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인내와 끈기의 힘

포기하지 않되, 방향은 바꿀 수 있어

by 강훈

딸아, 인내와 고집은 종이 한 장 차이야. 언제까지 버틸 것인가, 언제 방향을 틀 것인가. 그 판단이 지혜인 것 같아. 아빠도 아직 그 경계를 찾아가는 중이야.

아빠 친구가 빵집을 하려다가 꽃집으로 바꾼 거 알지? 3년간 제빵 공부했는데 막상 해보니 새벽일이 너무 힘들더래. 그때 많이 고민했다고 하더라고. “3년이 아까워서라도 계속해야 하나?” 그런데 그 친구는 용감했어. 방향을 바꿨지. 지금 꽃집 하면서 훨씬 행복해하고 있어.


끈기라는 건 목표를 향한 집착이 아니라, 성장을 향한 의지인 것 같아. 산 정상에 오르는 길이 막혔다면 다른 길을 찾는 거야. 포기가 아니라 우회로를 찾는 거지.

네가 한때 의사가 되고 싶어 했잖아. 그런데 피를 무서워한다는 걸 알고 꿈을 바꿨지. 그때 네가 실패한 걸까? 아니야. 너를 더 잘 알게 된 거고, 더 맞는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야.

강물을 봐. 바위를 만나면 뚫고 가려고 하지 않아. 옆으로 돌아가지. 그런데 결국 바다에 닿아. 인내도 그런 거야. 무조건 직진이 아니라 유연한 전진.


아빠가 15년 동안 운영했던 팀을 해체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조금만 더 버티지”라고 했어. 그런데 버티는 게 능사는 아니더라. 때로는 놓는 것도 용기야. 새로운 것을 잡으려면 먼저 손을 비워야 하니까.

끈기의 진짜 의미는 ‘왜’를 잃지 않는 거야. ‘어떻게’는 바뀔 수 있어. 네가 사람들을 돕고 싶어 하는 마음, 그건 변하지 않았지? 다만 의사에서 상담사로 방법이 바뀐 것뿐이야.


씨앗이 땅속에서 견디는 시간을 생각해 봐. 어둡고 답답하겠지. 그런데 그 시간이 없으면 싹을 틔울 수 없어. 우리의 인내도 그래. 보이지 않는 성장의 시간. 네가 “이제 그만하고 싶어”라고 말할 때, 아빠는 항상 물어. “힘들어서? 아니면 의미가 없어서?” 힘든 건 쉬면서 할 수 있지만, 의미를 잃었다면 방향을 바꿔야 해.


에디슨이 전구를 만들 때 1,000번 실패했다는 이야기, 다들 끈기의 예로 들지. 그런데 더 중요한 건 그가 매번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는 거야. 같은 실패를 반복한 게 아니라 다른 실패를 했어.

인내는 시간과의 싸움이 아니라 시간과의 동행이야. “언제까지 참아야 해?“가 아니라 “이 시간 동안 나는 어떻게 성장하고 있나?“를 봐야 해.


포기와 방향 전환의 차이를 아니? 포기는 “난 안 돼”이고, 방향 전환은 “이 길은 아닌가 봐”야. 하나는 자신을 부정하는 거고, 하나는 길을 부정하는 거지.

엄마의 좋은 가치관 중 하나잖아. 포기하고 싶을 때 세 번만 더 해보는 것. 그래도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그때 결정해. 감정적 포기가 아니라 이성적 선택이 되도록.


인생은 마라톤이면서 동시에 여행이야. 끝까지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디로 가는지도 중요해. 잘못된 방향으로 열심히 가는 것보다 잠시 멈춰서 지도를 보는 게 나을 때도 있어.

딸아, 포기하지 말되 고집부리지도 마. 끈기 있게 하되 유연하게. 그게 지혜롭게 살아가는 방법인 것 같아. 네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 잊지 않는다면, 길은 여러 개가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