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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을 삶다가

by miu

아침으로 계란 프라이 혹은 삶은 계란 2개는 꼭 먹는다. 양배추, 삶은 감자나 고구마와 같이 먹기도 하고 현미밥에 김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아침식사가 된다. 배도 꼭 알맞게 부르다. 오늘 아침 역시 계란2개를 삶았다. 며칠 전 만들어 먹고 남은 통밀빵2조각에 올리브유 발사믹까지. 후식으론 바나나1개, 앙금찹쌀떡 1개와 통밀 쿠키 1개를 먹었다.


앙금찹쌀떡은 1봉지 안에 2개가 들어있었는데, 이마저도 딱 1개만 접시에 덜어내 먹는 걸 보면, 먹는데 크게 욕심내지 않고 먹는 양을 적당하게 나름 잘 조절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쿠키도 통에서 1개만 꺼내 접시에 담았다. 충분히 배부르게 식사하는 편인데도, 적당히 날씬한 몸을 유지하는 걸 보면,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여러 음식을 양껏이 아니라, 각각의 맛을 충분히 느낄 정도의 조각 혹은 갯수로 골고루 나눠 먹으니, 한 끼에 여러 음식을 맛볼 수 있을 뿐만아니라 배까지 부른, 내가 내 몸을 통제하고 있다는 알아차림에서 나오는 기분좋음. 놓칠 수 없는 것 중 하나다. 별 건 아니지만 앙금찹쌀떡 하나를 먹더라도 작은 접시에 덜어내고선 나이프와 포크로 한 입 한 입 썰어 음미하며 먹는데, 개인적으론 이런 작고 사소한 행동 하나에, 내가 내 스스로를 굉장히 대접해준다는, 아껴준다는, 사랑을 느끼게 한다. 나는 내 스스로에게 하루에도 몇 번은 이런 방식으로 작은 이벤트를 해준다.


오늘 아침 식사를 하면서도 나는 충분히 나다웠고, 깨어있음을 느꼈다. 어느새 금요일이 되었는지. 참 쏜살같이 무심하게 지나쳐버리는 시간 앞에 나는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어떻게 하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깨어있을 것. 의미 있는 삶을 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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