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이디와 트램프 Apr 27. 2022

마법소녀의 33년 이야기(5): 그대 모습은 마법소녀

90년대 최고의 전성기 시작!

짦다면 짦았지만 임팩트 만큼은 길고 길었던 80년대가 막을 내렸다. 아시 프로덕션의 새로운 시도와 스튜디오 피에로의 마법소녀 4부작은 마법소녀라는 작품을 메이저로 완벽히 안착하는데 큰 일익을 담당해주었고, 다양한 곳에서 마법소녀에 대한 이야기와 패러디가 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들어온 90년대의 이야기. 바로 마법소녀 최고의 전성기이자 우리에게 많은 추억과 짝사랑, 꿈을 안겨주었던 작품들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뾰로롱 꼬마마녀부터 시작하여 세일러문, 웨딩피치, 천사소녀 네티, 리리카 SOS, 꾸러기 마냐 노노, 카드캡터 체리, 꼬마마법사 레미같은 작품들이 그 예. 또한 완벽한 포지셔닝을 구체화 시킨 것도 이 시기 작품들이 해내게 된다.


지금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는 바로 뾰로롱 꼬마마녀로 알려진 '마법의 천사 스위트민트'부터 시작되는 전성기의 이야기이다. 과연 마법소녀는 장미와 같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 이제 시작하는 글에서 보도록 해보자!



글에 앞서. 


90년대의 마법소녀 작품들은 갯수가 상당히 많다. 당장 이번 1부에서 시작하는 스위트 민트부터 미라클 걸즈까지의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지만, 중간의 세일러문은 따로 서술이 될 예정이다. 세일러문의 경우 내용부터 엄창난 길이를 자랑하기에 그렇다. 세일러문을 많이 기대했던 팬분들에게는 조금은 아쉬울만한 이야기지만 따로 서술하는 이야기에서 재미있게 다룰 예정이니까 걱정하지 말길 부탁드린다.


그리고 이번 90년대 편은 4부까지 나누어질 예정이다. 그 정도로 엄청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90년대의 마법소녀작들이었기에 나누어서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낫다고 판단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리며, 재밌게 읽어주시길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




21. 아시 프로덕션의 새로운 도전, 마법의 천사 스위트 민트


82년에 제작한 밍키 모모 이후 마법소녀 작품을 제작하지 않은 아시 프로덕션은 (91년에 2기가 제작되긴 했다.) 그 시기동안 다양한 작품을 제작하게 된다. 그러던 와중 토에이에서 리메이크로 제작한 '비밀의 아코쨩 2기'와 '마법사 사리 2기'가 다시끔 마법소녀의 인기를 다시 올려주자 아시 프로덕션은 마법소녀 제작을 다시끔 결심하게 된다.


그렇게 제작된 작품은 바로 '마법의 천사 스위트 민트'이다. 정통적인 마법소녀를 지향하던 아시 프로덕션답게 마법의 나라에서 찾아온 소녀가 인간계에서 벌이는 다양한 소동을 다루는 이야기를 기초로 많은 이야기를 제작하게 된다.


줄거리는 이렇다. 마법의 나라의 12살 공주 민트, 민트는 활달하고 상냥한 성격으로 다양한 사람들과 고루 친하게 지내는 성격이지만 너무나도 길을 못찾는데다가 은근히 덜렁대는 성격 탓에 약간의 걱정은 받기도 한다.


그러던 와중 왕위계승을 위해서는 12살의 나이에 인간계로 내려가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행복을 내려줘야한다는 수행을 받게 되고, 인간계에서 살고있는 자신의 고모인 허브의 '행복을 주는 가게'에 찾아가게 된다.


하지만 길을 못찾는건 여전한지 인간계에 내려오긴 했는데... 엄청나게 못찾으면서 곤란에 처하게 된다. 다행히 같은 또래의 남자아이인 플럼과 넛츠의 도움으로 다시끔 가게에 찾아가게 되고 그 가게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행복을 주는 가게'의 의미를 다시끔 만들게 되는 이야기이다.


