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생각을 바꾸는 여정은 빠른 여정이 아니다. 멀리 가는 여정이다. 평생 가는 여정이다. 그래서 혼자서는 어렵다.
17세기 영국의 시인이자 철학자 존 던(John Donne)은 이렇게 썼다. “어떤 사람도 그 자체로 온전한 섬이 아니다. 모든 사람은 대륙의 한 조각이고, 본토의 일부다(No man is an island, entire of itself).”
우리는 혼자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 그 연결이 우리를 만든다.
처음엔 괜찮다고 느껴진다. 혼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고, 방법을 배우고, 실천한다. 며칠, 몇 주는 괜찮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외롭다. 힘들 때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 작은 변화를 함께 기뻐할 사람이 없다. 넘어졌을 때 손을 내밀어줄 사람이 없다. 그리고 서서히 멈춘다. 동기가 사라지고, 방향을 잃고, 포기한다.
함께 가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것은 약함이 아니다. 인간의 본성이다.
심리학자 수잔 핀커(Susan Pinker)는 『The Village Effect』에서 놀라운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사람들과 대면으로 상호작용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스트레스 호르몬이 감소하고, 옥시토신(신뢰 호르몬)이 증가한다고. 그리고 이것이 뇌의 구조를 실제로 바꾼다고.
혼자 있을 때와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뇌의 활성화 패턴이 다르다. 함께 있을 때 뇌는 더 활발하게 작동하고, 더 많은 연결을 만들고, 더 건강해진다.
생각을 바꾸는 것도 마찬가지다. 혼자 하는 것과 함께 하는 것은 뇌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함께 하면 새로운 생각의 회로가 더 빨리, 더 강하게 만들어진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을 보면서 배우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변화를 보면서 가능성을 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지지를 받으면서 힘을 얻기 때문이다.
뇌는 혼자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 연결을 위해 만들어졌다.
사회학자 니콜라스 크리스타키스(Nicholas Christakis)는 수십 년간 사회 네트워크를 연구했다.
그가 발견한 것은 놀랍다. 당신의 행동, 감정, 습관은 당신 주변 사람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3단계까지 퍼져나간다.
당신이 금연하면, 당신의 친구가 금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당신 친구의 친구도. 그리고 그 친구의 친구도. 3단계까지. 당신이 행복해지면, 당신 주변 사람들도 행복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3단계까지.
반대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우울하면, 주변도 영향을 받는다. 당신이 포기하면, 주변도 영향을 받는다.
이것은 무서운 이야기가 아니다. 희망의 이야기다. 당신이 생각을 바꾸려 노력하면, 그 영향이 퍼져나간다는 것이다. 당신 혼자만 나아지는 게 아니라, 당신 주변도 함께 나아진다는 것이다.
함께 간다는 것은 서로를 위한 것이다. 내가 나아지면 당신도 나아지고, 당신이 나아지면 나도 나아진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함께 간다는 것은 같은 목표를 가진다는 뜻이 아니다.
당신은 불안을 다루려 하고, 다른 사람은 우울을 다루려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자존감을 높이려 할 수 있다. 목표는 다르다. 하지만 방향은 같다. 모두 생각을 바꾸려 하고, 모두 나아지려 하고, 모두 성장하려 한다.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이면 충분하다.
심리학자 알버트 반두라(Albert Bandura)는 사회학습이론(Social Learning Theory)을 개발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관찰하며 배운다는 것이다. 누군가 시도하는 것을 보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누군가 실패하고 다시 일어나는 것을 보면, 나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을 배운다.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과 함께하면, 서로가 서로의 거울이 된다. 서로를 통해 배운다. 서로에게서 용기를 얻는다.
함께 간다는 것은 모든 것을 공유한다는 뜻이 아니다.
깊은 고백을 할 필요도 없고, 모든 비밀을 털어놓을 필요도 없다. 부담스러울 필요가 없다.
간단한 것들을 나누면 된다.
“이번 주 어땠어?” “나는 이런 게 어려웠어.” “나는 이런 작은 변화가 있었어.” “너는 어떻게 했어?”
이 정도면 충분하다.
작가 브레네 브라운(Brené Brown)은 『Daring Greatly』에서 말했다. “취약성을 보이는 것은 약함이 아니라 용기다.” 완벽한 모습을 보이려 하지 말고, 지금 있는 모습 그대로를 나누는 것이다.
“나도 힘들어.” “나도 잘 안 돼.” “나도 넘어졌어.” 이런 말들이 오히려 연결을 만든다. 완벽한 사람과는 연결되기 어렵다. 하지만 불완전한 사람과는 연결될 수 있다.
무엇을 나눌 것인가. 완벽함이 아니라 과정을. 성공이 아니라 시도를. 답이 아니라 질문을.
