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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집에 온 엄마를 반기는 아이

by 행복수집가

퇴근하고 막 회사를 나왔는데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으니 남편이 아닌 수지였다.


전화를 받자마자 수지가 "엄마아!" 하는데 너무 귀여운 목소리에 함박웃음이 나왔다. 전화로 듣는 목소리는 왜 이렇게 더 귀여운지 모르겠다.


나는 "수지야 왜~?" 하며 다정하게 말했다.


"엄마, 나 구슬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


"알겠어. 엄마가 사갈게~"


"엄마, 핑크색으로 사 와줘~!"


수지는 나에게 딸기맛 구슬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그리고 뒤이어 남편도 먹고 싶은 간식을 나에게 주문했다.


퇴근길에 마트에 들러서 장을 보고 가는 건 일상이 되었다.


내 퇴근 시간에 맞춰, 나에게 전화해 이것저것 주문하는 남편과 수지가 왠지 사랑스럽다.


내 식구들이 먹고 싶어 하는 것을 살 때 기분이 좋다.

그리고 식구들이 주문한 걸 사는 틈에 내가 먹고 싶은 것도 슬쩍 끼워 넣는다. 그냥 이런 소소한 즐거움이 있는 일상이 좋다.




수지는 구슬 아이스크림 하나를 말했는데, 난 다른 아이스크림도 가득 샀다. 남편이 좋아하는 거, 내가 좋아하는 거, 수지가 잘 먹는 거 다 섞어서 골랐다.

그렇게 한 봉지 두둑하게 채우고 집으로 갔다.


현관문을 열고 집에 들어서자마자 수지가 "엄마!!!!" 하고 달려 나와 나를 격하게 반겼다. 그런 수지가 너무 귀여웠다.


그리고 장난기가 발동해서 수지에게 물었다.


"수지야, 엄마가 온 게 좋은 거야? 아이스크림이 좋은 거야?"


왠지 아이스크림이라고 대답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수지는 바로 "엄마!" 하고 대답했다.


비록 눈은 내 손에 든 봉지를 보고 있었지만.


그런 수지의 시선은 모른채하고 엄마가 온 게 좋다는 수지를 와락 껴안았다. 수지가 이렇게나 좋아한다면 매일 아이스크림을 사 오는 수고도 기꺼이 할 수 있다.


그냥 엄마가 온 것만으로도 좋지만, 이왕이면 엄마 손에 무언가 맛있는 게 잔뜩 들려있는 게 더 좋으니까.(하하)


이 날 저녁 수지는 구슬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었다.

아이스크림을 먹은 수지는 저녁 내내 기분이 좋아서 싱글벙글이었다. 내 기분도 아이스크림만큼이나 달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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