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닌 우리의 인생
회사를 다닌 지 어느덧 한 달이 되었다.
고3 때는 입시를 하면서 대학을 가면 나의 인생 고민이 다 끝난 것 같았다.
그런데 대학을 가니 과제, 학점관리, 인간관계에 또 다른 고민의 세상이 펼쳐졌다.
취업은 둘째치고 얼른 졸업만 하자라는 마음으로 살았다.
어쩌다보니 졸업을 하고 그토록 원하던 취업을 했는데 사실 더 큰 고민과 스트레스가 생겼다.
대학을 졸업하니 취업을 해야 하는 또 다른 인생의 퀘스트를 거치면서 엄청난 인생의 험난함을 겪었다.
그리고 취업을 하고 나니 이직과 퇴사의 가운데에서 조금 더 행복한 나를 위해
조금 더 만족스러운 삶을 위해 고민과 생각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원하는 회사를 한 번에 들어가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다들 각자의 사정이 있고 능력이 다르고 누구나 원하는 회사는 들어가기가 정말 힘들다.
그리고 그런 회사에 들어갔어도 워라벨 / 연봉 / 복리후생 등 다양한 회사의 상황과 본인이 추구하는 조건들이 맞지 않으면 어렵게 들어간 회사를 도망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대기업이라고 무조건 좋은 회사가 아니고 소기업이라고 무조건 나쁜 회사도 아니다.
정말 회사마다 다른 분위기, 같이 일하는 사람, 기업 문화, 연봉에 따라서 이름 있는 큰 회사도 누군가에게는 나쁜 회사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나'와 맞는 회사라는 곳을 만나는 것은 천운이 필요하다.
우리는 회사를 다니면서 늘 생각한다. 회사라는 곳은 돈을 벌기 위해서 가는 곳일 뿐이다.
회사라는 곳이 완벽한 곳은 없지만 그래도 감당 가능한 단점을 커버할 수 있는 장점을 누리며 살고 싶어 한다.
나는 회사를 돈을 버는 곳, 나의 경제적 수단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조금이라도 내가 흥미가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또, 내가 아니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보다는 '나'만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회사에서 월급루팡이라 하며 월루를 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이다.
회사에 일을 하러 가는 것이지 허무하게 남는 시간을 낭비하러 가는 곳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왕 일을 하러 온 회사라면 그 시간에 일을 하지 않고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덧붙여서 회사에서 나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나의 능력과 성장을 인정받고 싶다.
물론 적당한 일을 하고 그에 맞는 페이를 받으면 환상적이겠지만 나는 적당히 바쁘게 일을 하고 적당히 돈을 받고 싶다. 취업을 하고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내가 원하는 것과 회사가 원하는 것이 정반대라는 것을 알았다.
흔히 물 경력이라 하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업무가 간단하고 다른 인력으로 빠르게 대체가 가능한 경력을 말한다. 나는 이런 일을 선호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물 경력인 직무는 업무 강도가 낮은 편이고 여유시간이 많다. 회사에서 여유시간이 많으면 좋을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과연 딴짓을 마음 편하게 눈치 안 보고 할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싶다. 안 바쁜데 바빠 보여야 하는 척 연기를 하면서 회사를 다니기 싫다. 그런 순간도 싫다.
또 물 경력이라 해도 무조건 안 바쁜 곳은 없다.
흔히들 착각하는 것이 회사에서 인스타그램 페이지 볼 시간조차 없이 바쁘게 일을 한다고 해서 경력이 되는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진정한 경력이 되는 일은 업무에 몰두하는 시간이 많은 것보다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취업 준비생일 때는 회사가 마음에 안 들어 고민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그렇게 싫은 회사를 그만두면 되지 왜 욕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다니는 걸까라고 쉽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회사를 쉽게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는 참 다양하다.
급하다고 아무 회사나 들어가면 안 된다는 말에도 이제야 공감한다.
아무 곳이나 들어가도 정작 나오기가 쉽지 않아요. 당장 돈벌이가 끊기면 어떻게 먹고 살 건지요?
취업을 하면 나의 인생에서 모든 고민과 스트레스가 사라질 것 같았다. 그때는 취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꽤 큰 인생의 고민이었다. 회사를 다니다 보니 색다른 유형의 사람과 이직과 퇴사의 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나를 보게 되었다. 진정한 인생의 시작은 지금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