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작가는 아니지만, 글을 꾸준히 쓰고 있다. 정확히 글을 쓴다는 표현보다 생각을 그린다. 기록을 시작한 것은 캐나다에서 지내면서 시작됐다. 친구도 가족도 없는 곳에서 매일 새로운 고난을 이겨내는 것은 신세계였다. 평생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을 이겨내고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면서 낯선 것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 순간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방법은 기억하고 싶은 순간의 사진과 글을 기록하는 블로그였다. 무료 치료제였다.
먹은 음식, 본 풍경, 만났던 사람, 들었던 음악, 룸메이트와 싸운 이유처럼 일기를 쓰듯 모든 것을 기록하면서 생각을 글로 그려내 눈으로 보도록 했다.
신기하게도 그런 나의 일상을 보면서 나와 같은 상황의 사람들이 공감된다며 응원의 댓글을 남겨줬다. 글자에 담긴 사람들의 위로와 조언들은 그 어떤 약보다 더 강한 효과가 있었다.
생각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서 얼마나 행복한지 또 슬픈지 정도를 체감할 수 없었다. 감정이 직접 손으로 만질 수 있는 형태라면 커다란 슬픔은 압축 팩에 넣어서 양을 줄이기라도 할 텐데. 추상적인 감정으로 무한한 우울감으로 고통받는 내가 싫었고 어떤 감정이든 눈에 보이게 크기라도 가늠해 보고 싶어서 글을 써 보기로 했다.
그렇게 글로 나타난 내 생각과 감정들은 긴 글로 나타나기도 하고 짧은 글로 마무리되기도 했다.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것 같은데 왜 화가 나는지 몰랐고 기분이 좋아서 매일 행복함을 유지하고 싶은데 왜 콧노래가 나오는지 몰랐다. 이유를 알고 그 감정을 불러오기 위해 순간들을 기록했다.
한국에 와서도 취업을 준비하면서 또 직장인이 돼서 회사에 다니면서도 꾸준하게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며 회피하지 않고 모든 감정을 다 받아들이고 있다.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 이 인생의 결말은 모르지만 적어도 내가 쓰는 글의 결말은 내가 정해서 결론지을 수 있다. 그 자체로 계속 글을 쓰는 힘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