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메시지다

by miu

요즘 부쩍 요긴하게 데일리로 쓰고 있는 그릇은 언니가 쓰라고 준, 본인이 직접 빚고 구워 만든 도자기 그릇이다. 아침 일찍 기상 후, 늦은 밤 미리 노릇노릇하게 부쳐 놓은 두부 반모와 현미밥, 김, 아보카도 슬라이스, 삶은 계란 1개로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쳤다. 요거트 1개까지 다 먹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멍때리기.를 곧잘 하는 편인데, 잠시동안의 멍때리기.를 하니 정신이 더욱 반짝 드는 듯하다. 기분좋아지는 노래를 재생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오늘의 선곡은 성시경의 방랑자. 보이스와 멜로디, 가슴이 터질듯한 가사 이 삼박자에 나는 아주 자주 지나간 추억을 곱씹고 사랑을 노래하고 내 삶을 반추한다. 탁상 캘린더에 오늘의 사소한 계획들을 하나하나 지워나가는 것도 잊지 않았다.


요 며칠새 자꾸 내 머릿속에 맴도는 생각은, 시간이 생각보다 아주 쏜살같다는 것과 습관화된, 나도 모르게 내재화된 생각들로 더 이상은 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혹은 이대로 그냥 흘러가게 놔둘 수 없다.는 절실한 자각이다. 경험상 그리고 실제로도 무얼하든 절실함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 편인데, 지금 내게 그 무언가의 절실함.이 그야말로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생각이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그마만큼 삶의 갖은 경험이 켭켭이 쌓이다 못해 넘칠지경이 되어서인지, 돌고돌아 지금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나의 취향은 어떤 것인지. 나는 무얼 할 때 기분좋아지는지. 무얼할 때 삶의 의미를 느끼고 설레하는지. 행복해하는지.를 선명하게 알아가게 되었다는 점에서.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생각이 아닌, 말뿐이 아닌, 실행이라는 사실이다.


요즘의 기분이랄까. 신기하게도 희한하게도 작년보다 한 살이 더 붙은 올해가. 지금이 더 용기가 난다. 나이가한 살 더 먹으면 먹을수록 겁이 많아진다는데 나는 외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나 겁이 덜 해지고 이거 해볼까. 이거 하자. 그래 지금 하자. 생각만 하지 말고 일단 하자. 해보자.는 내가 되어가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건 내 삶은 내 일상은 어떻게든 돌아간다.는 삶의 원리를 깨달아서일까. 흘러가는 세월이 야속하기보다는 그 세월을 나의 시간으로 만들자는 나의 굳건한 의지와 다짐 탓이 크다. 이제서야 깨닫게 된 삶의 통찰과 깨달음을 찬란할 수 밖에 없는 이십대의 나이에 알게 되었더라면 어땠을까.싶기도 하지만, 이것이 나의 필연적인 삶이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하다보면 이마저도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감사하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늦은 것은 없다.고 하면 된다고. 이제라도 알았으니 제대로 맛깔나게 살아보자고.


성격상 기질상 자유인에 가까운 나는, 그런 내 성미에 알맞은 프리랜서의 삶을 살고 있다. 직장인이던 삶보다지금의 내가 더 만족스럽고 정신적으로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여유를 갖게 됐다. 어느 것이든 일장일단이 있고 그 선택은 나의 몫이라는 것. 그 선택에 대해 책임지며 살아가는 용기. 나는 곧잘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반추하며 내 스스로를 다독인다.


마흔이 되려면 아직은 조금 남은 셈인데, 요즘 나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의미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에 있다. 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다보면 어느 순간 물리가 트이게 되고 마치 삶이 내게 말을 걸 듯 아주 조금씩 천천히 내게 말을 걸어준다. 정답은 없지만 그러다보면 답이 선명해지는 마법을 경험하게 된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웬일인지. 아침을 먹고 소파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성시경의 방랑자.를 듣고 있는 와중에 "나는 메시지다."라는 문장 하나가 번뜩이며 떠올랐다. 그래, 나는 메시지다. 글자 그대로 정말 그러하다는 생각인데. 우리 모두는 삶이라는 인생이라는 영화의 주인공이며 그 영화의 결말 역시 우리 스스로에게 달려있다는 것. 내가 온전하게 내 삶의 주인으로 살면 내 시간도 온전하게 내 것이 내 편이 되어준다는 것. 고로 나는 메시지 그 자체라는 것. 나는 나.라는 사람의 브랜드라는 것. 그 브랜드를 잘 가꾸어 나가다보면 어느 순간 기가막힌 우연과 행운이 찾아온다는 것.


결국 내 인생은 내 것.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다소 끌리셰적인 이야기를 이렇게도 길게 하고 싶었는 건지도 모르겠다. 나라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라서, 매번 의식의 흐름대로 써 내려가는 내 글이란, 삶의 통찰과 깨달음으로 귀결되는데, 어쩌면 이 것 조차 필연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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