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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슈에뜨 La Chouette Nov 10. 2019

껍질 바삭 오븐 구이 통닭

별로 손 많이 가지 않은 손쉬운 통닭구이를 집에서 건강하게 만들자

한국의 치킨사랑은 유별나지만, 통닭보다는 양념치킨이나 닭볶음탕처럼 잘라서 조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통으로 요리한다면 영계를 이용해서 삼계탕을 끓이거나 닭백숙을 하는 것이 보통인데, 남편은 닭을 삶아먹는다는 개념을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한국을 방문해서 맛있는 삼계탕을 1인 1 닭으로 끌어안고 먹고 나면 그게 얼마나 맛있는 요리인지 누구나 알게 되니까.


아무튼 그에 비해서 서양에서는 가정에서 닭요리를 한다면 가장 흔한 것이 통닭구이이다. 사실 닭뿐만 아니라, 오리, 거위, 칠면조 등등을 통으로 구워서 저녁을 근사하게 먹고 나서, 그 남은 고기를 며칠간 샐러드나 샌드위치에 넣어서 먹는 일은 참 흔하다. 억지로 먹는 게 아니라 cold chicken이라는 표현이 우리나라 찬밥 같은 나쁜 의미가 아니라 맛있는 남은 음식이라는 느낌으로 다가올 정도로 반가운 음식에 해당된다.

나도 처음에는 생소했지만, 냉장고 안에서 남은 닭요리를 꺼내서 쉽게 치킨 샐러드를 만들어먹으면 참 편리하고 또 맛있어서 좋아하게 되었다.




그러면 통닭은 어떻게 조리할까?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십 년 전 우리 집에 영국 아가씨가 두 달간 머문 적이 있었는데, 머물게 해 줘서 고맙다는 의미로 자기가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하고, 슈퍼에서 통닭을 사다가 영국식 식사(English Dinner)를 차려준 적이 있었다. 영국에서는 일요일 점심을 이렇게 닭을 구워서 온 식구가 함께 먹는 것이 전통이라 했다. 오븐에다가 구웠는데, 우리의 삼계탕처럼 닭의 몸통 안에 야채들을 넣었고, 겉에는 올리브 오일을 발라서 구웠는데, 제법 손이 많이 가는 요리였다. 완성된 후, 뱃속에 있던 거 꺼내고, 닭에서 나온 기름으로 그레이비소스를 만들어서 다 함께 놓고 먹었다.


뱃속에 들었던 감자와 마늘 등등을 모두 꺼내서 담았고, 저 계량컵에 있는 것이 그레이비소스였다.


당시 참 인상적이어서, 그 모습을 퀼트에 담아서 표현해보기도 했었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닭과 야채들은 함께 놓으면 참 풍성한 기분이 든다.


2009년에 만든 작은 퀼트 작품


그에 비해서 현재 우리 집에서 로스트치킨(Roast Chicken)을 하는 방법은 훨씬 간편하다. 우리가 개발한 방법은 아니고, 이 바닥에서는 나름 유명한 비법으로 들어간다. 유명 요리사 토마스 켈러(Thomas Keller)가 처음 시도한 방식이어서 늘 그의 이름이 따라가는 조리법인데, 손질을 최소화하고, 굽는 온도를 최대화하여 속전속결로 굽는 방식이다. 껍질은 바삭하고 살은 촉촉한 것이 특징이다.


우리는 닭은 슈퍼마켓에서 사지 않고 농장에 가서 직접 구매한다. 우리는 최대한 식재료의 맛을 살려서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보다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싶어 한다. 특히나 육류, 가금류 등은 더 신경을 쓴다. 돼지나 소고기도 농장에서 자유롭게 방목한 것들을 반마리 단위로 구입해서 냉동해두고 먹으며, 닭도 일 년에 몇 번 새로 잡을 때 구입해서 냉동실에서 꺼내서 먹는다. 그래서 둘이 사는 집이지만 큼직한 냉동실이 두 개나 별도로 있다. 사실 자식 셋을 키워낸 남편의 알뜰 건강 요리법으로 시작된 것이긴 하지만, 이제 아이들도 다 나간 마당에 우리는 여전히 이렇게 음식을 해 먹는다.


