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이거 마약이야?!

하루 만에 신기하게 사라져 버린 통증

by 라슈에뜨 La Chouette

얼마 전에 한국에 있는 동생과 통화를 하는데, 어떻게 지내냐고 했더니, 두 달 전쯤 미끄러져서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꼬리뼈가 나갔는지 그게 계속 아프다고 대답을 했다. 아파서 이것저것 해 본 모양인데 딱히 방도가 없어서 그냥 참고 지낸다는 말에 안타까워서, 그냥 밑져야 본전이니 (본전은 아니지만 그리 비싸지 않다) 동종 요법 약을 좀 먹어보라고 했다. 그리고 내가 대충 집히는 약을 선택해서 집으로 보내줬다.


약을 받은 동생은 어떻게 먹는 것이냐고 카톡으로 물어봤고, 나는 먹는 방법을 대충 설명해줬다. 사실, 시차 때문에 직접 이야기를 나누지도 못했다. 내가 잘 때 동생이 카톡을 보냈고, 나 역시 동생이 자는 시간에 답 톡을 남겨놓은 수준이었다.


일단 하루에 세 번씩, 공복에 먹고, 효과가 있으면 그렇게 한 사흘 먹다가, 하루 두 번으로 줄이고, 다시 한번으로 줄여서 끊으라고 했다. 막 다쳤을 때면 한 두 번만 먹어도 낫겠지만, 벌써 두 달이 되었으니 효과가 있을지 나도 확실하지 않았다.


그러고 며칠이 지나서 다시 동생과 통화를 하는데,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반응이 나왔다.


하루 만에 안 아파! 언니 이거 무슨 마약이야?


diary_2022_064.jpg 달콤한 사탕처럼 생겨서 혀 밑에 녹여 먹는 동종요법 레머디


나는 아직 초보 동종요법러이다. 동린이? 요새 말로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간단하게 말해서 동종요법에 발을 들인 지 얼마 안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한번 빠져들자 어느덧 동종요법 레머디(Remedy, 동종요법에서는 약이라는 표현대신에 이 레머디라는 표현을 쓴다)를 사 모으며 점점 더 파고 들어가게 되었다.


동종 요법의 가장 큰 매력은, 딱히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잘 맞는 레머디를 찾으면 놀랄 만큼의 효과를 보이지만, 잘 못 찾는다고 해도 특별히 부작용이 생기지는 않는 편이다. 그냥 달콤한 사탕을 먹고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정도의 느낌이 드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이 달다구리 한 사탕이 어떻게 인체에 작동하는 것일까 참 신기하지 않은가?



┃동종(同種) 요법의 원리


동종 요법은 말 그대로 "같은 종류"를 가지고 치료하는 요법이다. 일반적 양의학이 대증 의학으로, 증세를 가지고 치료한다면, 이 동종 요법은 원인을 가지고 접근하는 방법이다.


양의학에서는 머리가 아프면 진통제를 사용한다. 이 진통제는 그 통증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는 관심이 없다. 어릴때 티브이에서 흔히 나오는 광고 중에 나는 "두통, 치통, 생리통엔 사리돈"이라는 문구가 생각나는데, 그냥 통증이면 무조건 사리돈이라는 그 광고가 나는 어릴 때에도 참 이상했다. 전혀 연관이 없는 것들을 같은 약으로 치료한다는 것이 정말 가능할까 싶었으니, 생각해보면 나는 어릴 때부터 별났는지도 모르겠다.


반면에 동종 요법은, 그 통증이 어디에서 오느냐를 가지고 치료를 하는 방식이다. 그것을 안다고 어떻게 치료를 할 수 있을까?



┃몸을 깨워라


우리의 몸에 자가 치유 능력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가벼운 상처가 나면, 사실 아무것도 안 해도 저절로 낫는다. 약간 빨갛게 부어오르다가도 어느새 스르르 진정이 되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는 그저 그게 당연하다고만 생각하지만, 사실 몸의 입장에서는 상처가 났기 때문에, 그곳으로 딱 맞는 치료 물질을 보내서 치료를 하는 것이다.