줄거리만 봐도 선천적 마법소녀에 마법소녀라는 진정한 의미인 '어려운 사람들을 마법의 힘으로 도와준다는 의미를 주었던 작품이다. 변신적 요소를 철저히 배재하면서 마법의 힘으로만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은 마법사 사리와 같다. 말 그대로 '정통적인 마법소녀'를 만들어 낸 것이다. 또한 변신을 하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행복을 주는 마법소녀' 라는 이야기는 밍키 모모의 이야기를 잘 따라갔다고 볼 수있다. 사리가 밭을 만들며 나무를 심었다면, 밍키모모는 열매를 맺게 해주었고, 스위트 민트는 그 열매를 완벽히 키워냈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복장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스위트 민트의 또다른 특징은 작품 배경을 '유럽'으로 잡았다는 점이다. 작품을 본다면 바닷마을의 배경이 자주 나오는데, 이 배경이 유럽의 마을배경과 상당히 비슷하다. 물론 그렇다고 일본적 요소가 아주 안 들어간것은 아니지만, 일본적 요소 (기모노나 일본 축제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없는 편이기도 하다.


같은 제작사에서 제작한 밍키 모모의 요소도 충분히 담았다. 마법의 나라에서 찾아온 공주님, 같이 다니는 애완동불 캐릭터, 이뤄어야할 목표가 그 예시. 밝은 분위기도 나름 비슷하다. 물론 밍키 모모는 갈수록 블랙 코미디가 상당히 함유된 이야기도 많았지만, 스위트 민트는 한결같이 밝고 긍정적이면서 행복한 이야기를 지향했다는 차이점이 있다. 


알록달록하면서도 튀는 듯한 스타일이 이 작품의 특징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도 마법소녀를 처음 본다면 매우 추천해주고 싶은 작품이다. 물론 세일러문이나 사쿠라로 입문하려는 사람들도 많고 본인도 그 점을 이해하지만, 정말 '마법소녀'라는 작품을 기초부터 알고싶다면 이 작품을 보면서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딱 정통파적인 이야기, 밝은 분위기가 마법소녀를 처음보는 사람들에게는 적절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조금 아쉬운 점은 작화 감독이 너무 많은 지라 작붕이 심심찮게 등장한다는 점? 


일본 내에서는 나름 좋은 인기를 얻은 작품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더 큰 인기를 얻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처음 소개된 버전은 바로 비디오판으로 소개가 된 '스위트 민트'라는 제목의 비디오였다. 91년 발매가 되었지만 당시 비디오 시장의 기조가 격투물이나 강렬한 만화가 상당히 많았던 탓에 큰 인기를 얻지 못하였다. 당장 동시대에 나오던 비디오가 란마 1/2, 드래곤볼같은 우리에게 상당히 익숙한 작품들이 많았으니까, 그렇게 묻혀지게 된다.


시간이 흘러 4년 뒤. 1995년 KBS가 다시끔 이 작품을 들여오게 된다. '뾰로롱 꼬마마녀'라는 이름으로 재더빙을 하게 되는데, 이 더빙판이 엄청난 인기를 끌게된다. 


이 KBS판의 인기덕분에 다양한 이야기가 존재한다. 동 시간대에 KBS1 채널에서 ( 저녁 6시 30분애 방영하였다.) 하필이면 6시 내고향을 방영한 탓에 만화를 보려는 자녀들과 6시 내고형을 보려는 부모들의 처절한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탓에 만화를 보질 못했다는 안타까운 추억거리도 존재하지만서도 ㅎㅎ... 


또한 이 만화가 더 큰 임팩트로 남은 이유는 단 한번도 재더빙이나 재방영이 되질 않았다는 점이다. 원래 인기가 많은 작품이라면 다른 채널에서 재방영을 하거나 그러는데 이 작품은 특이하게도 비디오로 발매만 하고 다른 매체로 나온적이 한번도 없다. 비디오 역시 상당히 구하기가 힘든 편인데, 비디오 시장이 사장된 2010년대임을 감안하더라도 그 전에도 구하기가 굉장히 힘들었던 편. 그만큼 엄청난 임팩트를 냈던 작품이었던것 같다.


주게가가 상당히 유명한데, '뾰로롱 꼬마마녀 열 두살난 마법 마법의 천사!'. 바로 그 주제가! 달콤하면서 발랄한 음색이 매력적인 오프닝이라 본인도 종종 듣는다. 원판 오프닝도 민트를 맡았던 성우 카사하라 히로코가 불러서 더더욱 듣기가 좋다. 한번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 추천해본다.



22. 꽃의 나라에서 다시 찾아왔어요! 꽃의 마법사 마리벨


스위트 민트로 다시끔 일어난 마법소녀의 인기. 그리고 아시 프로덕션은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며 제작하게 된다. 바로 꽃의 마법사 마리벨이 나오게 된다.


