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는 은호와 헤어졌다는 소식을 전하는 자리에서 청첩장을 받아 들고 잠시 멍해졌다.
"너 지훈오빠랑 결혼은 안 하는 거 아니었어?"
"내가 언제 그랬니? 생각 중이라고 했지. 그리고 지금은 생각 완료."
"아..., 잘됐다. 축하해."
S는 N이 언젠가 화려한 결혼식을 열고 반짝반짝 빛나는 신부가 될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실제로 청첩장을 받아 들자 N이 아주 멀리 가버리는 것만 같아 무서워졌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호텔 식장이 N 답다고 생각했다. 결혼식에서 S는 N의 옆에서 드레스를 정리하고 화장을 고쳐주며 곁을 지켰다. N은 가족들과 하객들에게 인사말을 나누느라 바빴고, S는 내내 N의 뒤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결혼식이 끝나기가 N은 무섭게 비행기 시간이 촉박하다며 신혼여행을 떠났다.
그래서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N의 전화가 S에게는 더욱 반가웠다. N은 정리할 게 너무 많아 바쁘니 정리가 되면 더 많이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편하게 이야기 나누는 건 신혼생활에 출산준비까지 바빠서 출산 후로 미뤄졌다. 출산 후에는 아기를 돌보느라 정신이 없으니 어린이집에 보낼 때까지 미루어야 했다.
그동안 S도 병을 얻은 어머니를 병원에 모시느라 바빴다. 수시로 시간이 바뀌곤 하는 과외를 정리하고 대신 대형학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다행히 S의 수업이 학생들을 웃기지는 못했지만 차분하고 꼼꼼한 설명이 이해하기 쉽다고 소문이 나면서 점점 수입도 늘었다.
서로 바쁜 대신 S는 N의 SNS 계정으로 늘 N을 보고 있었다. 만나고 전화통화를 하는 시간이 줄어든 대신 댓글이나 쪽지로 안부를 묻기도 했다. N은 그곳에서도 늘 예쁘고 멋있게 살고 있었다. 깜찍한 옷을 입고 방긋 웃는 아기도 귀여웠고, 남편 지훈이 선물했다는 비싼 가방은 우아해 보였다. 좋은 상품을 알아내서 소개하기도 했고, 직접 사람들을 모아 공동구매를 진행하기도 했다.
'역시 N은 멋지구나.'
많은 사람들이 N을 좋아하고 있어 S는 자랑스러웠다. N이 광고하는 제품을 몇 번 주문하기도 했는데, N이 "친구끼리 뭘 돈 주고 사니?" 하며 따로 물건을 택배로 보내주기도 했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는 반짝이는 N에게 자신만은 특별한 사람이라는 게 S는 뿌듯했다.
S는 학원에서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고 곧 인터넷에도 퍼지기 시작했다. 수험생들 사이에 인기 있는 영상으로 조금 유명해지기도 했다. '귀에 쏙쏙 들어와요', '선생님 예뻐요', '덕분에 대학 갑니다' 같은 댓글들을 읽을 때마다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S는 몸 둘 바를 몰랐다. 고마운 마음을 답글로 남기고 싶었지만 S는 어떻게 하면 N처럼 재치 있게 글을 남길 수 있는 몰라서 그냥 두었다.
바쁜 시간을 보내던 S와 N이 다시 만난 것은 S 어머니의 장례식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