이나 집으로 돌아오는 티켓들도 체크인 이후에 이렇게 저장해두면 편리할 듯하다.



다양한 지도 앱들과 응용


지도 앱은 뭐니 뭐니 해도 구글 앱을 빼놓을 수 없다. 예전에 구글이 돈이 남아돌아서 주체를 못 하던 시절에, 쓸모 있을지조차 잘 모르면서 지도 만들기에 몰두했었다고 한다. 거리를 다니면서 일일이 사진을 찍고 과연 사람들이 이걸 보기나 할까 싶었는데, 이제는 모든 지도 앱들이 스트리트 뷰와 위성 뷰를 제공하니, 세상을 멀리 내다보는 눈은 이렇게 기발한 곳에 숨어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구글 지도는 세계 어디를 가든 가장 쉽게 쓸 수 있는데, 데이터를 절약하려면 미리 오프라인 앱을 다운로드하여놓으면 좋다. 꼭 데이터가 모자라서뿐만 아니라 가끔 인터넷 연결이 안 되더라도 지도가 이미 폰에 저장되어있기 때문에 끊김 없이 경로를 탐색하고 활용할 수 있다. 사실 나는 지금 사는 캐나다에서도 동네 지도는 늘 오프라인에 저장해둔다.


오프라인 지도는 한 번 받으면 보통 한 달 정도 폰에 저장되는데, 시간이 넘어가면 갱신할 수 있다. 길에 나가 있을 때까지 데이터를 이용해서 다운로드하는 것은 아니고, 와이파이에 연결되어있고, 앱이 열려있을 때 다운로드할 수 있다. 지도만 내 폰에 저장되어있으면, 내 위치는 데이터 없이도 찾을 수 있어서 안전하고 편리하다.


우선 지도에서 원하는 지역을 검색한 후, 화면 상단의 삼선마크를 클릭한다. 그러면 오프라인 지도를 선택할 수 있는 화면이 뜬다.
그리고 맨 밑에 있는 맞춤 지도를 선택하면, 원하는 부분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구글 지도 이외에도 Waze라는 지도가 있는데, 구글 앱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지만, 사용자들이 참여하여 함께 지도를 수정하고, 공사 중인 곳을 제보하고, 경찰이 숨어있거나 감시카메라가 있는 곳들을 알려주는 친절한 앱이다. 사실 이 앱은 전혀 몰랐는데, 우리가 예약한 숙소 중 한 곳이 구글 지도에 없는 것이었다. 대략의 위치는 추정을 하겠는데, 아마도 새로 지어진 타운이어서 구글에 아직 등록이 되지 않은 것 같았다. 


우리는 집주인에게 연락을 했고, 그들의 답변은 "waze에는 우리 집이 나와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들여다보게 된 지도 앱. 한때에는 한국어 안내 음성인 Yuna (김연아)도 있었다던데, 수많은 음성중에 한국어는 없었다. 하지만 캐나다 동네에서 테스트해본 결과, 정말 신호등 위반 카메라와 교통 변화를 감지해서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그래서 우리는 렌트하는 기간 동안에는 이 지도를 써볼 생각이다.



여행 관련 앱을 모두 모아서



전에는 여행 관련 앱들을 하나의 폴더에 넣어뒀었는데, 그렇게 하니까 폴더 안에서 페이지를 넘겨야 해서 불편했다. 그래서 결국은 폴더에서 꺼내서 페이지 하나를 통째로 여행 관련으로 바꿔버렸다.


위쪽에는 항공사들을 배치하고, 교통 관련한 앱들과 이태리 번역을 위한 파파고, 무료통화를 위한 말톡, 숙소를 위한 에어비앤비와 부킹닷컴을 배치했다.


여행하면서 틈틈이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 브런치 앱도 이쪽으로 가져왔다. 얼마나 몰두해서 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지금 계획으로는 매일 일기처럼 기록을 남길 예정이다.


대중교통 검색을 위해서는 OmioRome2rio를 쓸 것이고, 그 아래쪽에 귀여운 Waze 로고가 보인다. 


Lyft 말고 Uber도 다운로드하여서 갈 예정인데, 본인 인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택시 앱을 사용하려면 출국 전에 미리 다운로드하여서 설치를 하는 것이 좋다. 이런 앱들은 서로 추천해주면 약간씩의 쿠폰 이득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친구가 사용 중이라면 추천해달라고 부탁을 해라. 이게 바로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구글 지도에 방문 장소를 모두 등록하자


이제 방문할 곳이 모두 정해졌지만, 이걸 한눈에 볼 수 없다는 것이 답답했다. 그러다가 생각난 것이, 나만의 구글 지도였다. 구글 드라이브에 가면 구글 닥스나 구글시트 이외에도 지도를 만들 수 있는 버튼이 있다. 그걸 선택해서 지도를 띄운 다음 검색창에 가고 싶은 곳을 찾아서 입력하면 나만의 표시를 할 수 있다.


새로 만들기에서 More를 선택하고 '나의 구글 지도'를 클릭하면 지도를 띄울 수 있다.


방문하고 싶은 지역은 여러 개의 레이어로 나눠서 분류할 수 있는데, 나는 숙소, 교통편, 식당, 관광명소 등으로 구분해서 정리하였다. 원하는 아이콘과 색상을 넣을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설명도 추가로 적어 넣을 수 있다. 주소도 바로 뜨고, 웹페이지가 있으면 바로 연결하게 나타난다. 


이렇게 한눈에 방문 지역을 모두 보고 있노라니 이미 그곳에 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지도는 폰에서 구글 드라이브를 열면 언제든지 지도 앱에서 띄울 수 있다. 그러니까 파리에 가서, "아, 점심 어디서 먹기로 했었지?" 하면 바로 이 지도를 열어보면 되는 것이다! 거기에는 이미 지하철 역 이름까지 입력을 해 놓았으니까!


그럼 이제 준비 다 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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