“함께 가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건 알겠어. 그런데 어디서 찾아?”
이 질문이 자연스럽다. 주변을 둘러봐도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모두 바빠 보이고, 모두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고민을 한다. 보이지 않을 뿐이다.
몇 가지 방법이 있다.
가까운 사람에게 물어보기. “요즘 나 생각 바꾸는 것에 관심 있는데, 너도 관심 있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나도 그래”라고 말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같은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모임,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의 그룹.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을 필요는 없다.
독서 모임이나 스터디 그룹. 생각, 마음, 성장에 관한 책을 함께 읽는 모임을 만들거나 참여한다.
상담이나 코칭 그룹. 전문가가 이끄는 그룹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완벽한 사람을 찾으려 하지 마라. 같은 방향으로 가려는 사람이면 충분하다.
함께 가다 보면 비교하게 된다.
“저 사람은 빨리 나아지는데, 나는 왜 이렇게 느릴까.” “저 사람은 안 넘어지는데, 나는 왜 자꾸 넘어질까.”
비교는 자연스럽다. 하지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는 사회비교이론(Social Comparison Theory)을 제안했다. 우리는 자신을 평가하기 위해 다른 사람과 비교한다고.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보는 것은 다른 사람의 겉모습뿐이라는 것이다.
당신은 당신의 모든 것을 안다. 힘든 순간, 넘어진 순간, 자책하는 순간. 하지만 다른 사람의 그런 순간은 보지 못한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 본다.
그래서 비교하면 항상 내가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진실은 이것이다. 모두 비슷하다. 모두 힘들고, 모두 넘어지고, 모두 자책한다. 단지 보이지 않을 뿐이다.
함께 가되,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그 사람의 여정과 나의 여정은 다르다. 속도도 다르고, 방식도 다르고, 과정도 다르다. 그것이 자연스럽다.
함께 가는 사람은 거울이다.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여준다. 내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을 알려준다.
“너 요즘 많이 나아진 것 같아.” 나는 느끼지 못했는데, 다른 사람이 보면 보인다.
“너 지금 자책하고 있어.” 나는 몰랐는데, 다른 사람이 알아챈다.
“너 예전보다 훨씬 친절해졌어.” 나는 변한 것 같지 않은데, 다른 사람은 변화를 본다.
거울은 판단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보여줄 뿐이다. 함께 가는 사람도 그렇다. 판단하지 않고, 조언하지 않고, 고치려 하지 않는다. 그저 보이는 것을 말해준다.
“내가 보기엔 이래. 너는 어떻게 생각해?”
이 정도면 충분하다. 서로에게 거울이 되어주는 것, 그것이 함께 가는 방법이다.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서, 항상 함께 있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다. 조용히 앉아서 생각하는 시간,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 아무도 없이 나와 마주하는 시간.
심리학자 도널드 위니캇(Donald Winnicott)은 말했다.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은 정서적 성숙의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함께 있을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 혼자 있으면서도 외롭지 않은 것, 혼자 있으면서도 괜찮은 것.
함께 가되, 때로는 혼자 걷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만나서 나누는 것이다. 혼자 있을 때 배운 것을, 혼자 있을 때 발견한 것을.
균형이 필요하다. 함께와 혼자 사이의.
나도 오랫동안 혼자 갔다.
책을 읽고, 생각하고, 실천했다. 혼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혼자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싫었다. 완벽하지 않은 모습을, 힘든 모습을. 하지만 혼자서는 멀리 가지 못했다. 잘하다가 멈추고, 다시 시작하다가 또 멈추고. 반복했다.
2년 전쯤, 작은 모임에 들어갔다. 책을 함께 읽는 모임이었다. 처음엔 어색했다.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 불편했다.
하지만 조금씩 나누기 시작했다. “나는 이번 주 이런 게 어려웠어.” “나는 이렇게 넘어졌어.” 그러면 다른 사람들도 나눴다. “나도 그래.” “나도 비슷해.”
그때 알았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것을. 나만 넘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모두 비슷하다는 것을.
그 모임은 나를 지탱해줬다. 혼자였으면 포기했을 순간에, 함께여서 계속했다. 지금도 한 달에 한 번 만난다. 완벽하지 않지만, 함께 가고 있다.
시작했고, 지속했고, 넘어졌고, 일어났고, 함께 가고 있다.
혼자서는 멀리 갈 수 없다. 함께 가야 한다.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을 찾고, 과정을 나누고, 비교하지 않고, 서로에게 거울이 되어주는 것이다.
다음 챕터에서는 의미를 찾는 것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왜 이 여정을 가는가, 그 의미가 당신을 끝까지 가게 만든다.
함께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