몸은 알고 있다. 뭔가에 긁혔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필요한 물질을 보내서 균이 더 이상 몸 안으로 침투해 들어오지 않고 거기서 마무리하도록 조처를 한다. 그런데 면역력이 극심하게 떨어지면 그것을 할 수 없어서 작은 상처나 감기로도 사망할 수 있는 것이다. 가벼운 상처가 패혈증으로 연결되고, 감기가 폐렴으로 연결되는 것은 사실상 기저 질환자들에게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런데, 때론 어떤 통증이 생겼을 때, 그 통증을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병원에 가도 모르는데, 내 몸도 그 처방이 언뜻 떠오르지 않는가 보다. 알긴 알 것 같은데, 막상 잘 모르겠는 경우, 그 상태로 오랫동안 방치되기도 한다.


그럴 때 동종 요법 레머디를 사용하면, 몸이 가지고 있는 그 능력을 깨워줄 수 있다. 몸이, 아 맞다!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면서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게 되는 것이다.



┃몸을 깨우는 주파수


예를 들어서 우리가 벌에 쏘였다고 했을 때, 몸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독이 들어온 것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서 부어오르면서 각종 백혈구가 모여들 것이다. 사실 몸은 우리 몸을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다만 그것이 무의식 안에 있어서 우리가 그것을 조절할 수 없을 뿐이다. 늘 건강하게 몸을 유지해왔다면 반응이 즉각적으로 일어날 수 있지만, 몸이 자각을 하지 못하여 대처를 제대로 못하는 일도 생긴다.


더구나 요즘처럼 진통제나 여러 가지 약을 자주 사용하는 현대사회에서는 몸은 더욱 혼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동종요법 약을 사용하면, 몸의 제대로 된 기능을 깨울 수 있다.


다시 벌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몸이 벌독에 의해 일으키는 치유 과정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몸에 벌독을 더 강하게 넣으면 어떨까? 물론, 몸은 극대화하여 반응하겠지만, 벌독을 이기지 못하면 큰 화를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런데 같은 종류라면 정말 독을 넣어야할까? 동종요법의 레머디는 희석(dilution)진탕(Succussion)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희석과 진탕을 거듭하면 치유력이 더 강해진다는 것이다. 희석은 다른 것을 섞어서 약하게 만드는 것이고, 진탕은 심하게 흔들어 섞어준다는 것을 말한다.


간단히 말해서 벌독 한 방울을 100ml에 섞어서 희석을 한 후, 다시 이 희석 물의 한 방울을 맹물 100ml에 섞어 심하게 흔들어 준다는 개념이다. 이것을 반복해서 약이 탄생된다. 여러차례 이 과정을 반복하면 그 약 안에는 이미 벌독은 하나도 들어있지 않은 셈인데, 도대체 어떻게 치료를 한단 말인가.


약을 그냥 섞는 것이 아니라 막 흔들어 섞음으로써 그 벌 독 안에 들어있는 파장이 더 강하게 진동하고, 희석된 물이 그 파장을 기억한다는 것이다. 흔들 수록 파장이 커지고, 그걸 다시 맹물에 섞어서 흔들면 다시 그 에너지가 더 커진다는 이론이다. 물론, 독 성분은 남지 않아서, 실제로 몸을 해치지는 않지만, 반대로 훨씬 강해진 에너지 주파수가 몸을 깨워서 스스로 치유하게 만든다고 한다.


그러하다 보니 미신처럼 들려도 무리는 아니다. 눈앞에 당장 보이는 것이 아니면 점점 더 믿기 어려워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그래도 사랑을 믿고, 미소로 치유받는다. 그리고 다리에 침을 맞으면, 꼼짝 안 하던 팔을 들 수 있게 되는 한의학의 신비를 우리는 잘 안다. 그래서 어쩌면 이렇게 보이지 않는 에너지 파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좀 더 마음을 열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상비약으로도 좋은 동종요법


이렇게 신비한 레머디의 종류는 수천 가지가 된다고 한다. 나 같은 초보자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수많은 약들이 있는데, 정말 맞는 것을 찾으면 마법처럼 효력이 발생한다. 가장 어려운 점은, 그중에서 딱 맞는 약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통증이라도 원인이 다르면 같은 레머디를 적용할 수 없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더 많이 알려진 것들이 있고, 그래서 실생활에서 쉽게 쓸 수 있는 것들도 있다. 특히나 급성으로 발생하는 일들에 대한 상비약은 동종요법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집에 가지고 있다가 급할 때 사용하면 좋다.


