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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헤다 Apr 22. 2022

밥 먹다 김치국물이 튄다면..

밥먹다 옷에 음식이 묻어도 행복할 수 있을까?

 내가 종종 가는 양푼이 김치찌개 전문점은 정말 맛집이다. 점심 식사로 맛있게 김치찌개를 먹었다. 정말  집은 맛있다. 라면 사리를 추가해서 넣어 먹으면 정말 예술이다.

 그렇게 정신없이 먹다보면 김치국물이 튄다. 흰색 옷을 입고 가는 날은 특별하게 조심을 해야 한다. 앞치마를 둘러도 좋다.  앞치마를 선호하지 않는다. 식사 후에 그것을 목에 걸고 집까지  적이 있어서  뒤로는 식당 앞치마를 하지 않는다. 그렇게 밥을 먹을  익숙하게 겪는 일이 있다.  거의  먹었을 ,  숟갈만  먹고 마무리 해야겠다고 생각할   김치국물이 옷에 튄다. 하지만 나는 그런거 생각하지 않고 먹는다. 사실 혼자 먹을 때에는 그렇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설령 튀었다 할지라도  상황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혼자 먹을  모르는건 왜일까?   없다. 안보여서 그렇다. 맞다.  안보인다. 

 그런데 언제 그걸 알게 될까? 누군가와 같이 먹을 다. 옷에 그렇게 튀면 곧바로 앞 사람이 알려준다.  그럴까? 맞다. 잘보여서 그런거다.  흉보고 싶어서, 놀리고 싶어서가 아니라 눈에 훤히  보여서 그런거다. 그런 상황이 되면 일단 짜증부터 나고 민망스러워진다. 그래서 나름 물수건을 써보고 최대한 방법을 사용하지만 사실 별반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 닦아도 얼룩은 남는다. , 한가지 바뀌는 것이 있다. 바로 입맛이 바뀐다.  맛이  떨어진다.  먹을 때까지 신경쓰여서 맛있게 먹는 것은 이미 망한 상태다. 돌아와서도 내내 신경쓰인다. 거의 하루 종일 기분이 망치는 셈이다. 김치국물 살짝   치고는 대가가 크다. 혼자 먹을 때에는  안보이지만, 사무실에 들어와서 알게 되거나 정말 뒤 늦게 알게  도 있는데 집에 돌아와서 옷을 갈아입으면서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순간부터 신경을 쓰고 기분도 나빠진다.  

 한 번 잘 생각해보자. 그걸 인지하기 전까지는 어땠는가?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옷에 뭐가 묻은줄 몰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또 한 번 잘 생각해보자. 알고나서 수습이 되었나? 아니다. 그냥 기분만 망가졌을 뿐이다. 그래서 난 그 뒤로 누군가 옷에 묻었다고 알려주면 이렇게 반응을 한다.

 “괜찮아요. 저는 안보여요. 하하하”

 어떻게 보면 무슨 정신상태인가 싶을거다. 그런데 과연 그게 이상한걸까? 오히려 그게 내 하루의 시간, 심지어 식사시간 자체를 망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설사 그것을 신경을 써도 해결되지 않는다. 이 전제가 가장 중요하다.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가장 명백한 이유는 어차피 신경을 써도, 그에 관해 어떤 대처를 해도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런 상황이 정말 불편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 때문에 자기 자신이 한심해 보이기 때문인가? 아니면 자기 자신이 정말 더럽다고 느껴져서인가? 스스로 그런 일로 그렇게까지 생각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신경이 쓰이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그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자. 길을 가다가 마주친 누군가의 옷에 얼룩이 있다고해서  사람을 더럽게 생각하거나 - 물론 그럴수도 있지만 -  사람을 하루 종일 기억하면서 걱정해주고 빨리 옷을 세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정도면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야 한다. 길에서 마주친 불특정 다수가 아니더라도  직장 동료와 식사를 하고  동료의 옷에 얼룩이 생겼다고 퇴근할 때까지  사람 걱정을 해주고,  사람 옷의 얼룩이 신경쓰여서 내가 업무를 하는데 방해가 되고 계속  얼룩이 생각나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한마디로 별로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는 말이다. 정작  스스로는 다른 사람이  것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지만 바로  다른 사람은 나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다. 나와 함께 식사했던 사람은 이미 관심도 갖지 않는 일을 나만 신경쓰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심지어 다른 누군가가 ‘어떻게 생각할지 때문에 말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정도로 관심이 있는것은 아니다. 그러니 옷에 음식물이 튀었을  굳이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신경을 쓴다고 해결되지도 않고, 밥도 맛없어진다. 그러니 ‘ 어쩔  없지.’ ‘빨면 되지.’ ‘ 이참에 옷을 하나 사지.’ 라는 생각으로 접어버리고 마저 밥을 맛있게 먹으면 된다.


  시간에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옷의 얼룩을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식사시간이라는 , 그리고  앞에 있는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자체가 중요한 일이다. 실제로 그런 상황에서 쿨하게 대처할 , 상대방도  민망하고,  뻘쭘하게 곧바로 식사를 즐길  있다. 계속 기분이 나쁜 상태로 식사를 하면 함께 식사하는 사람도 마음이 불편하고 제대로 식사를 못한다.

  행복은 옷의 깨끗함과 실수 없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더라도 상관없다는 여유로움에서 작은 행복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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