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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iny Oct 10. 2019

캠핑카를 픽업해보자(feat. 장보기)

우당탕탕 캐나다 로키 여행


캐나다에 도착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여전히 시차로 인해 낮에 계속 잠이 쏟아졌다. 어릴 땐 이렇지 않았는데.. 이래서 렌터카 업체에서 도착 당일 렌트를 안 해준다는

얘기가 도는 것 같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꽤나 현실적인 얘기다. 도착 당일에는 안전을 위해 운전을 안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전 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캘거리에 도착해서 빠르게 잠들었다. 렌터카 픽업 시간을 10시로 해놨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야 했다. 호텔 1층에 가서 조식을 먹는다. 대략 7시도 채 되지 않은 시각. 부지러한 한국인 홍홍홍 하면서 내려갔는데 웬걸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있었다. 근데 전부 한국인(...)


짐을 정리하고 체크아웃을 하고 대략 8시쯤 호텔을 나와 렌터카 업체로 향한다. 렌터카 업체에서 보낸 메일을 보니 오픈 시간은 9시였는데 너무 늦게 가면 다른 사람들 기다리고 설명 듣고 하느라 2시간 정도는 소요된다길래 그냥 오픈 시간보다 조금 더 일찍 가기로 했다. 그리고 이것 또한 신의 한 수가 된다.


https://www.motorhomerepublic.com/ 모터홈 리퍼블릭을 통해 이용한 곳은 Compass Campers라는 회사였는데 막상 주소를 찍으니 Fraserway가 나왔다. 알고 보니 뭐 compass campers가 fraserway의 자회사인 듯?


호텔에서 제공하는 셔틀버스를 타면 공항을 찍고 여기저기 다 돌고 렌터카 사무실로 가서 대략 1시간 정도 소요된다길래 고민 끝에 또 택시를 이용한다 (어제부터 시작된 자본주의 여행) 생각보다 먼 거리를 간다. 그리하여 도착한 fraserway 캘거리 사무실.



주차장에는 이미 누군가가 이용할 캠핑카들로 가득 차 있었고 대략 8시 반에 도착해서 열기는 했을까? 싶었지만 이미 직원들은 출근해 있었고 다행히 픽업 절차를 밟을 수 있었다. 결과론이지만 8시 반에 가서 차를 타고 나오니 대략 9시가 조금 넘은 상황. 일찍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손님이라 그런지 분주함이 없고 여유가 넘치는 사무실. 대기석도 있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커피도 마실 수 있다. 그만큼 오래 기다릴 수 있다는 거.


간단한? 확인 절차를 거쳤다. 가격이나 기간이나 보험이나 신분증 신용카드 확인 등등. 한국에서 비용을 다 지불한 줄 알았는데 현지에서 지불하는 비용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캠핑카 예약사이트(모터홈 리퍼블릭)에서 제공한 보험을 들었는데 fraserway에서 제공한 보험을 또 들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렌트 기간 내내 지불해야 하는 보증금이 대략 6천? 7천 CAD. 강제 가입하란 얘기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보험에 가입했는데 이게 나중에 신의 한 수가 된다.



캠핑카 여행 중 좁은 캠프 site에서 주차를 하려다가 옆에 서있는 나무를 보지 못하고 측면을 조금 긁어버렸다. 남은 여행기간 내내 신경 쓰였고 반납할 때도 돈 많이 드려나 걱정했는데 '너네 첨 빌릴 때 가입했던 그 보험으로 다 해결돼' 라면서 안심시킨다. 청구비 0원..(은 아니지.. 보험비는 냈으니)


평소 운전해본 적 없는 커다란 덩치의 렌터카이니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러니 돈 아깝다는 생각 말고 보험 꼭 들자. 나중에 돈값한다. 반납 절차도 쉬워진다. 겉이든 안이든 대충 슥슥 보고 지나간다.


렌터카를 픽업하기 전에 궁금했던 한 가지를 물어본다. 서류 상 렌터카 반납일은 7/20일이다. 매일 정오까지만 반납을 받고 그 시간을 넘겨서 반납하면 추가 비용이 든다고 한다. (하루 더 빌리는 비용이 더 싸다..)


나 같은 경우 19일 밤 밴쿠버로 떠날 예정이라 19일 정오에 반납을 하면 일정이 조금 붕 떠서 아예 그냥 20일까지 빌리고 19일 늦은 오후 반납을 하기로 했다. 그러면 추가 요금이 들지 않겠지?라는 생각이었는데 실제로 이게 가능한지는 현지 사무실에서 확인이 필요했다. 그래서 물어보니 괜찮다고 하네 실제로도 19일 오후에 반납하니 별다른 추가 요금이 들지 않았다.



사무실에서 캠핑카 인도에 필요한 간단한 서류 절차를 끝내고 주차장으로 나가 Van Conversion 캠핑카로 향한다. 진짜 수개월간 인터넷에서 열심히 검색해도 저 차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지 못해서 도대체가 잘한 선택인지 반신반의했는데 실제로 보게 되다니 정말 영광인 수준.