전에 소개했던 감기약 종류들이 그렇다(https://brunch.co.kr/@lachouette/436). 감기약은 역시 코로나 초기에도 아주 잘 듣기 때문에, 내 주위에 오미크론 걸렸던 사람들에게 추천해서 고맙다는 인사를 많이 들었다.


그것 말고 또 집안에 꼭 가지고 있으면 좋을만한 것은, 다쳤을 때 먹는 레머디들이다. "아니, 다치면 약을 발라야지 먹는 게 무슨 소용이야?"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정말 놀랍게도 먹으면 효과가 금방 나타난다.


발을 접질려서 삐거나, 어딘 가에 부딪혀서 멍이 들 거 같을 때에 사용하면 좋은 약이 바로 이 아니카(Arnica)이다. 부딪혀서 혹이 날 것 같을 때에도 이것을 바로 먹으면 혹이 나거나 멍이 들지 않는다.


주변에 추천해줬을 때 효과가 좋았던 약이다. 김치 담그고 손가락이 아팠는데 두 번 먹고 나았다거나, 무릎이 아픈 어머니께 드렸더니 효과를 봤다는 소리도 들었다. (후자는 정말 뜻밖이었다!)


발이나 손목을 삐었을 때는, 인대 손상이기 때문에 루타(Ruta Graveolens)가 잘 듣고, 근육통이 있을 때에는 러스톡스(Rhus Tox Icodendron)가 잘 듣는다. 이런 약들을 아니카와 함께 쓰면 더욱 효과가 좋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무슨 전문가나 되는 것 같지만, 이 약들은 그냥 모든 집에 가지고 있는 타이레놀이나 빨간약 수준으로 생각하면 비슷하다. 가지고 있으면서 순발력 있게 사용하는 것들일 뿐, 나는 아직 전혀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지 않다. 이제 공부를 시작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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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 있는 책은 실용서이다. 간단하게 동종요법을 설명해준 후, 어떨 때에 어떤 약을 쓰면 좋은지가 쓰여있어서 아주 유용하다. 나에게 동종요법을 알려준 선배 언니가 선물해 준 책이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사용법이 궁금하면 그 언니에게 연락을 해서 물어본다. 사용자의 경험은 동종요법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오른쪽 책은 일본인이 쓴 동종요법 입문서이다. 도대체 동종요법이 뭔지 알고 싶다면 읽어보면 좋다. 감을 잡게 해주는 책이다.



┃만병통치약이라는 것은 없다


세상에 만병통치약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아무리 내 남편을 사랑해도, 그와 같은 사이즈의 옷을 입을 수는 없는 것처럼, 친하다고 해서, 또는 아는 사람에게 이 약이 잘 들었다고 해서 내게도 그렇게 기가 막히게 들으라는 법은 없다.


간단한 타박상 같은 것은 그 기전이 단순하기 때문에 쉽게 효과를 볼 수 있기도 하지만, 정체불명의 두통이나 오래된 소화불량 같은 것은 훨씬 어렵다. 도대체 그 소화불량의 원인이 어디서 왔는지를 알아야 하고, 그 사람이 태어나서 살아온 과정, 겪은 일들도 모두 알아야 한다. 이런 것들은 내가 단순히 공부한다고 쉽게 파악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의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내가 늘 주장하듯이, 어떨 때에는 나 자신이 의사보다 내 몸을 더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내 몸의 주권은 내게 있고, 내 몸의 반응을 늘 내가 살펴 야하기 때문에, 이런 약을 쓰더라도 내가 이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비단 동종요법뿐만 아니라, 병원에 갈 때 늘 환자가 본인의 상태와 반응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건강의 주권은 자신에게 있다 : https://brunch.co.kr/@lachouette/439)


따라서 어떤 약이든, 어떤 요법이든 그것 하나로 모든 것을 치료하겠다는 믿음이나 맹종은 버려야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서 마음을 열고, 특히나 몸이 스스로를 치료하는 방식을 찾아가는 것은 의미 있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동종요법을 익혀두는 것도 그중 한 방법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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