얼마 전에 농장에 다녀왔다. 닭과 칠면조를 키우는 농장인데, 그들의 철학은, 가금류를 최대한 동물의 생태에 맞게 키우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밖에서 볕을 쬐며 풀어 키우고, 다 크기 전에 잡지 않고 넉넉히 크도록 둔다. 그래서 닭의 품질이 아주 좋다. 풍미도 훌륭하고, 건강한 닭을 구입할 수 있으니 정말 좋다. 일 년에 몇 번 닭 잡는 날을 미리 공지해두고, 그때에는 냉장 닭을 판매한다. 그리고 남은 것은 모두 냉동해서 일 년 내내 원하는 때에 가면 아무 때나 살 수 있다. 물론 집에서 가까우면 우리도 필요할 때 한 마리씩 사다 먹으면 좋겠지만, 거의 한 시간을 가야 하는 곳에 있어서, 우리는 그곳에서 새 닭을 잡는 날에 맞춰 가서 네댓 마리씩 미리 구매해다가 놓고 기분 내고 싶을 때 한 마리씩 굽는다.



이번에는 이웃집과 내 친구네의 닭까지 한 마리씩 주문받아서 총 일곱 마리를 예약했다가 가서 구입해왔다. 거대한 냉장실 같은 곳에서 작업이 한창이었다. 통닭만 파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서 닭발만 팔기도 하고, 부위별로 나뉘어서 팔기도 한다. 이번에는 닭 간도 함께 샀다.


우리는 이렇게 닭을 구매해오면 보통 신선 닭으로 한 마리 먼저 구워 먹고 나머지를 냉동한다. 이럴 때, 간편한 토마스 켈러식 통닭구이가 딱 적합하다.




닭을 먼저 안팎으로 깨끗하게 씻은 후, 키친타월로 물기를 전부 제거해야 한다. 물기가 많으면 스팀이 형성되어서 닭껍질이 바삭하게 구워지지 않는다. 그래서 팁의 1번은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에 있다.


요건 딸네 집에 갔을 때 작은 닭 사서 했던 것, 윤기가 좔좔 흐르는 유기농 닭


그리고 나면 오븐을 215도(화씨 425도)로 예열하고 닭의 양념을 시작한다. 별거 안 넣는다.


우선, 닭 안쪽에 손을 넣어서 소금, 후추를 넉넉히 발라준다. 그리고 꼬리 부분을 안으로 가게 해서 다리를 단단히 묶어주고, 바깥쪽도 먼저 소금을 한 숟가락 사용해서 듬뿍 마사지해준다. 다음에는, 신선하게 간 후추를 다시 겉에다가 마사지를 해준다. 그리고 향신료를 사용하고 싶다면 타임이나 로즈메리를 뿌려주는데, 없으면 생략해도 무방하다.


이제 오븐 용기에 담고, 날개는 꺾어서 바깥으로 튀어나오지 않게 눌러준다. 날개가 밖으로 나오면 혼자 먼저 익익어서 타버리기 때문이다. 닭 전체가 하나의 덩어리가 되었다는 느낌이 되도록 꽁꽁 뭉쳐준다.


그러면 끝이다. 이렇게 해서 예열된 오븐에 넣으면 이미 반은 끝난 것이다.

이것은 집에서 했던 것. 이렇게 우묵한 용기에 하는 게 더 편하다.


5파운드 (2.3킬로) 닭 기준으로 1시간 반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되는데, 이 시간은 닭의 크기에 따라 확연히 달라진다. 기준은 사실 온도계가 있으면 편리하다.


고기의 안쪽까지 온도를 잴 수 있는 도구인데, 이것을 찔러 넣어 내부 온도섭씨 75도(화씨 165도 정도) 되면 대략 익었다고 보면 된다.

딸네 집에서 불 들어오는 온도계 사용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 가정에는 온도계가 없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눈으로 파악한다.