차는 생각보다 컸다 2018년식 Ford Transit인데 외형은 길이 6.8미터, 너미 2.1미터 높이 3.1미터, 실내높이 1.9미터 정도.


캠핑카의 크기를 잘 아는 게 중요한 이유는, 캠핑장을 예약할 때 차량의 크기에 따라 예약할 수 있는 곳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차량의 길이? 가 수용 가능한 캠핑장 규격을 조금 넘는 건 괜찮아 보인다. 실제로, 캠핑장 예약할 때

딱 한 곳이 22' 이하 VAN/PICKUP만 가능한 곳이었는데 22'4"(6.8M)인 이 차량도 간신히? 들어갈 수 있었다. 캠핑장이 수용 가능한 차량 크기보다 한 규격 정도 차이 나는 건 괜찮은 것 같다.


엄청 크고 무거운 차지만 V6 가솔린 엔진은 가볍게 차를 움직인다. 차를 렌트할 때 Convenience Kit는

원래 인당 1 SET씩 주문하는 게 추천이었는데 2명 당 1개만 주문해도 충분해 보여서 1 SET만 주문했다. 실제로도 2인 1 SET가 적당해 보였다.


다른 블로그 글을 보니 차량을 픽업할 때 설명 엄청 해주고 한 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이 차는 작아서? 그런지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근데 이렇게 설명해줄 때 딴생각하거나 딴짓하면 나중에 고생하니 귀 기울여 듣자


그리고 설명을 채 해주지 않은 내용들도 있다. 예를 들면 차량 내 전기가 나갈 경우 두꺼비집 같은 곳을 열어서 내려간 차단기를 다시 올려야 한다거나 물을 따뜻하게 하고 싶을 땐 전기가 아닌 프로판 가스를 이용해야 한다거나. 이런 것들은 차차 여행기를 올리면서 자세히 설명해보겠다.



정면에 보이는 문이 화장실/샤워실 문이고 널찍한 소파는 조정하면 침대로 변한다. 거의 킹 사이즈 침대 수준. 실내 높이가 1.9미터라 웬만한 성인 남성은 일어서도 머리 공간이 충분히 남는다. 천장 양 옆으로는 수납장이 있다. 꽤나 공간이 넓어서 이것저것 쑤셔 넣기 좋다. 저 소파 아래에도 수납공간이 있다. 생각보다 많은 물건들을 차에 담을 수 있다. 고심해서 차를 설계한 티가 난다.



화장실이 어떨지 정말 걱정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깔끔해서 안심되었다. 하지만 작은 캠핑카 안에 있을 거? 다 있는 화장실을 만들다 보니 너무 비좁았다. 그래서 출발 전, 샤워 같은 건 캠핑장 내 시설을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캠핑카 내부 화장실을 자주 이용했다. 세면대는 화장실이 작은 만큼 쁘띠 사이즈다. 여기서 세수도 하고 양치질도 했다. 문득 그립네 호텔로 치면 7박을 한 곳에서 한 셈이니 정들 만도 하지..



뒤를 돌아보면 캠핑카 앞부분이 보인다. 왼쪽에 싱크대와 가스레인지 그리고 그 아래로 전자레인지와 냉장고가 보인다. 운전석과 바로 연결된다. 운전석 바로 위에도 무언가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히 많다.



원래 빌리고 싶었던 차는 바로 이런 모터홈 형태의 차량이었다. 정말 본격 캠핑카다운 모습에 끌린 것. 결과적으로는 2인 이하 소규모 인원이 여행한다면 내가 빌린 Van Conversion 차량이 훨씬 더 탁월한 선택으로 보인다. 차량 연식도 오래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운전이나 주차가 편했다.


차에 대해서는 쓸 말이 많다. 한 번에 정리하긴 어렵고 포스팅을 계속하면서 때마다 적어보겠다. 아무튼 만족 또 만족했던 캠핑카 캠핑카 픽업이 제대로 되고 나서야 안심했던 기억이 난다. 뭐 하나라도 잘못되었다면

여행 일정이 꼬이거나 전체를 망칠 수 있어서 한국에서부터 무척 조마조마했었다.


아무튼 아침 일찍 렌터카 사무소에 가서 픽업을 한 덕분에 아침 10시도 채 되지 않아 사무소를 나와 월마트에 갈 수 있었다. 장장 일주일간의 식량을 사야 했기에 월마트 방문은 필수다


로키산맥에 한 번 들어가면 생필품을 다양하게 혹은 값싸게 구할 수 있는 곳이 없다. 우리네 시골 동네에 대형 마트가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 그래서 꼭 캘거리에서 밴프로 가기 전에 근처 대형 마트에 가서 음식과 생필품을 사야 한다. 그래서 렌터카 사무소 근처 월마트로 향했다.


차로 대략 20분 정도 걸렸는데 처음 운전하는 캠핑카와 익숙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렇게나 거대한 차는 난생처음 운전해봤다. 다행히 선명한 후방 카메라 덕분에 후진도 어렵지 않았고, 높이에 비해 차폭과 길이가 거대하지 않아 그냥 스타렉스 롱바디 버전을 운전한다는 느낌?


