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서점에 간다> -시마 고이치로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알고 싶은 것을 아는 것'과 '알지 못했던 것을 아는 것'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p.138)
1. 사람은 누구나 새로운 지식을 갈망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무엇을 알고 싶은가이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알고자 하는 것은 대부분 알고 싶은 것에 한정돼 있다. 다시 말하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의 한계가 곧 갈망의 한계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본능적으로 알고 싶은 것을 아는 것에 만족하지 못한다. 오히려 알지 못했던 것을 아는 것에 대한 갈망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SNS나 쇼츠 영상에 빠지는 이유는 바로 알지 못했던 것을 아는 것에 대한 갈망 때문이기도 하다. 짧고 자극적인 영상이나 사진 자체가 중독성이 있기도 하지만, 그다음에 무작위로 나올 새로운 콘텐츠가 궁금증을 자아내는 영향도 무척이나 크다. 우리는 그 무작위라는 알지 못했던 것에 중독되는 것이다. SNS는 지식의 갈망을 공략한다.
알고자 하는 것만 배운다면 자신의 세계를 넓힐 수 없다. (p.140)
2. 앞서 말했듯, 알고자 하는 것은 이미 우리가 정해놓은 한계에 존재한다. 미지의 세계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를 말한다. 우리는 미지의 세계로 인식을 넓힐 필요성이 있다.
알지 못하는 세계로 나를 강제로 데려다줄 우연한 만남을 늘려야 한다. (p.140)
3. 미지의 세계로 인식을 넓히기 위해서는 알지 못하는 것을 만나는 기회가 필요하다. 그 기회는 우연한 만남에 의해서 발생한다. 이 우연한 만남이란, 특별한 경험을 통해서도 가능하고, 낯선 경험에서도 가능하다. 심지어 일상에서도 가능하다. 다만 일상적인 우연함을 만나기 위해서는 세심한 관찰력이 필요하다.
독서는 SNS와 여행의 중간에 위치한다. 책의 저자나 주제는 선택할 수 있으나 속에 무엇이 쓰여 있는지는 읽기 전까지 알 수 없다. (p.143)
4. 독서와 SNS, 여행의 공통점은 우연을 기초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중에서 SNS는 공급자 입장에서 모든 것이 계산되어 제공된다. 사용자 입장에서 조작된 우연이다. 사용자가 보기에는 우연성이 짙은 무작위적 활동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SNS 회사에 엄청나게 축적된 데이터에 의해 개인별로 분석하여 맞춤화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이 다른 점이다. 여행은 어느 하나도 여행자를 위해 맞춰주지 않는다. 날씨부터 만나는 사람들, 식당 컨디션, 교통편까지 모든 것이 무작위적이다. 여행자는 계획을 세우지만 과정의 모든 것은 예측할 수 없다. 설령 일정을 완벽하게 맞춘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 느끼는 감정과 생각까지 계획대로 맞추기란 불가능하다.
독서는 의도된 알고리즘(SNS)과 무작위적 경험(여행) 사이에 위치한다. 독서는 SNS처럼 저자가 만들어놓은 세계를 따라가는 구조다. 다른 한편으로는 여행지를 고르는 것처럼 저자와 주제를 선택할 수 있다. 따라서 독서는 SNS와 여행의 특성을 나름 모두 포함한다. 하지만 독서 특이한 점은 사고 활동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독서는 의도된 구조 안에서 이루어지는 자유로운 사고 활동으로 우연적인 의식의 흐름이 존재한다.
아직 모르는 것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성장할 수 있다. (p.145)
5. 따라서 알고 있는 것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모르는 것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훨씬 새로운 지식을 인지할 기회가 많고, 그것은 곧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어떤 책을 읽을까? 그 다음에는 무슨 책을 읽을까?'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나만의 조합을 만들 수 있습니다. (p.191)
6. 책을 읽는 방법 중에 '통합적으로 읽기'라는 것이 있다. 의도적으로 같은 주제에 대해 여러 권의 책을 읽음으로 이해를 높이는 독서법이다. 그러나 의도적인 통합적 독서 외에도 전혀 다른 장르나 주제의 책을 읽다가도 우연적으로 어떤 공통된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는 통합적 독서도 있다. 이 우연적으로 조합된 통합적 독서 목록이 바로 남들과는 차별되는 지식의 보고인 셈이다.
실제 서점의 목표는 오히려...
질문을 찾는 곳이죠.
질문으로 가득 찬 장소입니다. (p.195)
7. 모든 정보가 널려있는 시대에 새로운 정보, 전문적인 정보를 아는 것만이 능력이라고는 할 수 없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찾을 수 있는 답을 알고 있는 것보다, 누구도 생각해보지 못한 질문을 찾는 능력이 필요하다. 서점은 질문을 찾는 능력을 기르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다.
end.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장소는 또 어디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