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부터 12월까지 한 장으로 정리하기
지난 한 해를 정리해 본 적이 있나요?
매일 적는 다이어리 말고, 매주 적는 투두리스트 말고, 매달 적은 월간 계획 말고, 매년 1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내가 무엇을 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리한 기록 말이에요.
연말과 새해가 되면 지난 한 해에 대한 반성과 회고를 합니다. 그 해 어땠는지 되돌아보며 다가오는 한 해를 맞이하는데요. 대개 열두 달로 나누어 생각하지 않고, 1년을 통째로 생각을 하기 마련입니다.
'작년에 다이어트하려고 했는데 못했네, 올해는 꼭 다이어트 성공할 거야!'
'이직하려고 했는데 또 1년이 지나갔어.. OO 년도에는 제대로 이직준비 해보겠어.'
'올해 자격증을 두 개나 땄어! 내년에는 새로운 걸 더 배워 볼래.'
지난 년도에 가장 기억에 남고 열중했거나 혹은 가장 많이 고민한 일들을 우선으로 생각하게 되는데요.
그러고 나서 새로운 다이어리에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를 어김없이 적어 봅니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육아를 시작하면서는 그 목표 한 가지도 제대로 이루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1년 동안 책 한 권도 읽지 못하고, 몸은 힘든데 자꾸 살만 쪄가는 내 모습이 싫고, 나 자신이 게으르고, 한심해 보였습니다. 한 해 한 해 자존감은 한없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죠.
도대체 뭐 하면서 살길래 그러는 거지? 문득 정신을 차리며 1월부터 12월까지 지난 한 해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새해라 운동하겠다고 노력했던 1월, 엄마들 모임이 많았던 3월, 가족행사가 많았지만 아이들과 즐겁게 보냈던 5월, 여름휴가 잘 즐기다 온 8월, 진로 상담하며 고민했던 9월 등 월별로 가장 많이 보낸 시간과 이슈들을 정리해서 보니 그래도 꽤나 알차게 보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한 해로만 보면 만족스럽지 못했는데 월별로 보니 많은 일이 있었구나...'
그렇게 1월부터 12월까지 한 장으로 정리하여 기록한 지 3년.
일 년의 목표를 세우며 달려가다가도 계획한 대로 잘 되지 않고, 마음이 어지러울 때 지난 한 해를 정리한 기록을 살펴봅니다.
'맞아 맞아 작년에 그래도 이런 것도 했는데'
'그렇지 그렇지, 아이들과 이때 놀러 가길 참 잘했지'
내가 보낸 시간들이 하나하나 보면 모두 헛되지 않았고, 올해도 잘 해낼 거야라는 응원의 힘이 되어 줍니다. 또 한 장밖에 되지 않는 1년을 보면서 나의 조급함을 반성하면서 겸손해지는데요.
일과 육아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낸다고 생각했는데 1년이 생각보다 참 짧구나, 아이들이 크는 동안이나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까지는 장기적으로 더 멀리 내다보며 차근차근히 가야겠구나 라는 마음의 여유도 생겼습니다. '엄마의 10년'이라는 책을 보면서 10년을 어떻게 기다려? 너무 길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그 기간을 기다리는 힘이 생긴 겁니다.
연간기록 1장을 매해 만들기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저만의 나침반도 되어 주고 있습니다. '나'라는 사람을 더 많이 알게 되고, '장기 목표'라는 것을 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막연한 것이 아닌 흔히 말하는 메타인지를 통해 깊게 생각해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연간기록이 데일리 리포트만큼 좋은 점이 많아 계속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연말 연초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1월부터 12월까지 일 년을 꼭 한 장으로 정리해 보세요.
그 한 장 안에 내가 원하는 숨은 나의 '진짜 자아'를 찾아낼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