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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LAJUHYUN Jul 21. 2024

[북리뷰] 일이란 무엇인가(2023, 고동진)

오직 일로써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북

프롤로그


성공이란 무엇일까? 누구나 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금전적인 목표만으로 한정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내 명의의 집 한채를 이야기한다. 좀더 구체화하자면, 성공의 상징이 "한강뷰"라 그런지,  한강변에 뷰 좋은 브랜드 아파트 한채를 떠올린다. 오늘 기준으로 한강뷰 아파트의 시세는적게는 20억에서 60억정도 하는 같다.

적게 잡아 20억이라고 가정했을 때, 순수한 직장인 소득만으로 한강뷰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나에게 "그렇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 사장이라면 당연히 가능하긴 하겠지만) 책 표지의 설명처럼 삼성전자같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재들이 모인 기업에서, 사원에서부터 시작해 사장 직책을 달기 위해서는 어떤 재능과 능력을 필요로 할까?

그 비결이 궁금했다. 물론 나처럼 작은 회사를 다니는 직원이 그의 비결을 발판삼아 직장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 하더라도 그의 발끝조차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일지도 모르지만, 분명 비결을 알고 행하는 것과 모른 채 지나가는 것은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또 한가지, 삼성전자는 타 대기업과 비교했을 때 성과경영을 중시하는 기조가 강하다. 저자 또한 비슷한 기조를 가지고 있는지, 삼성전자에서 말하는 "성과경영"이라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 성과 경영을 일굴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에서 주는 좋은 메세지들은 그 깊이가 상당하다. 뻔한 듯 하면서도, 담담하게 적혀진 글들을 보면서 분명 많은 사람에게 인사이트가 될 수 있는 소중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몇 가지 중요한 포인트 위주로 짚어 본다.




주요내용



저자 고동진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1984년 평사원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해 작은 연구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저자는 삼성전자 사장이 되었고 갤럭시 시리즈 등 주요 걸작을 남긴 채 2022년 3월 은퇴했다. 

38년을 삼성전자를 위해 일했던 그에게, 일이란 무엇일까? 저자 고동진에게 일이란 곧 성공을 위한 길이자, 그 자체로서 목표였다고 말한다. 서울의 가난한 가정에서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가진 것 하나 없었기에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을 오로지 일에서만 찾게 되었고, 또 일로서 성공하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그는 입사 초기부터 삼성전자의 사장이 되는 것이 목표였다. 책의 제목을 조금 귀여운 버전으로 재구성하자면 "가난했던 내가 평사원에서 삼성전자 사장이 되기까지의 고군분투기" 정도라고 수 있겠다.


누가 챔피언인가?

가진 것 없는 자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무기는 바로 "시간"이다. 어떤 이는 하루를 23시간처럼, 어떤 이는 25시간처럼 살아간다. 그 시간관리가 바로 차이를 만들어내는 첫 시작이다. 뿐만 아니라 나만의 TO-DO LIST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하고, 체력 관리에도 능해야 한다. 전천후 만능 직장인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

삼성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누가 챔피언인가?"

""누가 챔피언인가"는 누가 전체를 보고 문제를 예측하며 사전에 리스크를 감지하여 대처하는가, 누가 일을 끝까지 마무리해서 성과를 만들어내는가를 묻는 질문입니다."
(page 41)


회사 일은 내 일

특히 대부분 기업에 존재하는 직무분석이나 업무분장 같은 것들에 얽매이지 않고 경계를 넘나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일과 남의 일이 아닌 오직 회사의 일이 있을 뿐이며, 모든 회사일을 내 일로 여길 수 있어야 한다.

"성과를 올려도 연구소에 돌아오는 것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는 돌아가는 것이 있었고, 그렇다면 돕지 않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page 43)


1.5배의 법칙

워라밸에 대해서도 그는 "일과 삶을 구분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말하며, 노력을 실력으로 만드는 1.5배의 법칙을 소개한다.

"두 배의 노력까지는 아닐지언정, 적어도 남들보다 1.5배는 열심히 해야 남들만큼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남들만큼도 하지 못하는 건 자존심이 상하니 남들보다 더 열심히 했고, 그러다 보니 나중엔 남들보다 잘하게 되더군요."
(page 61)


"최선은 과정일 뿐, 최고로 증명하라."

그가 외국에서 연구소장을 맡았을 당시, 어떠한 계기로 인해 핵심인력들이 단체로 이탈하는 조짐을 보였다고 한다. 그는 자신에게 미션임파서블이 주어진 것은 무엇이든 늘 바르게 최선을 다해 임하는 습관이 있었고, 일곱번의 가정 방문과 설득을 통해 핵심 인력들을 오히려 회사에 다시금 몰입하게 하도록 했다. 최선이라는 과정에 안주하지 않고, 최고라는 결과로 스스로의 성장을, 성과를 증명해낸 것이다. 비슷한 논조로 저자는 아래와 같이 말한다.

