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 어딘가에서 만날 우리

2020.03.15

by Yoon

요즘같이 답답하게 반복되는 무료함(?)이 싫증 날 때쯤이면 내 안의 걷기 본능이 또 한 번 나를 흔든다.

사정상 밖으로 나다니며 맘껏 일상의 자유로움을 뽐낼 수 없는 시기가 시기인만큼

집 안에서 조용히 남의 여행기를 훔쳐보며 저 멀리 남아메리카 파타고니아 어느 한 호숫가 근처에 앉아 친구들과 평온하게 수다를 떨고 있는 그들을 부러운 듯 바라보고 걷고 있는 나와 닮은 여행자 한 명을 상상하기도..

봄철 예쁜 유채꽃이 바람에 흔들리는 제주도 돌담길 옆을 지나 내가 좋아하는 비자림 숲을 맛있는 커피 한잔 들고 조용히 거닐고 있는 나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푸른 숲과 개운한 숲 향기가 그리워지고... 그리 과하게 힘들지 않은 3시간 등산코스에서 송골송골 땀 맺히며 곧 다다를 정상을 향해 열심히 걷고 있는 씩씩한 내 발걸음을 내려다보기도 한다.

이런 기분 좋은 상상만으로도 내 좁은 이 세계가 그리 지루해지지 않는 법. 누군가의 말처럼 매일매일 올려다보는 천장이 다른 모습이 될 때의 신선함과 재미도 있겠지만 그럴 수 없을 땐 나름의 생존(?) 방법을 기가 막히게 찾아내는 사람들이 살아남는 법 *^^*

솔직히 나는 지금 누군가의 일상이 그리 부럽지도 샘나지도 않는다.

지금은 나와 가족, 그리고 내 주위를 걱정하고 위로해줘야 할 때이다.

나보다 좋은 환경의 사람들을,,,재택근무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고 배 아파하고, 직장에 나가 혼자 있을 아이가

걱정되는 부모들의 빠른 귀가에 못내 쓴소리를 해대는 속 좁은 인간은 아니었으면 한다. 어느 사회, 어느 조직이나 위기를 기회로 삼아 편히 지내려는 족속들이 있기야 하지만 그 한 둘의 무례함을 보기 싫어 정작 절실한 도움과 배려가 필요한 이들이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는 걸...

진심으로 모르는 사람들의 안위와 건강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조직시스템에 내가 조금의 보탬이 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조용히 그들을 응원하고 동조하는 것이다. 상대적 불편이 굳이... 그게 나여야 한다 해도 너그럽게 이해해주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나 역시. 작고 약한 이들에게 예의 바른 이가 되도록.



어찌 됐건 봄은 오고 있고 꽃은 곧 피어날 거니까... 준비를 해야 한다.

그들을 기분 좋게 맞이 할 나의 준비.

특히 올해는 더욱더 열심히 운동도 하고 식단 조절을 하며 건강한 내가 되고 싶다.

예쁜 사람이 되려고.

그 이유가 남들에게 칭찬받기 위한 20대의 외모 평가는 아니다.

앞으로 계속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일...여행... 사람과의 관계.

이런 혹시 모를 낭만의 어느 지점과 장소에 내가 머무르는 그 순간

나의 모습이 그것, 그들과 아주 잘 어울렸으면 하는 내 개인적인 바람 때문이다.

내가 머무르는 낯선 시간 속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고...기왕이면 아주 예뻤으면 좋겠다. *^^*


영화 '빅 피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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