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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by mi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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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언젠가 올 생의 이별의 순간에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후회가 밀려올 것만 같았다. 아니 되겠다. 고로 시도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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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무니 바람에 대해 알게 됐다. 뒤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라는데, 그러고보니 바람도 한 쪽에서만이 아니라 사방에서 불어오는 것일텐데. 바람이 왜 앞에서만 불어온다고 생각하며 앞바람하고만 정면 사투를 벌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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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메뉴는 미리 만들어 놓은 감자 샐러드와 호밀빵, 페퍼론치노를 넣은 알리오올리오로 정했다. 생각하다 보니 배가 고파진다. 잠시 생각을 끊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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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에서 나오다 한 아이와 문 하나를 두고 양방향으로 마주쳤다. 나는 그 아이가 먼저 문을 열어 지나갈 때까지 내 쪽 켠에 서서 기다리거나 그 폼이 아닌 것 같으면 내가 먼저 열어 지나갈 수 있게 문을 잡아 줄 참이었다. 어린 아이는 문을 열어 젖히곤 "먼저 지나가세요."라며 큰 문을 힘껏 잡아 주었다. 고맙다는 말과 함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내 마음은 퐁퐁해졌다.


참 따뜻한 아이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우리는 생각보다 작은 것에 크게 감동하고 따뜻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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