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믿는 건 항상 옳다."
속으로는 부정하고 싶지만,
마음 한 켠엔 이런 생각이 있다.
아주 오래된 친구처럼, 나도 모르게 내 옆에서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확증 편향이란
우리가 이미 가진 믿음이나 선호를 강화하기 위해
정보를 해석하거나 선택하는 경향을 말한다.
이러한 편향은 스포츠 응원과 같은 일상적인 상황에서도 쉽게 드러난다.
나는 가끔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LOL)을 보는데,
그 중에서도 T1이라는 팀을 응원한다.
네이버 승부 예측을 할 때면,
거의 T1 승에 투표한다.
사실, ‘객관적인 전력 분석’이 필요하다는 걸 안다.
상대 팀이 더 강할 수도 있다는 것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우리 T1이니까.”
이게 바로 확증 편향이다.
내가 가진 믿음을 지키기 위해,
그 믿음을 강화하는 정보만 쏙쏙 골라서 믿고,
그 믿음을 깨는 정보는 아예 보지 않거나
“그건 예외야”라며 외면해버리는 것.
비슷한 확증 편향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내 확고한 믿음에서도 드러난다
‘부동산은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오른다.’
그 믿음은 내 안에 깊이 뿌리 내려 있다.
그래서일까.
부동산 상승 관련 뉴스는 1초 만에 클릭하지만,
하락이나 침체에 대한 기사는 “클릭할 시간 아깝다”며 넘긴다.
실제로는 그 뉴스가 더 현실적일 수도 있는데도 말이다.
이러한 현상은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한 사람들에게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자신이 투자한 것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에 사로잡혀
장밋빛 전망만 바라보고,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철저히 외면한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확신은 편안함을 주지만,
동시에 위험을 가리기도 한다.
우리가 그렇게 믿고 싶은 이유는 단순하다.
확신은 불안을 덜어준다.
그리고 사람은 불안할 때,
자신의 확신을 뒷받침해 줄 ‘증거’를 찾기 마련이다.
“그 믿음, 진짜 맞는 걸까?”
믿음은 나를 지탱해주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를 가두는 벽이 되기도 한다.
때론 이렇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혹시, 내가 틀릴 수도 있지 않을까?”
그 질문 하나가,
확증 편향이라는 안경을 벗는 첫 걸음이 된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가정을 해보자.
그 순간, 생각의 유연성이 시작된다.
자기 믿음과 반대되는 증거를 일부러 찾아보는 훈련도 효과적이다.
유튜브 알고리즘과 포털의 뉴스 추천은
내 취향을 강화시킬 뿐이다.
의도적으로 ‘반대편의 콘텐츠’를 찾아보는 습관을 들이자.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과도 말을 섞어보자.
비난이나 설득보다 더 중요한 건
이해하려는 태도다.
내 생각을 ‘절대 진리’로 대하지 말자.
정답보단 질문을 많이 던지고,
끊임없이 수정해 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가 그렇게 믿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근거는 충분한가?
혹시 감정이나 소망에 기반한 건 아닐까?
자기 믿음에 ‘왜’를 붙여보자.
거기서부터 진짜 생각이 시작된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믿음을 만든다.
정치적 성향, 소비 습관, 사람에 대한 판단, 인생의 방향까지.
하지만 그 믿음이 곧 진실은 아니다.
진실은 때로 믿음을 꺾고,
내 예상을 배반하며,
고정관념을 흔들기도 한다.
믿음이 편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 믿음이 나를 가두기 시작하면,
오히려 진짜 배워야 할 것들을 놓치게 된다.
확증 편향은 누구에게나 있다.
지식이 많을수록,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오히려 더 뿌리 깊게 자리 잡는다.
하지만 그걸 인식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
진짜 성장은 언제나
불편함의 문을 열고 나갈 때 시작되는 편.
“내가 가진 모든 믿음은 틀렸을 수도 있다.”
이 불편한 문장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용기.
그것이 더 나은 결정을 만드는 시작이다.
* 확신보다 더 중요한 건 '질문'이고,
정답보다 더 소중한 건 ' 생각을 바꾸는 용기'다.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아닌 정보는 무시하는 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