맛있어 보이게 노릇노릇 해지고, 꺼내서 가슴팍을 눌렀을 때 맑은 물이 나오면 익은 것이다. 덜 익으면 핏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리나 날개를 살짝 뒤틀어 봤을 때, 고집부리지 않고 흔들려주면 잘 익었다고 보면 된다. 덜 익었을 경우에는 다리가 움직이지 않으려고 들고 몸에 딱 붙은 기분이 든다.



자 이제 오븐에서 꺼내서... 노릇노릇 껍질, 그냥 뜯어먹어도 너무나 맛있다! 원래 구운 닭껍질이 닭의 가장 맛있는 부위가 아닐는지!



먹을 때에는 이렇게 잘라준다. 서양 가정에서는 흔히 집안의 가장이 이 역할을 한다. 큰 포크 비슷한 것으로 잡고 칼로 사선으로 먹기 좋게 썰어서 각자의 접시에 덜어준다.



닭이 워낙 크니 한 번에 다 먹을 분량이 물론 아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남기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냥 이대로 냉장고에 넣었다가 먹을 때마다 필요한 만큼 잘라서 먹으면 된다. 데우지 않고 치킨 샐러드에 그대로 얹힌다.


닭이 워낙 커서, 몇 조각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며칠 동안 다 먹고 남은 뼈는 이제 푹푹 끓여서 닭 육수를 만들어 냉동해두면 다양한 국물 요리에 치킨스톡으로 활용될 수 있다. 정말 버릴 것이 없는 닭이다.



자, 한 상 차려보자. 


지난여름, 어머니와 동생이 방문했을 때 차린 상이다. 상차림에는 늘 색을 신경 쓰게 되는데, 예쁜 색이면 식욕을 돋워준다. 그래서 껍질콩과 당근이 놓였다. 장미무늬는 버터 넣어 으꺤감자(mashed potato)이다. 닭은 얼마든지 리필이 가능하다.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빵은 바구니에 담았고, 와인을 곁들여서 저녁식사를 했다.



이것은 우리 둘이 먹었던 어느 저녁이다. 닭다리가 놓이니 어쩐지 더 푸짐해 보인다.


양식 요리는 우리처럼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리지 않아서, 이렇게 몇 가지 야채만 볶아서 곁들여도 훨씬 뭔가 그럴싸한 한 상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 솔직히 한식보다 수월하다. 



너무나 간단하지 않은가? 사실 적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간단하지만, 모르고 보면 엄청난 작업처럼 보인다.  한국 음식이든 서양 음식이든, 한 번 알고 나면 굳이 레시피 필요 없이 손 가는 대로 만들고, 감으로 척척.. 그렇게 하게 되는 거 같다.


그럼, 별거 없어도 다시금 레시피 정리해보자

여러분들도 감을 익혀, 겉껍질 바삭한 오븐 통닭구이도 도전!




토마스 켈러 방식의 로스트 치킨 만들기


재료 :

통닭 1 마리, 소금, 후추, 타임(옵션) , 곁들이 야채 적당히

고기 온도계


만들기:

1. 닭을 깨끗하게 씻은 후, 물기를 말끔해 제거해준다.

2. 오븐은 215 °C (425°F)로 예열해준다.

3. 소금과 후추를 넉넉하게 준비해서, 닭은 안쪽에 먼저 듬뿍 발라주고, 닭은 표면도 마찬가지로 마사지해준다.

4. 닭의 다리는 단단히 서로 묶어주고, 날개도 아래쪽으로 꺾어서, 오븐에서 타지 않게 해 준다.

5. 예열된 오븐에 넣고 굽는다.  5파운드 (2.3킬로) 닭 기준으로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이 시간은 닭의 크기에 따라 확연히 달라진다. 닭의 내부 온도가 75°C (156°F) 정도 되면 익은 것임)

  온도계가 없으면 닭의 가슴을 눌러봐서 맑은 물이 나오고, 다리를 흔들었을 때 편하게 움직이는지 확인한다.

6. 다 익으면 꺼내서 적당히 썰어서, 다른 야채와 곁들여서 맛있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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