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움이 주는 행복
저녁에 식탁에 앉아 다이어리를 쓰고 있었다.
내가 쓰는 걸 보고 수지가 내 앞에 앉더니 자기도 쓰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노트 한 권과 연필을 줬다.
수지는 연필을 야무지게 쥐고서는 노트에 끄적끄적 뭘 쓰고 그렸다.
수지가 쓰는 동안 나도 다이어리 쓰기에 집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수지가 엄마를 그렸다며 그림을 보여주었다. 수지가 그린 그림에는 웃고 있는 '내'가 있었다. 그림이 너무 귀여워서 “이게 엄마야? 우와 잘 그렸다” 하며 감탄했다.
수지는 그 그림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엄마가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어.”
마음으로 기대한다는 말을 하는 수지를 보며 ‘어떻게 저런 말도 알지?’ 하며 조금 놀랐다.
그리고 수지에게 물었다.
"엄마가 뭘 기대하고 있지?"
"수지가 꿈에 나올까 봐."
수지가 꿈에 나올 것을 기대한다는 말이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수지랑 대화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늘 웃음이 터진다. 자주 웃을 일이 생기고, 어디서도 채우지 못할 귀여움을 잔뜩 충전하는 느낌이다.
수지의 말을 듣고 그날 밤 꿈에 정말 수지가 나올 것을 기다리게 됐다. 내 꿈에선 또 어떤 모습일까 하며.
수지로 인해 귀여움이 주는 행복을 매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