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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못함을 끝내자.

by 닥터추박사

본인의 일상에서 자이가르닉 효과를 느껴본 적이 있나요?

5줄 이상 글쓰기를 해주세요.

(심화)

추가적으로, 일상에서 자이가르닉 효과를 잘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 회의를 할 때, 중요한 안전을 이야기하다 잠깐 휴식 시간을 가지면, 사람들의 쉬면서 그 안건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지 않을까?

그리고 자이가르닉 효과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 티저, 선공개 등의 마케팅 광고를 보고 충동적으로 구매 예약을 하기보다는, 후기나 다른 자료들을 더 찾아보고 천천히 물건을 구매한다.



끝나지 않은 일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때가 있다.
해야 할 줄은 알지만,

손이 쉽게 가지 않는 일.

마무리되지 않은 이메일,

결말을 남긴 드라마,
한 문단을 채우지 못한 원고처럼...
그 일들은 오늘도 조용히 내 머릿속을 두드린다.


이처럼 ‘끝나지 않음’은

단순한 상황이 아니라
우리 뇌가 보내는 일종의 심리적 알람이다.


심리학자 블루마 자이가르닉은
사람들이 완료된 일보다

미완성된 일을 더 잘 기억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녀의 이름을 딴 자이가르닉 효과는
우리 일상 속 미묘한 불안과 동기의 근원을 설명해 준다.



"끝내지 못한 일은 끝낼 때까지 우리를 놓아주지 않는다."


미완성된 일은 뇌 속에서

‘열려 있는 파일’처럼 남아 있다.
마치 저장하지 않은 워드 파일처럼
그 존재가 계속 신경을 자극하고 집중을 방해한다.


반대로 끝난 일은 '닫힌 파일’로 간주돼 기억에서 멀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가끔 어제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해도,
끝내지 못한 일은 며칠이고 몇 달이고 끙끙 앓듯 떠올린다.


나에게도 있었다.

자이가르닉 효과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일이.

바로 끝내지 못한 글들.


글을 쓰다 멈춘 적이 있다.
흐름이 막혀서 ‘내일 마저 써야지’ 하고 잠시 덮었다.

하지만 그 글은 다음 날까지도,

그다음 날까지도
머릿속을 배회하며 나를 쫓았다.


다른 일을 해도 집중되지 않았고,
하루의 끝에서 “아직 그 글이 안 끝났지...”라는 불안이
지우개처럼 내 하루의 성취감을 지워버렸다.


비슷한 경험은 독서 중에도 자주 느낀다.

책을 읽다가 중간에 멈추면,

다음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맴돌며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흥미로운 점은,

미완성 상태가 오히려 책을 다시 집어 들게 하고

내용을 더욱 집중해서 읽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자이가르닉 효과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1. 작업을 단계별로 분할하자.


큰 목표는 두렵다.

큰 작업을 한꺼번에 끝내려 하지 말고,

작은 단계로 나누어 진행하자.

작업을 단계별로 쪼개면

각 단계를 완료할 때마다 성취감이 쌓이고,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2. 체크리스트를 활용하자.


눈으로 보이는 ‘끝남’은

심리적으로 큰 동기부여가 된다.
체크리스트에 완료가 하나씩 추가되며
뇌는 “이 일은 잘 마무리되고 있어”라고 인식한다.


3. 작업 중단 타이밍을 설계하자


일부러 중간에 끊어두면,
자이가르닉 효과가 다음 시작을 유도하는 자극이 된다.
단, ‘언제 다시 시작할지’를 함께 정해 두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끝내지 못한 일이

늘 성과를 부르지는 않는다.


자이가르닉 효과는 이면도 있다.
미완성된 일이 많아질수록 마음은 더 산란해지고,
심리적 피로도는 쌓여간다.


할 일이 많은 게 아니라,
‘끝내지 못한 일이 많다는 느낌’이 우리를 지치게 한다.

그래서 균형이 필요하다.


자이가르닉 효과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다섯 가지 습관


1. 현실적인 계획 세우기


오늘 할 일은 ‘내가 실제로 해낼 수 있는 양’만 담자.
무리한 계획은 오히려 내일로 미뤄질

‘미완성 리스트’만 늘릴 뿐이다.


2. 우선순위 정하기


급한 일보다 중요한 일을 먼저 하자.
자꾸만 밀리는 중요한 일이

‘미완성 압박’의 주범이 된다.


3. 마무리보다 중단 전략이 중요할 때도 있다


일을 다 끝내기 어렵다면,

어디까지 했는지를 기록하고
‘다시 시작할 시점’을 확실히 정해두자.
이것만으로도 뇌는 안정감을 느낀다.


4. 완료한 일을 돌아보자


끝낸 일에 대해 충분히 자부심을 느끼자.
작은 일도 ‘완료’라는 레이블을 붙이면
자존감은 쑥쑥 자란다.


5. 마음 건강 챙기기


‘끝내야 한다’는 압박이 모든 걸 잠식하지 않도록
운동, 명상, 대화, 취미 등으로

정서적 균형을 회복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미완성에서 자유롭고 싶다면,

먼저 그 미완성을 인정하자.


‘아직 끝내지 못한 일이 있다’는 건
우리가 계속해서 무언가를 이루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니 오늘의 미완성이
내일의 동력으로 남을 수 있도록
조금씩, 그리고 꾸준히
그 일을 끝내가는 연습을 해보자.


우리는 완벽한 끝맺음을 꿈꾸지만,
삶은 늘 불완전한 상태로 흘러간다.


그러나 그 미완성 속에서
우리는 배우고, 성장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오늘도 완벽하게 끝내지 못했더라도 괜찮다.
중요한 건, 끝내려는 의지와 방향성이다.


끝나지 못함을 끝내기 위한 오늘의 작은 실천이
당신을 더 나은 내일로 데려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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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 사용된 심리학 개념들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


완결된 내용보다는 미해결 문제나, 완료되지 않은 과제가 기억을 더 강하게 하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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