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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슈에뜨 La Chouette Mar 16. 2023

알프레도 미나리 새우 피자

냉동피자를 이용해서 재빨리 만들어 먹었다

우리 부부가 아무리 요리를 좋아한다고 해도 때론 좀 대충 휘리릭 빨리 먹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 냉동 피자를 사놓는다. 피자 반죽을 직접 해서 먹기도 하지만, 좀 쉽게 갈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피자 선택의 폭이 우리는 그리 넓지 않다. 남편이 밀가루를 못 먹기 때문이다.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대표적 글루텐프리 피자는 별다른 토핑이 없는 4 cheese pizza이다. 그래서 사실 더 좋다. 토핑을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세일할 때에는 두 세 개씩 사다가 놨다가 가끔 애용한다.



대부분의 경우는, 집에서 직접 만들어 캐닝해둔 우리의 피자 소스를 바르거나, 참나물을 이용해서 만든 페스토를 소스로 사용하고, 각종 페페로니와 살라미등을 푸짐히 얹어서 굽곤 하는데, 최근에는 알프레도 소스를 사용한 새우 피자에 맛을 들였다.


사실 이것은 오래된 추억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 파파존스 피자가 처음으로 론칭되었을 때, 슈림프 알프레도 피자라는 것이 있었고, 그때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 후 몇 번 더 시켜 먹다가, 한참 지나서 다시 주문했더니 맛이 현격히 떨어졌다. 아마 처음 론칭할 때에는 홍보를 위해서 새우도 더욱 많이 넣어주고, 더 정성껏 준비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맛을 잊고 살았는데, 십 년도 더 전의 그 맛이 갑자기 그리워진 것이었다. 그래서 냉동실의 새우를 꺼내 알프레도 소스를 급조하여 만들어 먹었는데, 너무 쉽고 맛이 있어서 이제는 단골 메뉴가 되었다. 오늘은 생각난 김에 그 엉터리 속성 소스를 공개하고자 한다. 




알프레도 소스의 기본은 크림치즈다. 크림은 생크림을 사용하면 되고, 치즈는 이탈리안 경성 치즈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파르메지아노를 쓰는데 비슷한 맛으로 그라노 파다노를 써도 된다. 우리 집에는 늘 냉장고에 있다. 큰 덩어리를 사서 소분해서 진공포장해 두고, 필요할 때 하나씩 꺼내서 갈아서 사용한다. 안 되면, 그냥 시판되는 파마잔 가루 치즈로 시도해도 된다. 풍미가 좀 다르긴 해도 비슷한 맛이 날 것이다.


이 치즈는 주로 이렇게 잘게 갈아서 사용한다.


일반적인 알프레도 소스를 만들 때에는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지만, 피자용으로 할 때에는 조금 넣어주면 농도가 진해져서 덜 흐르고 좋다. 우리 집에서는 역시 밀가루 대신 글루텐프리 가루를 사용했다. 마땅치 않다면 마른 쌀가루를 넣어도 크게 상관없을 듯하다. 미리 두 가지 재료를 섞어두면, 나중에 뭉치지 않게 잘 풀 수 있어서 편리하다.


정식으로 하려면 버터에 밀가루를 넣고 루(roux)를 만들면 좋지만, 쉽지 않고 자칫하면 태울 수도 있으니 편법으로 쉽게 가자. 


소스용 작은 냄비에 버터를 넣고 약불로 살살 달군다. 마늘을 잘게 다져서 넣어주고 마늘 맛이 우러나오도록 뭉근히 데운다. 급히 해서 태우지 말 것. 어차피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충분히 마늘이 부드러워지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되면, 중불로 올린 후 생크림을 넣어서 끓여준다. 그리고 생크림이 끓기 시작하면 치즈 믹스를 넣고, 손 거품기로 빠르게 섞어준다.



생각보다 빨리 걸쭉해지므로, 동작 빠르게 저어주고, 농도가 적당하다 싶으면 바로 불에서 내려준다. 밀가루에서 날 맛이 날 것 같지만, 다음에 다시 오븐에 구워줄 것이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싹싹 긁어서 피자 위에 얹어주고, 고르게 펴준다. 농도가 아래 사진 정도로 걸쭉해야 다루기 쉽다.


위 사진 뒤쪽으로 보이는 피자는 남편이 만들고 있는 토마토소스 피자다. 우리는 늘 두 판씩 함께 구워서 다음날 점심까지 해결한다.


알프레도 소스 피자에는 역시 새우가 잘 어울린다. 냉동 새우는 찬물로 녹인 후, 씻어서 물기를 완전히 빼준다. 통으로 사용해도 되지만, 사이즈가 크다면 반으로 잘라주는 것이 먹기 편하다.


기타 토핑으로는 다진 쪽파와 샬롯, 검정 올리브, 색피망, 그리고 아티초크 통조림이 남아서 그것도 좀 얹었다. 매콤한 바나나페퍼 피클도 얹었다. 그리고 뭔가 맛에 개성을 주고 싶어 잠시 고민하다가 미나리를 급히 따서 위에 좀 뿌려줬다. 새우는 주인공이니까 예쁘라고 맨 위에 얹고,  마지막으로 위에 피자 치즈와 파르메지아노 치즈 남은 것을 뿌려서 오븐으로 쏙!



피자를 굽는 온도는 각기 다 다르지만 나는 화끈하게 굽는 것을 좋아한다. 사진을 못 찍었지만, 화덕 피자 맛을 내기 위해서 피자스톤을 미리 오븐에 달궈서 거기에 넣는다. 오븐은 260°C(500°F)로 맞춰서 13분 전후로 구우면 바삭하고 맛있는 크러스트의 피자가 탄생된다. 


완성! 알프레도 피자도, 토마토소스 피자도 함께 완성되었다. 맛은? 물론 부드럽고 풍미가 있으며 따끈하고 입에서 살살 녹았다.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토핑을 아끼지 않으니 맛있을 수밖에 없다. 새우를 듬뿍 넣어서 씹을 때마다 새우 살이 토실하게 씹히니 탱글탱글해서 좋았다. 아쉬운 점이라면, 막상 미나리 맛은 별로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 날, 피자를 다시 데워서 먹을 때에는 미나리를 좀 더 따 와서, 이렇게 위에 얹어 먹었다. 뭐 꼭 루꼴라 피자만 이렇게 먹으라는 법이 있겠는가? 미나리의 향긋함이 자칫 느끼할 수도 있는 피자를 새롭고 상큼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화이트 크림 알프레도 피자 소스

30cm 피자용 토핑


재료 :

간 파르메지아노 치즈 120ml

밀가루(글루텐프리가루) 2~3큰술

버터 2큰술

마늘 1쪽 다져서 준비

생크림 1컵반 (360ml)

소금 간 (필요하면)


만들기

1. 치즈와 밀가루를 섞어둔다

2. 버터를 소스팬에 넣고 중약불로 달군다

3. 마늘을 넣고 타지 않게 부드럽게 볶아준다.

4. 생크림을 넣고 중불로 올린다.

5. 크림이 뜨거워지면 치즈믹스를 넣고, 손 거품기로 고루 섞어준다

6. 물 같던 소스가 걸쭉해지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맛을 본 후, 필요하면 소금 간을 추가한다.


토핑:

새우, 다진 양파, 검정 올리브, 색피망, 버섯, 다진 쪽파 등 기타 자신의 취향대로 얹고,

260°C(500°F) 오븐에 13분 정도 구워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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