마리벨은 79년 나왔던 '꽃의 아이 룬룬' 이후 13년만에 돌아온 '꽃'을 소재로한 마법소녀 작품이다. 역시 아시 프로덕션 작품답게 정통파적인 이야기가 가득 담겨진 작품이라는 점이 특기할만하다. 또한 유며한 '메리 포핀스'의 이야기라던가 '아이들의 꿈과, 어른들도 한때 가지고있던 꿈을 기억한다.' 라는 주제로 제작되었다. 철저히 아동용으로 제작된 작품.


줄거리는 이렇다. 서나벨 마을에 살고있는 남매 유리와 켄. 둘은 항상 장사가 되질 못해서 고민하는 부모님이 마음에 걸린다. 마침 이웃집 할머니에게 받은 '마리벨의 그림책'을 읽게 되는데, 마침 마리벨의 꽃의 요정이라는 것을 보고 둘은 "우리에게도 마리벨이 있었으면 좋겠다..ㅠ"라고 말하는데 갑자기 마리벨이 정말 튀어나온다!


마리벨은 등장하자마자 자신을 '꽃마법계에서 찾아온 꽃의 마법사야!' 라며 자신을 소개하고, 둘과 메리벨은 친구가 된다. 그리고 서나벨의 다른 사람들과 아이들과도 친구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게 된다.


작고 아기자기한 스타일이 눈에 띈다.


마리벨의 큰 특징은 역시 '정통파적 마법소녀'를 지향한다는 것이지만, 그러면서도 많은 변화를 주었다. 스위트 민트가 정석적인 마법소녀로 진행이 되어간다면 마리벨은 잔잔한 이야기에서 주인공인 마리벨의 이야기도 중심적이지만, 주위의 인물들도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었다는 점이다. 조연격 캐릭터들도 나름대로 많은 비중을 두었고, 다양한 캐릭터의 일들에 마리벨이 그 일을 해결해준다는 이야기가 주된 줄거리로 진행이 되었다.


또한 마리벨이 아이들의 고민들을 들어주거나 해결해준다는 착한 작은 친구라는 컨셉도 철저히 잡아갔다. 그리고 스위트 민트처럼 '주변 인물들만 알고있는 마법소녀의 정체'라는 이야기도 그대로 넣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다음에 진행되는 마법소녀물에 큰 설정이 된다는 점.


자연과 사람들의 공존을 마법소녀에 거의 최초로 다루었다는 것, 그리고 우리의 곁에 있는, 중요하진 않은 것 같으면서도 항상 같이 존재하는 '꽃'과 '자연'의 소중함과 같이 살아가는 교류를 적절히 다루었다는 점에서, 부담없이 볼 수있는 마법소녀 작품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2년 비디오를 통해 '꽃의 요정 메리벨'이라는 제목으로 비디오가 발매되었다. 이 비디오판을 추억하는 사람들도 많은 편. 그리고 1995년 MBC를 통해 '꽃의 천사 메리벨' 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재더빙이 되었다. 동시간대에 KBS에서는 '꽃천사 루루'를 방영했다는 점이 좀 특이하다. 


잘 방영이 되어가는 중에 한번 방영이 끊긴 적이 있었다. 바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인하여 뉴스 속보가 뜨자 결국 1회차가 제대로 방영이 되지 못한 것. 그 외에는 잘 방영을 하고 종영했다.


한가지 알아둘 점은 이 작품의 제목이 '마리벨'인데, 하필이면 우리나라에서 들여올때 '메리벨'이라는 이름으로 들어오면서 어린 연쇄살인마인 '메리 벨'과 혼동하는 사람들이 있는 듯하다. 실제로 그냥 메리벨이라 검색하면 메리 벨이 뜨는데, 정확히 이 작품을 검색하고 싶다면 '꽃의 천사 메리벨'이나 영어로 검색하면 제목 그대로 치도록 하자. 



23. 마법소녀 최초의 시리어스 작품. 야다몽 


위의 작품들이 정통적인 마법소녀를 다루었다면, 이 작품은 마법소녀 최초로 복잡미묘하면서 어두운 분위기를 내보냈던 작품이다. 그 작품이 바로 '야다몽'. 우리에게는 '꾸러기 마녀 노노'로 유명한 작품이다.


