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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엄마에게 이불을 덮어주며 하는 말

이쁜마음 이쁜대화

by 행복수집가

지난 주말 낮이었다.

이 날은 밖에 안 나가고 하루종일 집에 있었는데, 점심 먹고 오후가 되니 너무 졸렸다.


난 거실 매트 위에 담요를 덮고 누웠다. 내가 잔다고 누우니 수지는 자기가 좋아하는 애착 이불을 내 몸 위에 덮어주었다. 이미 담요 두 개나 덮고 있었는데, 수지가 또 이불을 덮어줘서 물어봤다.


"수지야 엄마 이불 덮었는데 왜 또 덮어줬어?"


"엄마가 더 추울까 봐"


"우와 수지는 정말 마음이 너무 따뜻하다. 너무 이뻐."


내 말에 수지는 배시시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내 마음이 공주님 같지?”


수지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응, 수지 마음이 공주님 같네. 수지야 엄마 마음은 어때?”


“엄마 마음 너무너무 이뻐.”


이렇게 이쁜 말을 주고받았다.

수지와 이쁜 대화를 나누면 내 마음도 더 이뻐진다.


그리고 기분 좋게 낮잠이 들었다. 수지가 덮어준 핑크색 체리 이불을 덮고서.


수지가 신생아였을 때 내가 늘 덮어주던 체리 이불인데, 이젠 수지가 나에게 덮어준다. 엄마 춥지 말라고. 내가 수지에게 챙겨준 것들을 수지가 벌써 하나씩 하나씩 나에게 돌려주는 것 같다.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는 건 내가 여태껏 보지 못한 아름다운 세상의 문을 하나씩 열어가는 것 같다.

그 문을 열고 나가면 온통 사랑뿐인 세상이 펼쳐진다.

이런 세상을 알게 돼서 무척 기쁘다.


앞으로 수지가 커가는 동안 더 많은 문을 열게 될 것이다. 그 문 뒤에 뭐가 있을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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