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활짝이에게(feat. 활짝이에게 보내는 편지)

by 닥터추박사

우리 처음 만난 날, 아빠가 너에게


안녕, 활짝아.
우린 어제 처음 만났지.
정말 오래, 그리고 간절히 널 기다렸단다.


나는 너의 아빠야.
앞으로 너를 안아주고,

지켜주고,
웃게 해주고,
가끔은 잔소리도 하겠지만
무조건 사랑하며 살아갈 사람이란다.


올해 1월,
너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을 때...
솔직히 말하면 아빠랑 엄마는 조금 당황했어.


너의 둘째 언니, 똑똑이를 낳은 지 겨우 1년.
아직도 기저귀 채우고

우는 소리에 뛰쳐나가던 그 시점에
너라는 또 하나의 기적이 찾아왔다는 건
정말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거든.


하지만 그 당황은 아주 잠시,
너의 존재를 확인한 순간부터
우린 참 감사하고 행복했단다.


“세 번째 아이구나”라는 생각보다
“또 한 번의 사랑이 우리에게 찾아왔구나”라는 마음이
더 크게 다가왔어.


그때부터 아빠랑 엄마는
매일 너를 기다렸어.
눈에 보이지 않아도,
가만히 손을 얹어 너를 느끼며
아주 천천히,
아주 깊이,
마음으로 너와 인사를 나눴단다.


20주가 되었을 무렵,
의사 선생님께서 너의 심장이 조금 좋지 않다는 말씀을 해주셨어.


그 순간,
아빠의 마음은 쿵 내려앉았어.
언니들처럼 건강하게 태어날 줄로만 알았는데...
우리 활짝이는 조금 특별하게 세상에 올 준비를 하고 있구나,
생각했지.


그때부터 아빠와 엄마는
조금 더 조심스럽게 너를 지켜봤단다.
초음파를 볼 때마다
그 작은 심장이
‘뚜, 뚜, 뚜’ 소리를 내는 걸
더 오래, 더 집중해서 바라봤어.


너의 상태가 나아지길 바라고,
좋은 소식만 들리길 기도했지.
그리고 너는....
우리의 바람처럼 정말 잘 버텨줬단다.


호산병원에서 마지막 산전 검사를 받았을 때도

세브란스에서 정밀 초음파를 받았을 때도
과가 기대만큼 좋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믿었어.
우리 활짝이는 분명 건강하게 올 거야.

간절한 믿음은,
가끔은 의학보다 더 큰 힘이 되는 법이니까.


그리고 어제 새벽,
그토록 기다렸던 날이 찾아왔지.


평소처럼 아침 5시 반에 일어났지만
그날은 달랐어.
그날은... 너를 만나는 날이었으니까.


짐을 싸고 병원으로 향하며
아빠는 차 안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그냥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단다.
그 손 안에서 전해지는 두근거림은
설렘과 걱정이 한꺼번에 흐르는 특별한 떨림이었지.


7시 반에 입원하고,
엄마는 수축제를 맞으며 출산 준비에 들어갔어.


사실 아빠는 세 번째 출산이라
조금은 여유 있을 줄 알았어.
하지만 아니었어.
너무나도 간절히 기다렸던 너라서
그 어느 때보다 긴장되고, 애틋하고,
마음이 조심스러웠단다.


시간이 흐르고,
진통이 점점 강해지며
엄마는 힘겹게 싸움을 이어갔어.


5시간... 10시간...
그 시간 동안 너는 여전히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고,
아빠는 엄마의 손을 잡은 채
“활짝아, 어서 오렴”

마음속으로 계속 불러봤단다.


그리고,
오후 7시.

마침내,
너는 세상에 그 작은 몸을 내밀었어.


그 조그마한 입으로
힘차게 울음을 터뜨리는 너를 본 순간,
아빠는 온 마음이 벅차올랐어.


네 울음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처럼 들렸단다.


아빠는 네 탯줄을 직접 자르고 싶었지만
상황이 다소 긴박해서 그럴 수 없었단다.
그래도 괜찮아.

너는 그 울음소리 하나로
이미 우리 모두를 감동시켰으니까.


엄마 품에 잠시 안긴 뒤,
너는 인큐베이터에 들어가
신생아 중환자실로 갔어.


작고 여린 너의 모습을 보는 순간
아빠는 무너질 뻔했지만,
동시에 너무나도 고마웠어.
“활짝이가 우리 곁에 와줬구나.”


엄마가 회복실로 가 있는 동안
아빠는 신생아실에서 너의 상태를 듣고,
너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바라봤단다.


그리고 곧 엄마에게 달려가
너의 사진을 보여주며 말했지.


“여긴 아빠 닮았어,
이건 엄마 닮았고...
이 입매는 사랑이 닮았고,
이 눈빛은 똑똑이 같아.”


아빠랑 엄마는
그 작은 얼굴 하나하나를 보며
한참을 웃고, 또 웃었어.


너는 아직 말도 못 하고,
움직임도 미약하지만
이미 우리 가족의 중심이야.


앞으로 네가 자라서 처음 웃고,
처음 걸으며,
처음 “아빠”라고 불러줄 그날을
아빠는 너무도 기다리고 있어.


네가 힘들고 지칠 때마다
언제든 너의 편이 되어줄게.
바람막이처럼, 나무처럼
든든하게 네 곁을 지킬게.


사랑하는 활짝아,
네가 우리 가족이 되어줘서
정말 고맙고, 또 고마워.


너는 단순히 셋째가 아니야.

우리의 기적이고, 선물이고,
완성된 사랑이란다.


앞으로 함께할 모든 날들,

매일매일 너를 안아주고
말해줄게.

“아빠는 널.... 정말 많이 사랑한단다.”


평생 너를 사랑하고 지켜줄 아빠가



https://blog.naver.com/lain1004lain/223579327581

(셋째 활짝이를 낳은 직 후 내가 쓴 글이다. 그 때의 감정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원문도 남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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