(원작 만화책 '야다몽'의 표지)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작가인 'SUEZEN'이 애니판의 원안과 제작을 담당하게 되면서 1992년 NHK를 통해 방영되었다. 


줄거리는 이렇다. 마녀의 숲에서 쫓겨난 말썽쟁이 요정 '야다몽'. 야다몽은 워낙에 말썽을 (숲을 부시고 자고있는 요정에 입에 물을 붓기도 한다!) 부린 탓에 여왕이 결국 인간계로 추방을 시켜버리고 만다. 그리고 떨어진 인간계에서 만나게 되는 소년 쟝과 쟝의 부모님을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초반의 경우 일상문의 에피소드를 철저히 따르면서 쟝과 친구들, 그리고 쟝의 부모님과 겪는 말썽쟁이 요정의 이야기였지만...


중반부에서 조금씩 이야기가 뭔가 어두워져가더니 결국 후반부에서 상당히 암울한, 어둡고 처절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특징이 있다. 사실 점차 이야기가 진행이 되어가면서 이야기가 복잡미묘해지더니 '키라'라는 요정의 등장과 작품 내의 큰 떡밥으로 진행된 알을 둘러싼 이야기 끝에 기어코 작품의 분위기를 완벽히 바꾸고 말았다. 결국 야다몽과 키라의 싸움으로 결말부가 진행이 되어가는데, 야다몽과 같이 내려온 요정 타이몬이 가슴이 뚫려 죽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다행히 야다몽의 각성으로 이기긴 했고, 주인공 쟝이 일상으로 돌아와서 야다몽을 기억해주는 것을 본다면 해피엔딩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두운 이야기 자체는 너무 인상깊게 남긴 했다.


타이몬의 가슴이 뚫려 죽게되는 장면. 한국에서도 이 장면이 그대로 나왔었다.


원작의 결말. 애니판과는 다른 부분이 많다. 늙은 쟝이 다시 야다몽을 만나게 되는 것이 마지막의 이야기.



사실 야다몽 자체가 마법소녀 작품의 몇몇 이야기를 많이 변형시킨 작품이다. 야다몽의 기본 성격부터 마법소녀의 주인공들과 상당히 다르며 (물론 메구짱의 메구처럼 욕쟁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자기가 자기 스스로 마법소녀라며 홍보를 하고 다니는 모습까지 볼수있다. 근데 더 웃기게 사람들은 그것을 안믿어준다. 


위에서 언급했듯 밝은 이야기에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로 바뀌어져가는 것이 마법소녀 사상 처음으로 이루어졌다. 지금이야 어두운 마법소녀 작품 (마도카 마기카로 시작해서 마법소녀 사이트, 리리컬 나노하 등)이 상당히 많고 팬층도 상당히 두텁지만, 90년대 초만 하더라도 이런 분위기의 변화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당혹감을 줄 수밖에 없었던 것이 맞았다. 거기다가 이 작품이 다른 곳도 아니고 'NHK'에서 방영이 되었다는 것을 본다면 충격은 더 클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찌되었던 간에 야다몽이 보여주는 이러한 변화는 먼 훗날, 마법소녀에도 이루어지는 다양한 이야기와 장르의 분위기의 급변화를 처음으로 다루었던 작품이라 볼 수있다. 뒤에서 다룰 세일러문 역시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본다면 어두운 분위기가 상당히 많았고, 2000년대에는 아예 이런 장르의 마법소녀물의 전성기가 도래하기도 하였으니까. 이런 점은 부정적으로 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훗날 등장할 많은 명작 마법소녀의 기초를 잘 닦아놓았기에, 야다몽은 높게 평가할만한 작품인 것이다.


오프닝 풀버전.

주제가를 일본의 유명한 그룹 '린드버그'가 담당했었다. 만화 스타일과는 다르게 어딘가 격정적인 노래가 포인트.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경 MBC에서 '꾸러기 마녀 노노'라는 이름으로 방영을 했었다. 다만 인기가 그렇게 많이는 없어서 묻혔다가 96년 개국 초창기의 투니버스가 같은 제목으로 재더빙하여서 나름대로의 인지도를 얻게 된다.


그리고 훗날 1998년, KBS의 '열려라 꿈동산'이라는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만화를 자주 틀어주는 코너에서 이 만화를 MBC판 그대로 방영하면서 인기를 얻게된다. 근데 이 열려라 꿈동산을 이거 보려고 본다는 말이 있었더. 뭐 열려라 꿈동산은 호빵맨이나 패트와 매트가 더 인기가 있긴했지만..