거대한 덩치를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엔진 힘도 넘쳐나서 캠핑카 여행 막바지에 차에 익숙해질 무렵 제법 속도를 즐길(?) 수 있었다. 다만, 캠핑카를 운전할 때 무리하게 운전할 경우 뒤에 있는 물건들이 와장창 쏟아지는 건 감내해야 한다.



하와이에서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월마트를 캐나다에서 다시 한번 방문한다. 일주일치 식량과 생필품을 구해야 해서 물건 하나하나 신경 써가며 고르느라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무얼 사느냐는 정말 개인의 취향 영역이지만 캠핑장에서 구워 먹을 고기는 아마 누구나 사지 않을까?



굉장히 싼 값에 (캐나다) 국내산 소고기를 구할 수 있다. 캠핑장에서 대략 6박 정도 할 예정이고 불을 사용할 수 있는 캠핑장도 있어서 소고기 스테이크 돼지고기 목살 꼬치 형태의 고기 등 정말 다양하게 구입했다.


캠핑카 내부에 전자레인지도 있어서 냉동식품도 몇 개 구입했다. 우연히 산 전자레인지용 립이 진짜 맛있었다. 고기를 화로에 구울 때 필요한 1회용 그릴도 구입했다. 진짜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으니 보이면 꼭 구입하자.


나머지 집게 가위 등은 캠핑카에 있는 컨비니언스 키트에서 해결 가능했다. 기타 물품들이야 개인의 취향대로 구입하면 된다. 몇 봉투가 나왔다. 장을 한 20여 만원 본 듯? 근데 저 봉투마저도 정말 유용하게 사용했다. 차 내 쓰레기봉투로.




월마트에서 음식과 생필품을 사고 바로 옆에 있는 리쿼 샵에 갔다. 캐나다에서 술은 마트나 일반 슈퍼에서 구하기 힘들다. 이런 술 전용 판매처가 따로 있다.


다양한 종류의 술 중 필요했던 건 맥주. 무슨 맥주를 마실까 행복한 고민을 하던 중 반가운 녀석을 마주한다. 하와이에서 즐겨 마셨던 마우이 맥주! 망설임 없이 비키니 블론드 6캔 1팩을 집어 든다. 이후 밴프나 재스퍼에서도 살 수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딱 1팩만 샀는데 그 이후 인생에서 만난 적이 없다. (또륵..)



월마트와 술 창고에서 각각 장을 본 뒤 한 꾸러미 가득 안고 캠핑카로 돌아왔다. 겉보기엔 캠핑카 같지 않은 모습. 그래서 더 맘에 들었던 건지도 모른다. 저 정도의 Van 컨버전 캠핑카는 생각보다 운전이 어렵지 않다.


10~20분 정도만 운전하면 바로 감이 온다. 게다가 대도시를 제외하면 길은 널찍하고 차는 많지 않아서 커다란 캠핑카를 굉장히 편하게 운전할 수 있다. 너무 걱정하지 말자.



월마트에서 첫 캠핑장인 터널 마운틴 빌리지 II로 향한다. 국토의 70%가 산악지형인 우리나라는 어디를 운전해도 눈에 걸리는 게 산인데 캐나다는 눈에 산 하나 걸리지 않고 탁 트인 풍경이 이채로웠다. (물론 조금만 더 가면 수 천 미터짜리 로키산맥이 어딜 가든 눈에 걸리지만)



아이슬란드 마냥 도로를 달릴 때 주변 풍경들이 또 하나의 여행지가 되어준다. 링로드와 비슷한 느낌이었지만 이건 조금 더 인간 친화적 도로에 가깝다. 월마트에서 캠핑장까지는 차로 대략 1시간 반 정도 걸린다. 저 멀리 보이던 로키산맥이 가까워졌다고 느껴지는 순간 드디어 밴프 국립공원 GATE 입장.



여기서부터 국립공원이 시작된다. 따로 예약하지 않아도 현장에서 국립공원 입장 티켓을 구할 수 있다. 본인이 머물 일수를 계산해서 구입하면 밴프에서 사도 재스퍼까지 국립공원 이동 내내 이용할 수 있다. 꼼수 부린다고 밴프에서 하루 이틀 이용할 티켓 사고 그대로 재스퍼에서 붙이고 다니다간 불심검문에서 망신당할 수 있으니 정직? 하게 일수 계산해서 구입하자.



이제부터 진짜 로키산맥 캠핑카 여행이 시작된다. 바로 첫 캠핑장인 터널 마운틴 빌리지 II로 가보자. 여담이지만 로키 내에 있는 국립 캠프 그라운드는 그곳 자체로도 또 하나의 여행지가 된다. 시설도 호텔 수준으로 깔끔하게 관리된다. 무슨 얘기냐고? 다음 여행기를 기다려보자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떠나시기 전 좋아요와 구독 부탁드려요 :D


words by la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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