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으로 일하는 법 (3)
1편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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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이유. 변하지 않는다. 변화하기 어렵다
세상의 변화는 빠르지만, 그만큼 따라오지 못하는 행정과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업그레이드가 안된다. 진화하지 않는다.
한때 일어났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일어나면서 옛날에 간편한 일용직처럼 들어왔다가 정규직 전환이 된 사람들이 꼬락서니를 부리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아마 열심히 공부해서 들어온 신입들이 머리를 조아리지 않고, 대접하지 않는 것이 그들의 열등감을 건들인걸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필요했으나 현재는 필요하지 않은 직렬이기도 해서, 진급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아직도 행정직이 기술직보다 진급이 빠른 경우가 많다)
요즘은 기술직이라고 따로 뽑지만, (이들은 정규직) 예전의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전환 대상자의 경우에는 일명 '커피 타는 사람' 이거나 '타이핑을 하던 사람'인 경우도 있었다. (예전엔 있었지만 지금은 없는 직업들) 기관마다 지역마다 부서마다 다르다.
세상은 빠르게 변했고, 회사들은 살아남기 위해 적응했고, 사람들도 적응해갔다.
하지만, 공공기관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곳이기 때문에 빠르게 적응하기 힘들다. 시스템도, 사람도 그렇다.
그러한 점에서 진통이 제일 많은 곳이다.
그러한 진통의 결과가 신입들의 퇴사나 사고(죽음)로 이어지기 쉽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다섯 번째 이유. 들어올 땐 자유지만, 나갈 때는 네 마음대로 안된다
그럼, 왜 죽나. 그만두면 되지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공무원은 일명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나 나갈 때는 마음대로 안된다"라고 하는 곳이다.
이 점이 많은 사람들이 알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신입들이 퇴사하는 이유다. 아마 인사팀도 알지만, 모르는 척 넘어가고 싶은 문제일 수도 있다.
공무원은 노동자가 아니어서 노동청의 도움을 받기 힘들다. 나를 힘들게 하는 상사 때문에 그만두고 싶은데, 상사가 결제를 승인하지 않으면 그만두기 힘들다. 거기에 최소 한 달 전 많게는 몇 달 전부터 고지를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면담과 질책 눈총 이유를 말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더구나 공무원들은 서로 사내연애 후 결혼하는 커플들이 많다. (예전엔 더 많았다) 그래서 한 명과 사이가 안 좋으면 그 사람과 친한 여러 사람들과 사이가 안 좋은 편이 된다. 그러면, 팀을 옮겨도 상황은 똑같아진다. 계속 로테이션을 돌면서 발령이 나기 때문에 나서서 내가 총대를 매고 해결해주려 나서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면과 연금(그리고 복지)이라는 두 측면 때문에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을 지원하고 있다. 그것은 변하지 않는 진실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3년을 버티다 보면, 어느새 완벽하게 공무원에 적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외지인에서 주민이 되는 과정일 것이다.
일반 회사를 간다고 해서 텃세가 없는 것은 아닐 테니. 회사마다 분위기가 다른 것일 뿐. 어디에나 악습은 존재한다는 것이 함정이다.
모든 공공기관이 이러한 것은 아니다. 모든 공무원들이 그러한 것도 아니다.
다만, 더 관료적이고, 일정 호봉이 되기 전까지 박봉에 야근과 잔무가 많을 뿐이다.
구조상으로 변화하기 힘든 구조다. 알고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면 조금 더 낫다.
공직생활이란?
TV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나온 한국 도로공사에서 재직하면서 '노면 색깔 유도선'을 개발한 윤석덕 님 또한 아이디어를 냈을 때 반대에 부딪혔고, 수상이나 보너스도 받지 못했다. 그저 아빠를 자랑스럽다 말해주는 아들과 시민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교통사고율을 줄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하신 것을 보면서
이것이야 말로 공직자의 삶이구나 싶었다.(물론, 공기업과 공공기관은 조금 다르다)
그래도 나로 인해 시민들이 조금이라도 편의를 느낀다면 그것을 보람으로 삼고 묵묵히 일을 해나가는 일, 그것이 공무원으로 일하는 법이 아닐까 싶다.
나의 입신양명과 편의 인정보다는 공공의 이익을 최우선 하는 삶이 아닐까.
+) 과연 그러한 삶이 개인의 행복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개인적으로는 의문이 들지만,
이 또한 필요한 직업이고, 누군가는 해내기 때문에 덕분에, 세상은 돌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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