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 아미치다. 나는 유튜버 밀라논나 할머니의 찐 팬이다. 삶의 방식, 삶의 철학, 삶을 대하는 태도, 패션. 이 모든 것이 군더더기 없으시다. 이렇게 나이 들어갈 수도 있구나. 멋지다. 닮고 싶다. 이분을 보고 있자면 나이 듦이 두렵지 않다.
밀라논나 할머니를 보면 그분의 눈과 입가의 미소에서 그분의 삶이 보인다. 범접할 수 없는 경험의 깊이가 느껴진다. 오라(아우라)는 물론이다. 산이라면 넘고 강이라면 건너자. 드로우 마이 라이프 편에선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했다. 참 많이 위로받고 감사했다.
그분에게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오래된 것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고 클래식함을 유지하는 삶의 방식과 태도였다. 친정아버지께서 입으셨다던 오래된 셔츠와 할머님께서 물려주셨다는 100년은 훌쩍 넘은 옛 장롱까지. 귀한 옛 물건들이 가득했다. 너무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요즘 시대의 소비 패턴과 성향과는 정반대였고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고 가치 있었다.
화려한 이력과는 다르게, 그분만의 정제된 삶의 태도가 좋았다. 옷을 사지 않기 위해 몸 관리를 하신다는 말씀도 와닿았다. 소비할 땐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쉽게 버리지 않을 물건을 사신다고 한다.
정제된 삶의 태도. 내가 추구하는 삶이기도 한데 내게 있어 이는 본인 스스로가 주인이 되는 것이며 삶을 요리할 수 있다는 말도 된다. 그래서 더 멋지다.
내가 유럽을 좋아하는 한 부분도 이런 점이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그들은 역사와 문화, 옛 것, 낡은 것을 소중히 간직할 줄 안다. 오래돼서 낡았다고 결코 함부로 버리는 일이 없다. 오히려 화려한 신문물보다는 수천 년, 수백 년 수십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고전, 클래식.을 향유하고 지킬 줄 안다.
변하지 않는 것, 본질. 본질에 집중하면 절대 흔들리는 법이 없고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단단해진다.
물건에 대한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을 단 번에 알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삶은 인간과 하나라서 삶에 대한 인식이 곧 그와 같은 이치다.
내게 있어 삶의 태도가 고귀하다는 건, 변하지 않는 본질에 대한 애정과 집착이 있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본질에 대한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이번 주 인간극장에는 제주에 사는 제시카와 한국인 남편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주인공은 미국에서 온 제시카였다. 그녀를 보면서 얼마나 유쾌한지 티브이 속 화면인데 마치 그녀를 눈앞에서 보고 있는 듯했다.
난 웃고 울고 말았는데 두 이유는 모두 같았다. 그녀가 삶을 대하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 유쾌했고 감동했다. 말씨나 말투, 말의 내용과 목소리, 표정 그 모두에게서 그녀가 정말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사람, 같은 여자가 봐도 참 멋지다.
가장 감동했던 건, 매 순간 항상 감사해하는 그녀의 태도였다. 그녀의 외적에서 풍기는 독특한 분위기 또한 그녀 자체였다. 분명 오라(아우라)일 테다.
슈퍼우먼이나 원더우먼은 현대사회 강한 여성의 표상이긴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스트롱 우먼은 조금 다르다. 일상의 평범한 우리 모두다. 각자 주어진 자신의 삶 속에서 내가 내 주인이 되는 것, 자신 만의 삶의 태도와 철학이 분명한, 단단함이 있는 사람. 진짜 스트롱 우먼 같다.
밀라논나 할머니와 제시카. 누구든 우리는 스트롱 우먼이다. 어쩌면 스트롱 우먼은 이미 우리 각자의 맘 속에 살아서 늘 우리를 지켜주고 있는 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