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회의를 마치고 오랜만에 마주친 동기들과 갑작스러운 수다자리가 만들어졌다.
가볍게 들어간 맥주 한 잔과 이야기에 쏟아지는 웃음들,
그 웃음들이 끊기는 짧은 순간 문득 떠오른 아픈 아빠의 얼굴.
가게 벽에 걸린 시계를 보며 주무시고 계실 시간이라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었고
이내 죄책감없이 나는 다시 웃을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스스로가 혐오스러웠다.
그토록 아빠를 그 누구보다 사랑한다 생각했지만
아빠는 결국 내 삶의 일부였지 전부는 아니었다.
나의 슬픔은 고작 그 정도였다.
내가 웃고 있는 그 시간동안에도 아프고 외로웠을지 모를 아빠를 떠올리며
나는 다시 그 알량한 슬픔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