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시기에만 볼 수 있는 한정판 귀여움
아이가 귀걸이가 달린 면사포 머리띠를 하도 사달라고 해서 하나 사줬다. 친구가 유치원에 면사포 머리띠를 하고 온 걸 봤는데 그게 너무 이뻐 보였 나보다. 친구가 하고 온 걸 본 이후로 계속 사달라고 졸라서 마지못해 사줬는데 실제로 받아보고, 무척 좋아하는 수지를 보면서 '그래도 사주길 잘했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면사포 머리띠를 쓴 수지는 완전히 새색시 같았다.
이 작은 머리띠 하나에 만원이 넘는다. 공주취향 가진 딸을 키우다 보니 이런 액세서리에 은근히 돈이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수지가 좋아하는 걸 보면 그게 좋아서 그냥 웃고 넘어간다. 딸아이를 키우다 보니 취향 맞추는 데에도 적지 않은 돈이 든다.
공주취향에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걸 좋아하는 수지는 옷 하나, 액세서리 하나도 매우 신중하고 까다롭게 고른다. 그래서 내 맘대로 아무거나 사줄 수 없어 조금 불편한 것도 있다. 그래도 자기 취향에 맞는 걸 고르고 그걸 착용한 모습이 너무 잘 어울리는 수지가 참 이쁘다. 그래서 가격이 비쌌던 건 금세 잊어버리고 다음에 또 사주게 된다. 헤어 나올 수 없는 무한굴레다.
이 머리띠를 산 다음날 아침, 수지는 유치원에 면사포 머리띠를 하고 간다고 했다. 내 눈에 과하게 화려해 보였지만 그래도 말릴 순 없었다. 유치원에 가서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산 머리띠일 텐데, 당연히 하고 가야 한다.
면사포 머리띠를 한 수지를 보니 이보다 더 화려할 수 없다. 등원을 하는 건지, 결혼식에 가는 건지 알 수 없는 차림새다. 아무리 봐도 새색시 같은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자꾸 웃음만 났다.
6살 수지는 한참 이렇게 화려한 공주풍을 좋아한다. 이 시기에만 할 수 있는 옷이나 액세서리를 한 수지를 보면 '지금 할 수 있는 건 다 하는구나' 싶어서 정말 귀엽다. 조금만 지나도 이런 건 부끄럽다고 안 할 텐데, 지금의 수지는 그저 화려하고 공주스러운 게 너무 좋다.
다른 사람들 눈치 안 보고, 자기가 볼 때 이쁘고 화려하면 그걸로 충분히 만족한다. 다른 친구들이 안 하는 걸 자기가 하면 더 좋아하고,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한참 이런 걸 좋아할 시기에 마음껏, 실컷 좋아하는 수지의 귀여움에 웃음만 나온다.
수지는 면사포를 쓰고 등원하러 가는 길에 주변사람들의 뜨거운 시선을 받았다. 유치원 버스를 탈 때는 선생님과 다른 친구 엄마에게서 "수지야 너무 이쁘다" 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그 말을 듣고 싶었다는 듯 좋지만 애써 웃음을 참는듯한 표정을 짓는 수지를 보고 난 또 웃음이 빵 터졌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영락없는 6살 여자 아이 같아서 정말 귀엽다. 수지는 참 아이스럽다. 아이가 어른 같지 않고 아이 같아서 너무 좋다.
지금이라서 볼 수 있는 수지의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좋다. 이 시기도 금방 지나갈 것이다. 이 시기가 곧 지나갈 것을 알기에 지금이 더 귀엽고 소중하다.
공주 치마를 입고 화려한 면사포 머리띠를 쓰고 티니핑 목걸이를 하고 반짝거리는 불빛이 나는 구두를 신고 뽐내며 즐겁게 가는 수지는 6살인 지금만 볼 수 있는 모습이란 생각이 든다.
지금의 이 모습은 앞으로 평생 다시는 못 볼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이 평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바라본다. 그러면 지금 수지의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을 더 마음 깊이 느끼게 된다.
지금이 너무 소중해서 아쉽다. 그래서 지금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놓치기 싫어서 정성스럽게 꾹꾹 눌러 담는다. 마음과, 눈과, 사진과, 글 속에 빈틈없이 담아본다. 지금 이 시기의 사랑스러움을 온 마음으로 느껴본다. 지나가는 시간은 아쉬워도, 기록으로 남기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 않도록 오늘도 열심히 눈에 담고 글에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