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살던 때, 즉흥적으로 찾아간 곳은 16구에 위치한 오노레 드 발자크의 집이었다. 그리오 영감.을 쓴 발자크의 집이라니. 파리 생활의 좋은 점은 이렇게 고전 작가, 철학자,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직접적인 방식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발자크 집을 돌아보며, 마치 1800년대로 돌아간 듯 했다. 발자크가 책상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 시절 발자크는 어떤 생각이었을까. 다작했던 발자크는 어떤 몰입의 경험을 했을까.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발자크 소설 속 사랑.표현을 보고 있자면 그가 사랑을 더욱 로맨틱하게 그려내는 데, 그런 판타지를 만들어내는 데, 자극했다는 데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발자크의 식탁.이라는 책을 주문해 읽으려다보니, 발자크 집을 찾았던 그때가 불현듯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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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 EBS 위대한 수업 에바 일루즈의 사랑의 사회학.편을 우연히 보게 됐다. 최근 책을 통해 알게된 본래 사랑.이라는 것의 실체랄까. 그리고 시대에 따라 변화된 사랑.의 정의와 역할이 꽤 흥미로웠는데,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사랑이라는 것이, 본래 로맨틱한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됐다.
요즘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랑은 사실 만들어진 로맨스, 판타지.라는데 어느 부분 동의하고 있었다.
에바 일루즈는 "우리는 사랑을 마음의 문제로 보며 심리학자만이 다룰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바라본 사랑은 사회문화적 현상입니다."
산업혁명, 자본주의 사회 이전의 사랑.과 그 이후의 사랑.의 대조와 대비가 꽤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