"절실해서 성실한 건 누구나 합니다. 신입 사원이면 특히나 그렇지요. 결국 '결실'을 보이지 못하는 '성실'은 강점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회사는 오직 결실, 즉 성과로 평가하는 곳이니까요."
(page 105)


소통과 경청의 중요성

경청은 모든 성장의 시작이며, 선배와 상사 이야기는 물론 동료와 후배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마음근육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것이 등장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모르는 것은 당연하지만, 한탄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배워야 하며, 배움에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이 소통이다. 소통의 시작은 경청이며, 경청의 시작은 바로 "배우겠다는 자세"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똑똑한 사람은 일을, 배려하는 사람은 조직을 이끈다.

삼성전자 사장이 목표였던 그에게 일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결국 삼성전자라는 거대한 조직을 이끌기 위해서 그가 생각한 가장 중요한 점은 배려였다고 말한다.

"공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배려심을 가지고 일에 접근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배려는 다른 말로 "역지사지"입니다. 즉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지요."
(page 174)


직장에서의 좋은 선배 되기

첫째로 기복이 없는 성실함이 필요하다. 흔들리지 않고 담담하고 꾸준한 모습으로 주변을 편안하게 만들어야 한다. 둘째, 업무에서의 전문성은 기본이다. 다만, 일은 일대로 잘 하지만 직업인으로서의 유연성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셋째, 다른 사람들이 닮고 싶은 향을 풍겨야 한다. 모범적이라는 것은 결국 닮고 싶은 부분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 스스로 발향하기 위해서는 먼저 많이 빨아들여 본인 것으로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성과지상주의에 관하여

성과지상주의는 결코 비난받거나 폄하되어서는 안되며, 문제는 해당 조직에서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어떻게 인정해 주는가라고 말한다. 음악회나 영화, 드라마의 경우 그 주연이 정해져 있지만, 회사는 그렇지 않으며 성과에 따라 주연과 조연, 엑스트라가 모두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기업은 자선사업가가 아니므로, 직장인은 끝없이 이익을 추구하면서 성과를 내야 한다. 


평생직장 vs. 평생직업

평생직장이라는 단어는 무언가 회사에 주도권을 뺏긴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로 들린다며, 내가 실력이 있고 회사에서 가치가 있드면 평생직장이라는 단어에 굳이 얽메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의미로, 우리 모두는 '작장인'이 아닌 '직업인'이 되어야 하며, 스스로의 경쟁력을 살펴야 한다. 셀 수 없는 이직의 홍수 속에서도 분명한 진리는 하나, "여기서 잘 하는 사람은 다른 곳에서도 잘 한다."라는 것.

"조직 내에서 성과를 내 일익을 담당하는 주체가 될 것인지, 혹은 기생식물로 전락해서 민폐를 끼치는 사람이 될 것인지는 본인이 선택하고 판단할 일입니다. (중략) 평생직장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밀려들어오면, 그 조직 내에서의 자기 위치를 다시 살펴보기를 바랍니다."
(page 218)



총평


SELF REVIEW

이 책을 통해 새롭게 터득한 지식의 가치 ★★★★★

HR 담당자 관점으로서 얻은 지식의 가치 ★★★★☆ (직장인/직업인의 개념과 목표-성과관리의 이해)

논리적인 전개, 오탈자 등 전반의 완성도 ★★★ (간결한 표현과 담백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표현들!)

이 책에서 새롭게 얻게 된 지식의 활용도 ★★★★☆


COMMENT

환갑을 넘긴 저자의 열정이 책을 넘어서서 나에게로 오롯이 느껴졌다. 고작 50명 안밖의 작은 중소기업에서, 스스로 고성과자라며 잘난 척하고 다른 부서의 직원들을 속으로 탐탁지 않게 여겼던 내 모습반성한다. 

리뷰를 쓰면서 더 많은 내용을 담지 못해 아쉬웠다. 단편적인 내용만을 정리하는 것 보다는 인상깊었던 내용 위주로 적다 보니까, '정말 좋은 구절들도 많았는데' 싶을 정도로 좋은 책이었다.


이 책을 보면서 분명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 워라밸에 대한 저자의 생각, 직장인으로서의 열정에 대한 기준, 직무분석(업무분장)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 등등은 젊은 친구들이 소화하기에는(?) 다소 언짢게 들릴 수 있는 점을 이해한다. "제가 이 회사를 위해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요." "당신처럼 삼성 다녔으면 저도 그렇게 했겠죠."와 같이 말이다.


일리 있는 말이다. 단 한번 뿐인 삶에서 어찌 야근과 희생이 중요하랴. 

다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인생은 한 번입니다. 자존감 있는 멋진 삶을 사십시오. (중략) 많은 철학자들이 인용하는 말이 있지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는 말입니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기 때문에 가치가 있습니다. 그 유한한 삶을 제대로 한번 살아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page 296)


직장인으로서 성공을 다짐해온 나에게,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지금의 나에게 이 책은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


LALAJU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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