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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슈에뜨 La Chouette May 11. 2022

쑥 참나물 밥전

냉장고를 비우는 간단 한 끼

요리에 진심인 우리 부부는 참으로 정성껏 식사를 준비하는 편이지만, 주말의 점심은 대체로 간단히 남은 음식으로 해결한다. 흔히 전날 저녁에 거하게 먹고 남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허를 찔리는 날이 있지 않겠는가?


이 날은 딱히 맘에 내키는 것이 없었다. 전날 먹은 음식이 별로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바쁜 점심때 뭔가를 정식으로 하기는 그렇고, 그래서 냉장고를 다시 들여다봤다. 사용하고 남은 쑥과 참나물이 있었다. 요새 수시로 마당에서 뜯어서 봄을 만끽하는 재료인데, 전날 부침개 해 먹고 남은 것이었다.


이미 손질이 되어있는 것이니 그대로 사용하면 되는 좋은 식재료였다. 밥솥엔 밥이 아주 조금 남아있었고, 날짜가 다 되어가는 샌드위치용 햄이 있었다. 그리고, 전날 양식의 곁들이로 먹은 으깬 당근도 있었다.


이것들을 모두 섞어서 다때복(다 때려 넣고 볶기)을 할까 하다가, 좀 다르게 먹고 싶어졌다. 그래서 밥전을 부치기로 했다.


밥솥에 그대로 달걀을 두 개 던져 넣고, 봄나물은 성큼성큼 썰었다. 달큼해지게 양파를 대충 썰어서 섞었다.



냉장고에 남아있던 으깬 당근은, 양식 접시 한쪽에 놓이는 품목이지만 이 정체불명의 밥전에는 색을 돋워주는 주요한 요소로 충분했다. 유효기간이 다가오는 햄도 성큼성큼 썰어서 넣었다. 그리고 소금 후추 살짝 뿌려서 쓱쓱 섞어준 후에, 달궈진 팬에 기름 두르고 노릇노릇 부쳐냈다.



밥이 들어갔으니 밥반찬이라기보다는 그 자체로 간식이나 점심이 될 수 있어서 좋았다. 옆에는 지난가을에 잔뜩 담근 고추 장아찌를 담아내니 가벼운 식사가 되었다.



게으르고 싶은 주말 점심, 꼭 똑같은 것이 있지 않아도 냉장고 털어서 나오는 것으로 밥전을 하면 한 끼는 색다르게 해결할 수 있다. 게다가 봄나물이 있어서 들어간다면, 친구가 잠깐 놀러 왔을 때의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봄나물 밥전


재료:

밥 한 공기

참나물, 쑥, 한 움큼

달걀 2개

양파 1/4쪽

기타 냉장고에 돌아다니는 남은 반찬


만들기:

1. 참나물과 쑥은 대충 썰고, 양파도 잘게 썰어준다.

2. 모든 재료를 비슷한 사이즈가 되게 해서 모두 한꺼번에 섞고, 소금 후추 간을 한다.

3. 달군 팬에 기름 두르고 한입 크기로 부쳐낸다.


* 밀가루는 섞지 않는다.

* 장아찌나 간장 오이 피클을 곁들이면 더 맛있다



* 세상 쉽고 맛 보장하는 간장 오이 피클 레시피 :


* 무설탕 장아찌 비율은 여기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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