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리는 제품 만들기
심혈을 기울여 제품을 만들었다. 만드느라 고생했으니 시장에 내놓기만 하면 불티난 듯이 팔릴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고객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
논문을 작성하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든,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내가 만든 그 무엇을 고객에게 판매해야 한다. 제품/서비스/논문이 판매되지 않는다면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잘 팔리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해보자. 잘 팔리기 위해서는
Novelty (새롭고)
Importance (중요하고)
Presentation (전달되고)
Reference (맥락이 유지되는)
그 무엇이어야 한다. 제품/서비스/논문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이야기다. 아래 글은 제품을 기준으로 작성했지만, 내가 만들고 있는 서비스나 논문의 관점으로도 다시 읽어보자.
새롭다 (Novelty).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이 있다.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아이폰도 외계의 물질을 가져다가 만든 것이 아니다. 새롭다는 말은, 기존에 이미 있던 것들을 다른 시각으로 본다는 뜻이다. 예컨대 벽돌은 쌓아서 건물을 짓는 용도가 상식이지만 누워서 베고 잠을 잘 수도 있다. 새로운 관점이다. 아래 그림에서 남들이 전부 앞을 볼 때 나는 위를 보는 식이다. 내 제품이 지향하는 바가 기존의 제품들이 지향하는 바에 비해 새롭다면 차별점을 얻어 주의를 끌 수 있다. 내 제품은 얼마나 새로운 관점을 내포하고 있을까.
중요하다 (Importance).
중요하다는 건 그 제품이 있기 전과 후의 세상이 다르다는 뜻이다. 아래 그림에서 빨간 색의 각도로 표현되었다. 그것이 있기 전과 후가 크게 다를수록 더 중요한 제품이다. 그것이 있으나 없으나 세상이 다르지 않다면 중요하지 않은 제품이다. 내가 만든 제품을 통해 세상이 얼마나 달라질지를 생각해보자.
전달된다 (Presentation).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쓰는 사람에게 전달이 되지 않으면 의미를 잃는다. 전달하기 위해서는 표현 방식에 신경을 써야 한다. 가급적 생생하게 묘사되는 단어를 사용하고, 사람의 오감에 충분히 어필하고, 바로 지금 이 순간에 가장 적확하게 와닿는 점으로 보여야 한다. 전달은 과거나 미래에 대한 단어가 아니다. 순간을 지칭하는 단어다. 사람이 매 순간 느끼는 감각에 충실할수록 잘 전달된다. 아래 그림에서 현재와 미래의 분기점으로 표현되었다.
맥락이 유지된다 (Reference).
사람은 현재 익숙한 것이 앞으로도 유지되기를 바란다. 삶의 급격한 변화를 편하게 여기는 사람은 없다.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처럼 맥락없는 제품은 받는 사람에게 거부감을 일으킨다. 그래서 새로 제시되는 제품은 기존에 이미 익숙하던 개념과 자연스러운 선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아래 그림에서 하늘색 선으로 표현되었다. 실제로는 각도가 틀어졌음에도 선 위에 있던 사람은 마치 아무 변화도 없는 것처럼 느낀다. 제품을 새로 내놓는다면 기존에 이미 상식으로 사용되고 있는 제품과 그 맥락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야 한다. 논문을 작성한다면 기존에 이미 깊이 연구된 분야의 맥락 위에서 논해야 한다. 시장조사나 문헌조사를 철저히 해야 하는 이유다. 현재 소비자가 무엇을 익숙하게 여기는가를 잘 보고, 그 익숙함 안에다가 내 제품을 녹여넣었는가를 살펴보자.
사람
자본주의 사회는 사람도 일종의 사고 팔 수 있는 제품으로 여긴다. 취업시장, 인력시장이 존재한다. 실제로는 사람은 제품이 아니다. 맞다. 사람을 사고 팔겠다니 삭막한 이야기이고 항상 참인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팔리는가 아닌가의 관점에서 임시로 살펴보자. 잘 팔리는 나 라면 위의 관점에 비추어 보아 어때야 할까.
나는 잘 팔리는 나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