24. 리본 시리즈의 시작. 히메쨩의 리본


한편, 만화 잡지 리본에서 어느 만화가 연재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만화는 92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이 된다.


바로 등장하는 작품, 바로 히메쨩의 리본이다! 정말 많이 길어지고 많아졌다.


줄거리는 이렇다. 중학생 1학년의 소녀 노노하라 히메코, 어느날 히메코앞에 똑같은 얼굴의 마법의 나라의 공주인 에리카가 나타난다. 에리카는 자신의 수행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자신과 똑같은 외모의 사람을 1년간 관찰하며 그것을 일기로 기록하는 것, 이거 완전 관찰일기인데..?) 히메코에게 조건으로 다른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는 '마법의 리본'을 준다. 그리고 히메코가 그 리본을 머리에 달고 있으면, 히메코가 가지고 있는 인형 포코타가 말을 할 수있는 능력을 주게된다.


그렇게 시작되는 히메코의 색다른 일상, 그리고 그런 히메코와 엮이여져가는 같은 학년의 코바야시와 히메코가 짝사랑하는 선배 하세쿠라, 그리고 친구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90년대 작화의 첫 시작치고는 꽤나 독자적인 스타일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의의는 바로 일명 '리본 시리즈'의 첫 작품이라는 점이다. 이 리본 시리즈가 무엇이냐면, 2편에서 등장할 '빨간망토 챠챠'와 '간호천사 리리카 SOS'이 속하는 연작 시리즈물이다. (남은 한 작품은 '아이들의 장난감'인데, 아이들의 장난감은 마법소녀 작품이 아닌 학원 코미디물이다.) 


일명 '리본 시리즈'의 첫 스타트를 끊으며 원작만화도 그렇지만, 애니판 역시 상당한 인기를 얻으며 연장방영 끝에 62화로 마무리가 되었다. 마법소녀의 요소를 충실히 따르는 작품이지만, 히메코와 코바야시의 이야기를 본다면 학원물, 또한 소녀만화적 요소도 가득한, 어찌보면 시대를 앞서나간 작품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리리카에서 등장한 챠챠모양의 초콜릿.


아예 캐릭터도 등장하기도 했다!


위에서 언급한 리본 시리즈의 경우 훗날 등장할 챠챠와 리리카의 작화감독, 연출자들이 참여한 작품이라 그림체가 상당히 유사하다. 그런 덕분에 리리카에서는 챠챠와 히메쨩의 리본의 요소가 고루고루 등장하는데, 이는 리리카의 이야기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또한 일본의 아이돌 그룹인 SMAP의 팬들에게도 상당히 유명한 작품이다. 왜냐하면 이 작품의 주제가를 신인 시절 6인 그룹이었던 SMAP이 담당했기 때문, 또한 히메코가 짝사랑하는 선배 하세쿠라의 성우는 우리에게 초난강으로 유명한 쿠사나기 츠요시가 담당했다. 그리고 SMAP이 본인 역으로 만화에 잠시 카메오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런 콜라보도 있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방영이 되지 못한 작품이다, 다른 리본 시리즈는 더빙이 다 되었고 인지도뿐만이 아니라 인기도 지금까지 좋은 추억의 작품으로 남은데 비해 이 히메쨩의 리본은 이상하리만치 더빙이 안된 작품이다. 다만 빨간망토 챠챠가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때, 이 만화의 완구제품이 챠챠의 완구품으로 둔갑되어 발매가 되었다는 웃지못할 후문이 존재한다.



25. 너무 달라도 우리는 쌍둥이 자매, 미라클 걸즈 


이제는 초능력자도 마법을 사용한다. 바로 이 만화가 시도했다! 본격 쌍둥이 초능력 소녀 순정만화! 바로 미라클 걸즈이다.


본래 원작만화가 따로 존재한다. 원작 만화 역시 애니판과 같은 제목으로, 이 원작만화와 애니판의 차이가 있다. 원작 만화는 또한 세일러문과 같은 연재처 '나카요시'에서 공동으로 연재가 되었다.


