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세상에 태어나기도 싫었어요
그래요. 저는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어요.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싶다는 생각도 해 본 적이 없다.
그냥 다른 사람의 아이를 보면 '귀엽다'.
그런 생각은 했어도 나도 저렇게 귀여운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안 한다.
왜냐하면 그냥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육아나 출산에 관심이 없고 관심이 없던 이유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하며 살고 있다.
내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에 아이를 낳은 나의 모습, 누군가의 엄마가 된 나의 모습, 임신을 해서 놀라는 모습 등
여자라면 겪어볼 수 있는 감정과 생각이나 계획을 해 볼 법도 한데 나는 그런 것들을 내가 사는 나의 삶에서는 없을 일이라 생각했다. 애초에 계획이나 생각조차 안 했던 부분이라 미래의 모습에 당연히 상상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나의 성장, 나의 행복, 나 혼자만 누리는 부유함을 원하고 이런 내가 되기 위해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그냥 막연하게 난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다는 뜬구름 같은 생각에 누군가 그런 나의 생각을 이 영상을 통해서 객관적인 말로 풀어내 줘서 답답했던 나의 가치관이 더욱 뚜렷해졌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어쩌면 누구에게는 당연한 인생의 순서라고 여겨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성장해온 환경, 기후, 경제적 능력이 다르니까. 어떤 문제도 충격을 줄 정도로 큰 영향력을 끼친 사건이 없었다면 기꺼이 그렇게 나와 다른 사고를 할 수 있다.
출생률이 낮아서 생기는 문제에 포커스를 맞춰 아이를 낳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위험성을 강조하지만 정작 내가 억지로 만든 이 생명이 만나게 되는 세상이 확실하게 아름답다고만 그 누구도 확언할 수가 없는데 이 부분은 그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가볍게 생각해서 사람이니까 아이를 낳고 키우고 그러면서 이 지구에서 존재하는 가치 자체에 집중해서 자손을 번식하는 집단도 있을 수 있다. 그들과 나의 가치관이 추구하는 방향의 목적지가 다르니까.
더 안전하고 더 행복하고 더 많은 지식과 편리한 그리고 기술의 발전으로 지금껏 보지 못한 그 어떤 미지의 세상이 현실이 되는 미래를 그릴 수도 있다. 항상 존재하고 누구나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어떤 인간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다들 그냥 흐린 눈 할 수 있지. 사람이라는 게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처럼.
그러나 스스로 선택한 결과의 책임은 남에게 돌리지 말아야 한다. 그 누구든 현존하면서 완벽하지 않고 허점이 있는데 어떠한 엮임으로 인한 존재를 유지하려면 적어도 오로지 스스로 감당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과연 그 능력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 의문을 품었다.
솔직히 나는 여자이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고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추냐에 따라 사람들이 그리는 인생의 모습은 다 다를 수 있겠지만, 내 문제가 곧 남의 문제가 될 수 있고 남의 고민이 곧 내 고민이 될 수 있는 것이 진리라서 마냥 외면할 수 없는 여성의 출산 문제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우리가 같이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고 조금 더 나은 방향의 여성의 삶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희망이 보이지 않아서 답답하다.
누군가의 엄마가 되고 또 누군가의 아내가 되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다. 그러나 이 사회는 아직은 개인의 선택이 아닌 국가가 선택이 아닌 강요로 문제를 발뺌하려고 하니까 답답하다.
왜 아이의 양육자는 엄마와 아빠인데 정작 엄마만 육아에 희생되야하는걸까. 이 세상에서 아빠가 못하는 일은 자궁이 없어서 아이를 출산하지 못하는 것 말고는 없다는 말이 뇌리에 콕 박혔다.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