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성장을 느낀 순간
주말에 남편과 아이랑 같이 카페에 갔다. 이 날 간 카페는 작은 마당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미끄럼틀과 자동차도 있었다.
카페에 들어가서 음료와 디저트를 시키고, 수지는 곧바로 미끄럼틀로 달려갔다.그리고 신나게 놀기 시작했다. 우리 부부는 번갈아 가면서 수지랑 같이 놀기도 하고, 셋이서 같이 놀기도 했다.
한참을 놀고 나서 우리 부부는 카페 안으로 들어와 쉬었고, 수지는 여전히 미끄럼틀 있는 마당에서 혼자 놀았다. 수지는 혼자 놀다가 심심했는지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내 옆에 와서 이렇게 말했다.
“엄마 우리 2층에 가보자. 2층 진짜 좋아.”
이 카페에는 2층도 있었는데 내가 메뉴를 시키는 사이 수지는 아빠랑 2층도 구경하고 왔었다. 나는 2층에 가보지 않았었는데, 수지가 나에게 2층을 보여주고 싶었나 보다. 그리고 내 손을 잡고 2층으로 이끌었다.
올라가 보니 2층은 테라스였고 시원한 풍경이 아름다웠다. 테라스에는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의자들도 여러 개 있었고 다른 손님들이 없어서 수지랑 나는 자유롭게 있을 수 있었다.
내가 “수지야 정말 좋다!”라고 말하니 수지가 “좋지? “라고 하며 뿌듯해했다.
여기를 보면 엄마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나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나 보다. 그 마음이 느껴져서 그 공간이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리고 다시 1층으로 내려갔다. 계단을 내려가면 1층 입구가 바로 나오는데, 그 입구 앞에 영수증 사진기가 있었다. 수지는 “엄마 우리 사진 찍자” 하더니 나를 영수증 사진기 앞으로 데리고 갔다.
여기도 아까 아빠랑 2층 테라스를 구경하고 둘이서 사진 찍었던 곳이었다.
수지는 한번 해봐서 어떻게 하는지 안다는 듯이 익숙한 손놀림으로 화면에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사진기 앞 의자에 앉았다. 이 모든 게 너무 자연스러운 수지가 귀여웠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이런 것은 다 내가 하자고 하며 수지를 이끌었는데, 이제 수지가 앞장서서 나를 이끌어준다.
수지가 좋은 장소를 소개해주고, 사진 찍자며 내 손을 잡고 사진기 앞으로 날 이끄는 모습을 보며 문득 아이의 성장이 느껴졌다. 나를 좋은 곳으로 데려가고 싶어 하는 그 마음이 사랑스러웠고, 뭉클한 행복을 느꼈다 .
매 순간 아이가 자라는 과정이 너무 선명하게 보인다.
어제와 오늘이 다른 아이의 모습에 매번 경이로움을 느낀다. 하루하루 다르게 자라나는 아이를 바라보며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 그리고 내가 살아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깊이 느낀다.
이 날 수지와 카페에서 보낸 시간은 참 특별하고 소중했다. 평소처럼 카페에서 소소한 일상을 보냈을 뿐인데, 익숙한 순간들 속에서 아이의 성장을 느꼈다. 이 하루가 따뜻한 마음으로 채워졌고 이 날의 기억은 오랫동안 내 마음에 잔잔히 머물 것 같다.