원작 만화가 쌍둥이 자매와 학교 선생이자 둘을 겁나게 의심하는 이과충 선생 카케우라와의 이야기인 1부, 자매의 사랑 이야기, 그리고 또다른 초능력 소년 마사키와의 이야기를 다루는 2부, 디아마스 왕국의 이야기가 3부로 진행이 된다. 애니판의 경우 2,3부가 중심적 냐용으로 다루어지며 1부는 좀 겉절이와 개그설정이 필요할때 나오는 편. 


줄거리는 이렇다. (애니판을 기준으로 설명) 나름 평범하면서도 서로 싸우는, 그래도 사이는 좋은 쌍둥이 자매 토모미와 미카게. 둘은 서로간의 성격차이와 취향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쌍둥이답게 같은 일면도 있는 쌍둥이 자매이다. 그러던 와중 둘은 서로의 사랑을 찾게 되고, 숨겨진 디아마스 왕국의 이야기, 그리고 청춘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


이런 티격태격하는 쌍둥이의 스타일도 귀엽다.


원작 특유의 튀는 듯한 내용을 애니메이션에서 더더욱이 잘 살렸다. 또한 연출력도 휼륭했기에 원작 만화보다 더 좋은 평을 받았었다. 위에서 언급했듯 1부의 이야기가 대폭 줄어들고 2,3부를 넣은 대신에 나잇대를 고등학생의 시간대로 올렸다. 


잔잔한 배경음악과 지금봐도 이쁘장한 작화, 쌍둥이에 대한 자연스러운 스토리 라인이 주된 특징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스타일은 이 만화의 특색을 잘 살린 평이 많다. 또한 두 주인공의 청춘의 이야기, 사랑과 같은 풋풋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모습도 눈에 띈다. 초능력도 현실적이게 시험을 칠때, 아니면 지각을 할때, 가끔 재미로 쓰는 이야기가 많은 편. 


사실 마법소녀물 보다는 초능력물이나 순정만화가 어울리긴 하지만, 그 초능력으로 마법을 부린다는 설정도 있기때문에 마법소녀에 포함이 된다. 마법이 포함이 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여기에 작성이 되지도 않을 것이지만 말이지. 스튜디오 피에로의 마법소녀와도 어느정도 일맥상통하는 모습이 있기도 하다. 물론 스토리 전체가 같은건 당연히 아니지만, 만화에서 흐르는 특유의 심리묘사나 감성, 그리고 서정적인 분위기가 딱 맞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MBC를 통해 1994년 '요술소녀'라는 이름으로 방영되었다. 당시 시청자들에게, 특히 어린 소녀들에게 쌍둥이에 대한 환상을 가득 담게 해주었는데, 현실과 만화는 다르긴 하지만 만화 내에서는 어느정도 로망있게 다루어졌던게 컸었다. 동시간대에 KBS에서는 '모래요정 바람돌이'를 재방영했는데, 하필 시렁률에 밀리긴 했지만, 봤던 사람들의 회상에는 강렬히 남는 만화로 남는다.


오프닝 주제가를 유명한 피아니스트 김광민씨가 담당했었다. 유명 피아니스트 답게 원작과는 다른 매력이 있는데 표절 논란이 좀 있었다. 홍콩의 영화 오복성의 주제가와 같다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들어본 입장으로는 그렇게 크게 같진 않은 듯하다.


너무 달라도 쌍둥이 자매였던 둘은 언제나 최강!


이렇게 90년대 초반의 마법소녀 작품들은 자기만의 색깔과, 시대를 앞서나간 이야기로 전성기의 토대를 완벽히 이루게 해주었다. 그리고 여기서 나오지는 않았지만, 훗날 어느 한 작품은 마법소녀 뿐만이 아닌, 만화 전체의 엄청난 변화와 충격을 주게 된다.



글을 마치며.


90년대의 이야기 1부가 이렇게 끝났습니다. 사실 세일러문이 중간에 들어갔어야 되는건데 길이가 꽤나 길어지고 밍키모모처럼 차지할까봐 빼놨었는데, 아마 90년대 2부 이후에 따로 세일러문을 작성할 것같네요. 세일러문 팬들에게 다시한번 사과의 말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사실 세일러문을 좋아해서 더더욱이요 ㅠ


다음 2부는 금요일 올라올 예정입니다. 2부에서는 빨간망토 챠챠부터 천사소녀 네티까지의 이야기이니까 정말 재밌게 보실 수있으실겁니다. 저 역시 기대가 되는, 그리고 재미있는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피드백 댓글 부탁드리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전 05화 마법소녀의 33년 이야기 (4): 80년대는 아름다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