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에 빠지지 않는 방법

by miu

이따금씩 아니 생각보다 아주 자주 그것도 쬐끔쬐끔 짜잘하게 약올리듯 얄밉게 불어오는 우울에 빠지지 않는 방법은,


1. 우울이라는 녀석과 맞서지 않는다. 응 왔구나! 잘 놀다 가렴!(분명 몇 분 내, 몇 시간 내 사라질 것임을 안다)


2. 환경을 즉각적으로 바꾼다.

제일 먼저 하는 건,


몸을 힘들게 한다. 아주 그냥.이라는 말이 딱 맞다. 아주 그냥 몸이 힘들 정도로 지칠 정도로 뛰거나 걷다 온다. 핵심은 일단 몸을 움직인다는 것과 밖을 나간다는 것. 운동하고 난 후 샤워하고 나면 한결 나아진다. 언제 그랬냐는 듯. 배가 고파 부엌으로 간다든지. 신경은 이미 다른 곳으로 가 있다.


동네 빵집에 가서 빵냄새를 잔뜩 맡는다.

올리브 사워도우, 호박, 견과류가 잔뜩 들어간 깜빠뉴를 한아름 안고 집으로 돌아온다.


집 앞 카페 테라스 혹은 창가에 앉아 시간을 보내다 온다. 이 땐 책보다는 감사 일기장을 챙기는 편이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냅다 뛰거나 걷는다. 어릴 적 좋아했던 west life, Akon 노래를 선곡한다.


글을 쓴다. 글을 쓰기 시작한 순간부터 마지막 문장 마침표를 찍기까지 그 20분은 몰입.의 상태가 된다. 내 온 신경이 내 의식에 있을 수 밖에 없어서 사특한 생각일랑은, 우울한 생각일랑이 들어올 수 없다. 글쓰고 난 직후 난 새로 태어난 기분이 든다. 모든 것이 명료해진다.


부엌에서 요리한다. 냉장고를 탈탈 털어 있는 재료로 양껏 요리를 시작한다. 후추 그라인더 소리, 가스레인지 소리(개인적으론 인덕션보다 가스레인지 화구가 요리하기에도 훨씬 좋고 용이하며 감성도 있는데다 요리도 더 잘 된다)등. 요리하는 순간만큼은 글쓰기 처럼 몰입의 순간이다.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들과 대화한다. 전화통화를 하거나 즉흥적인 티타임을 갖는다. 대화가 잘 통하고 결이 비슷한 사람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즐거움이다.


우울에 빠지지 않기 위한 방법은 그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아주 작고 사소한 행동 변화로도 우울은 사라진다. 그러고보면 우울이라는 녀석 결코 강하지 않은데 강한 척하는 가면을 쓰고 있는 듯하다. 우울이란 거 생각보다 약체다.


실체 없는 허무하리만치 약체인 우울.이라는 녀석을 이제 더는 방관하지 않겠다. 날 잠식하게 파괴하게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내 의지는 실로 강하다.


나 자신은 날 힘들게 하는 것으로부터의 해방. 자유를 사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


사실, 조금 전 갑자기 이런 감정이 불현듯 나타났는데, 그런 차제에 우울의 늪에 빠지지 않는 법.에 대해 글이 쓰고 싶어졌던 것이다. 난 진심으로 이제 더는 우울.이라는 녀석과 맞서지도 두렵지도 않다. 오히려 지금은 우울이라는 녀석에 비해 더 강해진 상태라서 상대가 놀랄정도로 무심하다.


내가 무심하니 쉬이 물러난다.


이 와중에 문득, 근육을 늘려야 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내 몸을 더욱 탄탄하게 하면 내 마음도 이와 같아질거라는 믿음에서다. 짐에 등록해야 겠다. 아니 내 마음은 이미 했다.


12시가 돼면 바로 점심을 차릴 생각인데, 5분 전 지금이 너무 즐겁다.

우울 어디 간거니? 벌써 간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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