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서 살아요.

- 겨울만 되면 나타나던 청개구리.

by G 바리아



옛날 사진을 뒤적거리는 것도 일이라고 글쓰기 시작하자마자 바로 사진때문에 버벅이고 있던 차에 발견한 사진으로 생각난 사연이다.


몇년전 우리집에는 겨울만 되면 나타나 신세를 지곤 하는 묘한 존재가 하나 있었다.


바로... 청개구리였다.


언제 어떻게 나타난건지 가족들중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화장실에는 고사리를 심어놓은 화분이 창가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보면 그 화분 틈새로 빼꼼 고개를 내밀곤 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건지, 하수구를 통해들어오는건지, 아니면 가끔 열린 현관을 통해 유유히 들어오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건 이녀석은 분명 들어오는 길목을 알고있었고, 날이 추워지는 겨울만 되면 겨울잠 잘곳을 찾아오듯 그렇게 우리집 화장실로 숨어들었다. 아! 정확히는 화장실 창문틀에 있는 화분밑으로.


개구리의 수명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녀석은 2~3년정도 우리집에서 겨울을 났고, 화분이 없어진탓인지 수명이 다해서인지 더이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매년 찾아올줄 알았지만 그러지 않아서 무척 섭섭했던 기억이 난다.


신기한 나머지 녀석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날이면 다른곳으로 갔나 싶어 매번 화분을 들어보곤 했는데, 그때문에 귀찮아진것일수도 있다.


사실 화장실 창문틀은 습한데다, 화분아래는 어두우니 좋기야 하겠지만, 창문틀이니만큼 온도가 높은곳은 아니였다. 개구리 들어올 틈은 없어도 바람들어올 틈은 충분해 겨울 찬바람이 솔솔 들이닥치곤 했는데.. 어쩌면 그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던 한동안 개구리와의 기묘한 동거로 인해 우리 가족은 한때나마 화장실가는것이 무척이나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다.


글쓴다고 사진뒤지니 잊고 있던 새로운 추억하나 꺼내게 되어 좋다. 계속해서 찾아보면 더 많은 사연들이 속속들이 생각나겠지.


글쓰는 것 만큼이나 기대되는 사진정리가 될것같다.


P1000102.JPG 화장실 화문밑에서 살고 있었던 청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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