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이가 고른 새 신발

아이가 자라는 만큼 커지는 행복

by 행복수집가

수지 발이 커져서, 지금 신고 있는 신발이 맞지 않아 새 신발을 사러 갔다. 수지는 여러 종류의 신발 몇 개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크록스를 제일 자주 신는다. 아마 제일 편해서 그런 것 같다. 이번에 새로 산 신발도 크록스였다.


수지가 자라는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해마다 새 옷과 새 신발을 산다. 일부러 한 치수 큰걸 사도 금세 그 사이즈를 따라잡는다.


나는 수지를 매일 보니, 얼마나 크고 있는지 실감을 잘 못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옷을 사거나 신발을 살 때 보면 '많이 컸구나' 하는 걸 제대로 실감한다.


많이 자라도 여전히 작고 귀엽긴 하다. 집에서 볼 땐 '참 크다' 싶다가도, 밖에서 보면 아직 어찌나 작은지 그저 귀엽다. 지금 이 시기 수지의 '작음'이 주는 귀여움은 지금만 겪을 수 있는 귀여움이라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아직 작아서 한껏 귀여운 수지를 보는 게 행복하기도 하지만, 해마다 키와 몸이 커지며 잘 자라고 있는 걸 보는 것도 감사하고 기쁘다.


수지가 내 뱃속에서 꼬물거리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한데, 어느새 이만큼 큰걸 보면 정말 감격스럽다. 자라는 기쁨, 키우는 기쁨이 가득하다.




1년도 채 안 돼서 발이 한 사이즈 커진 수지를 보며 새삼 이런 기쁨과 감격을 또 느꼈다.


신발 매장에 가서 수지에게 마음에 드는 걸 골라보라고 하니, 주저 없이 바로 딸기우유색 크록스를 골랐다.

옆에 더 진한 핫핑크 색도 있고, 귀여운 키티 크록스도 있었는데 수지는 다른 거에는 눈길도 안 주고 딸기우유색 핑크를 골랐다.


수지는 뭘 사러 가면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자기 마음에 드는 게 확실해서 빨리 고른다.

마음에 드는 게 없으면 아무리 권해도 사지 않는다.

내가 옆에서 '이거 어때 저거 어때' 물어봐도,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절대 하지 않는다.


수지는 자기 취향이 뚜렷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게 확실한 수지가 좋다.

자기가 뭘 입고 싶은지, 어떤 디자인과 어떤 색을 좋아하는지 잘 아는 것도 아이가 그만큼 성장해서인 것 같다.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옷을 입으면 기분이 좋은 건 아이나 어른이나 같다. 수지는 자기가 고른 옷을 입거나 신발을 신을 때 늘 즐거워한다.


자기를 행복하게 하는 게 뭔지 분명히 아는 것 같다.

그래서 참 좋다.




이 날도 수지는 자기가 고른 새 크록스를 신고 무척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발에 직접 신어보니 훨씬 이뻤다.


새 신발을 신은 수지는 발에 날개를 단 것처럼 가볍게 콩콩 뛰어다녔다. 신난 수지를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수지가 해마다 무럭무럭 자라서 매 년 새 옷과 새 신발을 사는데 이 소비는 전혀 아깝지 않고 그저 행복하기만 하다. 수지가 잘 크고 있음에 감사하다.


아이의 몸이 자라는 만큼 사랑과 행복도 점점 커져간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이모와 조카의 애틋한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